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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은어
서한나 (지은이) 지음
글항아리 펴냄
읽었어요
p.13 이것이 사랑이 아닐 바에야 사랑을 하지 않아도 좋겠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에 빠질 것이다. 해본 적 없는 말을 쏟아낼 것이다.
p.74 받은 사람만 줄 수 있는 것이 있다. 감정에 관한 것이다. 코끝까지 귀가 빨갛게 어는 겨울 현관문을 열었을 때 집 안의 온기, 같이 사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가 뜨끈한 손으로 두 귀를 꼭 감싸주는 것, 버스에서 나도 모르게 옆 사람 어깨에 기대어 졸 때 손등으로 차양을 만들어 빛에 눈이 찔리지 않도록 가려주는 것, 내가 들어간 가게에서 내가 필요해 고른 물건을 당연하다는 듯 계산하고 봉투까지 드는 사람, 우산을 쓰면 한 팔로 어깨를 감싸 안고서 춥겠다며 손으로 팔을 쓸어주는 것, 바위에 걸터앉을 때 두꺼운 책을 깔아주는 것. 아무렇지 않은 다정함이 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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