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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한 출발 (프란츠 카프카 단편선)의 표지 이미지

돌연한 출발

프란츠 카프카 지음
민음사 펴냄

생애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작가, 프란츠 카프카를 그렇게 표현한대도 틀렸다 말할 이가 많지는 않을 거다. 한 세기가 넘어 살아남은 글은 그의 저작을 고전이라 불리게 한다. 그렇다면 이유가 있겠거니.

본래 '세계문학전집'에 속한 것을 편집자를 바꾸어 글과 그림 약간을 더하고 표지만 갈이해 새로 내놓은 게 이 책이다. 가독성을 생각하면 틀림없이 번역에 손볼 곳이 있었을 테지만 건드리지 않고 새로 펴낸 태도가 민음사의 안이함을 알도록 한다.

카프카는 침잠하는 이다. 문제를 외부세계가 아닌 저 자신으로부터 찾는다. 꼭 그렇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까지 그리하는 게 좋은 태도처럼 보이진 않는다만 오지랖 넓은 독자의 평일 뿐이다.

서너편의 글은 읽을만 하였다. 불행처럼 다가오는 책이 필요하단 것과 책은 얼어붙은 호수를 깨는 도끼여야 한단 대목이 특히. 나머지는 그저 그런 일기 수준. 카프카가 원고를 태우라 한 이유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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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겪은 실패와 상실, 그로부터 비롯된 고통의 순간이 빼곡하다. 이대로 살아서 무얼하나 싶을 만큼 절망적인 순간도 없지 않지만, 저자는 끝끝내 저의 생을 지키고 그 생을 가꿔내는데 성공한다. 즐거워 하고 가엾어 하며 실망하고 슬퍼하는 삶의 모든 곡절들이 하나하나 글과 이야기가 되었음을, 또 고단한 작업 속에 이야기를 갈고 닦아 세상에 내어놓는 일을 그녀가 얼마나 가치 있게 여겼는지를 이 책이 말한다.

한편으로 때때로 떠올려 지침으로 삼아도 좋을 글귀 또한 얻었는데, 다음과 같다.

만일 부자가 되더라도 자기가 속한 사회의 일반적인 수준에 자기 생활을 조화시킬 양식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부자가 못 되더라도 검소한 생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되 인색하지는 않기를. 아는 것이 많되 아는 것이 코 끝에 걸려 있지 않고 내부에 안정되어 있기를. 무던하기를. 멋쟁이이기를. -151p

아무래도 박완서의 글을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 (지은이) 지음
세계사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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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사회의 정체성인 동시에 지향을 드러낸다.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주된 창구이며, 백년지대계로써 국가를 먹여 살릴 인재를 길러내는 수단이다. 한국 교육체계가 대학입학을 목표로 막대한 재정과 노력을 들이붓고 있는 가운데 그 효용과 폐해를 짚어보는 건 의미 깊은 일일 테다.

실린 세 편의 글은 각기 저자를 달리해 대학교가 처한 세 가지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모색한다. 처음 건 기업화하는 대학의 문제를, 다음 것은 학벌주의의 폐해를, 마지막은 학생회의 위기를 말한다.

읽다보면 대학이 차지하는 위상이 범접할 수 없는 한국에서 그 기능에 대해 논하는 일이 얼마 없단 게 당혹스럽다. 그러나 여기 직접 스스로의 위기를 논하는 청년 저자들이 있는 것이다. 대학의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며 대안을 논하는 이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한국에 희망이 완전히 죽지는 않았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추락하는 대학에 날개가 있을까

김창인 외 2명 지음
들녘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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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또 한 번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요동치게 됐다. 군사와 에너지, 산업과 경제에 이르기싸지 전쟁이란 말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거세게 맞부닥치는 두 나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한반도와 무관할 수 없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크게 기댄 이 나라의 미래가 그야말로 풍전등화, 위태로이 흔들리는 촛불이다.

책은 생물처럼 거듭 변하는 국제정세 가운데 한국의 위치를 고민하게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의 이해관계와 욕망을 이해하고 한국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현 정권과 보낸 지난 몇 년의 시간은 북한과 소통이 단절되고 한미일과 북중러의 블록화가 급속히 지속된 시간이었다. 그 사이 한국은 제 운명을 결정할 주도권마저 잃어버렸고 북한은 남의 전쟁에 제 청년들을 내보낸다. 저자들의 아쉬운 식견에도 이와 같은 책을 꾸준히 읽어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치열한 고민없인 한 가닥 희망조차 없기 때문이다.

프레너미

이우탁 외 1명 지음
틔움출판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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