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표지에 일러스트와 실존 작가가 똑같이 생긴 경우는 처음 본다. 어쩜 이렇게 사진이랑 똑같이 그려냈을까. 일러스트레이터가 그 특징을 너무 잘 살린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서점 주인이나 사서들은 대부분 내향적이고 조용하며 책을 굉장히 사랑하는 그런 느낌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이 책의 저자인 숀 비텔도 내향적이고 조용하며 책을 사랑하는 편이다, 의외로 인류혐이 꽤나 넘치고 물욕이 꽤 있는 그런 부분이 새롭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사람이 조금 꼬이셨구만, 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명한 헌책방을 오래 운영해오며 별의 별 사람을 접하다보니 저런 결과물(?)이 탄생한 듯 하다. 그건 저자도 맨 앞장에 표시한 바이다.
서점에서 갑자기 신발을 벗고 맨발로 다니는 손님...
지맘대로 출근하고 일도 제대로 안하는 알바생...
누가봐도 저렴한데 비싸다고 가스라이팅 하는 손님, 굳이 사지도 않을거면서 서점 후려치는 손님...
이런 손님들을 하루에 한 번씩 꼭 마주하면 숀 비텔처럼 되는것도 당연하다고 본다, 아니 오히려 저 정도면 꼬이지도 않은 편일지도 모른다.
진상은 한국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되었다. 그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나라 구분이 없다.
책방을 운영하거나 서점을 차린다는 상상을 안 해본것은 아니지만 너무 막연하고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독서율도 떨어지는 추세고 그로 인해 대형서점도 막대한 피해를 보고있다보니 금수저 물고 태어난 것이 아닌 내가 서점을 차리는건 어찌보면 도박도 아닌 그냥 자살행위일수도 있기에 그런 꿈은 진즉 접었다. 물론 이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그 마음에 확신을 얻었다는 것이다.
책은 참 읽을수록 좋다. 외국에 있는 유명한 사람과 대화에 차질없이 번역된 모국어로 그 사람의 경험담을 알 수 있다는게 좋지 않은가. 책이 없었다면 저런 경험담을 어디서 듣겠나.
견문이 넓어지기 위해서 책을 읽는것도 중요하지만, 견문이 넓어지지 않더라도 이런 경험담을 담은 책을 읽는것은 확실히 본인의 삶의 영역이 늘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그 느낌이 좋다. 활자가 주는 도파민이다.
서점 일기
숀 비텔 (지은이), 김마림 (옮긴이) 지음
여름언덕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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