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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자의 고심

믿기자 지음
편않 펴냄

지역언론사 기자가 보는 지역과 지역언론의 문제를 들춘 글 모음집이다. 지역언론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흔히 듣고 보았을 담론이 반복되는 인상이 없지 않지만, 실제 지역언론 기자로 일하고 있는 이의 글이란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다.

기자로 피부에 닿은 경험을 생생히 써나간 대목이 얼마 되지 않는단 점이 못내 아쉽다. 민감한 대목이나 무리한 비판이 거의 없음에도 제가 일하는 매체와 제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걸린다. 책을 쓴 이가 실제로 어떤 기사를 쓰는지 확인하는 건 책의 진정성을 내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나아가 책의 주제이기도 한 지역기사에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론과 지역을 생각하는 이에게 필요한 책이다. 지방이 무너지고 언론 또한 무력한 현실 가운데서 가장 먼저 그 폐해와 맞서야 할 곳이 역시 지역언론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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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차 없었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이 땅의 여성들에겐 이름이 없었다. 대갓집 마나님은 누구누구 부인이라고, 여염집 아낙은 어디어디 댁이라고들 불렸다. 죽어서도 마찬가지. 비석이며 기록에도 오로지 성씨만이 남기 일쑤였다. 5만 원 권 속 신사임당조차 사임당이란 호가 문집에 남아 알려진 것일 뿐. 이름은 완전히 소실돼 찾아볼 길 없다.

황정은의 소설은 가족의 연대기를, 특히 보이지 않는 짐을 잔뜩 업고 사는 옛 여성의 이야기를 개별적으로 짚어낸다. 당연하지 않은 짐을 당연하게 져왔던 그네들의 사정이 삶 가운데 비슷한 감정을 겪었을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 자극이 위로며 응원을 의도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못된 남성과 피해자 여성의 구도가 지겨운 건 사실이다. 올해만도 다섯편, 그렇고 그런 이야기의 반복이 아닌가. 그럼에도 누구에겐 의미가 있겠거니. 입을 다물고서 의미나 더듬는다.

연년세세

황정은 (지은이) 지음
창비 펴냄

1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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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몰입이 행복, 나아가 삶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라 평가한다. 몰입할 일이 없는 삶 가운데서 인간은 삶의 주인이 아니라 끌려가는 짐승처럼 살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직장인이 제 삶에 불만족하게 되는 대표적 사례를 언급한다. 누구에게도 득 되지 않는 일을 하는 것, 지겨운 일을 하는 것, 스트레스 받는 일을 하는 것이다. 외로 처우 등 보상의 중요도가 높지 않다는 게 낯설게 다가온다.

책은 위 세 가지 문제를 해소하는 게 삶을 의미 있게 바꾸는 첫걸음이라 말한다. 하는 일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 난이도 있는 과제를 설정하고 해소해가는 것, 몰입을 삶 가운데 둠으로써 즐거움을 찾는 게 구체적 방안이다.

궁극적으론 사는대로 사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라는 것, 제 삶의 선장이 되라는 게 결론이다. 뻔하지만 분명한 결론 뒤로 남겨진 건 게으른 몸뚱이니 즐거움을 느끼기 전에 채찍부터 들어야 할 일이다.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해냄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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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소비가 오로지 소비에서 끝나지 않는단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더 많은 소비를 위하여 우리는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 더 많은 생산에서 끝나지 않고 더 많이 폐기해야 한다. 그리하여 합리적 소비를 막기 위한 온갖 술수가 동원된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 경제규모의 확장이 인류를 구원하리란 믿음이 곳곳에서 깨져나간다. 자본주의의 실패 또한 수습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에너지 수급과 쓰레기 처리,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문제를 인류는 감당치 못하고 있다. 문학이 자리를 틀고 앉아 매일 하던 이야기만 반복한대서야 세상과 유리된 오락과 구분할 수 없는 일이다. 문학이 인간의 사상과 예술, 지성의 정수로써 작가와 독자를 잇는 창이라면, 이런 작품이야말로 기꺼이 제 역할을 모색하는 책이라 할 것이다.

실린 작품의 착상이며 구성, 완성도에 일부 아쉬움이 있지만, 적어도 근래 한국 문학 가운데 흔치 않은 시도란 건 분명하다.

최소한의 나

이준희 외 6명 지음
득수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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