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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한은형 장편소설 의 표지 이미지

거짓말

한은형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67. 집에 있는 다른 '주부'들과는 달리 자신을 위해서 살고 있다는 게 자부심이라면 자부심이었던 미구 씨로서는 예외적인 일이었다.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는 예외적인 감각에 스스로를 도취시키느라 힘들었던지 미구 씨는, 우리를 힘들게 했다. 그녀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밥 비슷한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정성스럽고도 정성스럽게.
✔️정성이란 무서운 것이었다. 그 정성에는 '내가 이만큼 정성을 들였으니 이 정성은 인정받아 마땅해'라는 당당함이 있었고, 그것을 모를 만큼 나와 아빠가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피차 힘들었다.

식탁 위에는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누구보다 잘한다'라는 마음을 재료로 해서 만든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1등주의자'의 폐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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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277. "넌 생각이 너무 많아."

"너는 아니고?"

"너는 좀 막살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막사는 게 어떤 건데? 너처럼 사는 것?"

"그래, 나처럼."

프로작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자신을 둘러싼 소문을 알고 있음을 그는 아는 것 같았다. 다른 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나는 도둑질에 대해서는 관대할 수 없었다. 내가 좋자고 남의 것을 뺏는 건 싫다.

프로작은 말했다. 🌱이야기를 쏟아내고, 쏟아내고, 또 쏟아내라고, 그래서 탈진하라고. 원한다면, 자신이 스펀지가 되어주겠다고.

나는 '부드러운 모서리의 방'으로 가고 있는 걸까?

거짓말

한은형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2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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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269. 멋있다는 기준은 정말이지 주관적이다. 반박할 수가 없다. 애초부터 논리란 게 없기 때문에.

거짓말

한은형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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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237. "죄송해요. 이름을 기억 못 해서" 하고는 물었다.
"좀 늘었어요?"

바보 같긴. 나는 이름을 말한 적이 없다. 수영장에서는 모두가 회원님일 뿐이다. 그의 이름도 들은 적 없다. 그는 '선생님', 나는 '회원님'.

이 남자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 수는 그가 회원님이라고 부르는 사람 수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호칭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그를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나를 그저 '회원님'으로 대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발장구요?"

나도 바보 같았다. 그가 나를 놀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보들끼리 바보라고 놀리는 건 바보들이 하기 적당한 바보 같은 일이니까.

거짓말

한은형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6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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