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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다 2

강인욱 외 4명 지음
믹스커피 펴냄

역사를 보다 2

역사의 변곡점을 수놓은 재미있고 놀라운 순간들을 전문 학자들이 리얼하게 풀어내는 이야기 책.

이 책이 나오기를 너무나 기다렸는지~ 책을 받자마자 완전 홀릭~

이 책은 대한민국 대표 지식 유튜브 채널 ‘보다’의 인기 시리즈를 엮은
역사 교양서다.

중동의 박현도, 이집트의 곽민수, 유라시아의 강인욱, 한반도의 정요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역사계의 어벤져스’로 뭉쳐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준다.

단순한 역사적 사실 나열을 넘어,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역사의 미스터리, 인류 문명의 기원, 유물의 가치 등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읽은 책이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의 변곡점을 수놓은 결정적 순간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인류사를 바꾼 유물들의 이야기, 다양한 기원에 대한 추적 등을 담고 있다.

또한 ‘문화 대혁명은 중국을 정말 4000년 후퇴 시켰는가?’와
‘스핑크스에 대한 사이비 고고학자들의 해석’ 같은 흥미로운 질문에
깊이 있는 답변도 제공한다.

책이 나오기 전 다양한 SNS 매체를 통해 유튜브에서 핫 한 내용들이
다양한 루트로 내 귀에 전해졌다.
좋아하는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라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역사를 딱딱한 지식이 아닌,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어 책으로 담아 냈다는 것에
매우 흥미를 가지고 접근했다.

그러나 단순히 영상의 내용을 옮겨오는 것을 넘어, 영상에서는 다루지 못한
깊이 있는 내용과 풍부한 자료를 추가하여 책만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는 점이 독자에게는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질문을 통해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덕분에 역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어려운 용어 대신 친숙한 비유와 사례를 들고, 시각 자료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몰입도를 높여서 책을 읽는 동안 교양 강의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주제에 대한 간결한 답변을 여러 학자의 전문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동안 몰랐던 역사적 지식이 머릿속에 쌓이는 경험을 하였고, 각 장의 끝에 위치한 '구독자들의 궁금증' 코너는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에 전문가들이 직접 답하며 책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여주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역사에 대한 막연한 거리감을 단숨에 좁혀주는 매력을 가졌다.
전문가들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은 역사책이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고,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건에 대한 심층적인 내용과 풍부한 사진, 그림 자료를 통해 이해를 돕고,
‘고양이의 가축화 과정’처럼 일상적이면서도 기발한 궁금증부터 ‘미승인 국가’와 같이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까지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역사는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질문하게 만든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역사 입문자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교양을 쌓고 싶은 모든 이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역사에 지쳐있던 독자, 혹은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신선하고 유익한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지적인 즐거움을 갈구하던 나에게 뜨거운 여름날 최고의 책이었다.

#부드러운독재자 #역사를보다2 #역사를보다 #역사 #세계사 #원앤원북스 #믹스커피 #북스타그램 #책추천 #신간 #책스타그램 #한국사 #유튜브 #박현도 
#독서 #독서모임 #신간도서 #교양 #인문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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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박사 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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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게시물 이미지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가끔 시적 언어로 에세이를 쓰는 작가들의 글을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나 또한 몇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시적 언어가 가미 된 글쓰기는 쉽지 않다. 
 
삶의 연륜과 감성이 묻어나는 글에서는 왠지 향기가 난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고 부드러운 솜사탕 같은 달콤함이 있다. 
 
주말 동안 2학기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교재 목록 작업을 하다가 잠시 펼쳤던 책인데 책에 몰입 되어 주말 내내 이 책과 함께 했다. 
 
글이 너무 아름답고 청량감이 느껴져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서재에서 책과 함께 붙박이로 지냈다. 
 
책을 읽다 보니 작가의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감성적인 글을 쓸 수 있다니
사유의 창이 보편적인 사람의 몇 배는 되는 것 같다.
아니, 태생이 글쓰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다. 
 
글귀들이 좋아서 여러 군데 메모를 하면서 읽었다.
책을 읽다 보니 작가의 아내에 대한 예찬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내가 결혼하고서 처음으로 머리를 볶아왔다.......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예쁠 줄은 또 몰랐네.
아내가 기뻐할 만한 게 또 뭐가 있을까.
고민도 이리 신나게 할 수 있는 나는 참 복도 많지" 
 
"절정의 여름, 내게 여름은 늘 들킨 도둑처럼 숨고 도망치기에 바쁜 계절이었다.
아내를 만나고 혼인신고를 마쳤던 팔월, 
그날을 기점으로 나의 여름은 매 순간 천국이다.....
이름도 어떻게 서율, 연애할 때는 이름이 능소화를 닮았다 칭찬했는데,
사실 능소화 보다 아내는 타고난 여름 같다.
팔월이 한창일 때 나서 그럴까" 
 
글을 읽으면서 문득 작가의 아내 서율씨가 궁금해졌다.
아마도 참 행복한 사람일게다. 
 
글과 글의 제목들의 조화가 너무나 환상적이라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앞 장을 넘겨 글의 제목을 다시 음미해 보기도 했다. 
 
'꾹꾹 눌러쓴 여름'
'순간을 기억하는 것'
'같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빙하기가 찾아와도'
'가을 감기' 
 
도대체 이런 함축성 있는 찰나의 문장에 어떻게 온통 마음을 다 담아낼 수 있는지. 
 
"여름에 사랑을 합시다.
이  한 문장을 쓰는 데에 계절 하나를 전부 빌렸습니다." 
 
"큰비 멎으면 가을이 온다 하더라
이맘때의 감기는 글쎄,
독하고
슬프다." 
 
문장 하나 하나가 입 안에 맴돌며 메아리 친다.
아마도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나를 돌아보고 우리를 생각해 보고
반성해 본 시간이었다. 
 
삶에서 부단한 희로애락의 순간에 인간은  반복되는 상황을 마주하고
또 엉성한 좌절감에 매번 up, down을 되풀이한다. 
 
좋은 글 하나, 좋은 책 한 권이 누군가에게는 큰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는 일기 예보가 
인간의 한계를 좌절 시키는 결과를 낳을지 걱정되는 순간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한 권의 책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와 지혜의 탑에 새길 
문장을 가슴 가득 남겨 주었다. 
 
책상 위에 두고 오래도록 다시 펼쳐 보고 싶은 책이다.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독자들의 삶을 눈부시게 한다. 
 
"쓸모와 쓸모없음의 사이에서 개의치 않고
낭만 하나 따뜻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이 좋다" 
 
나도 오늘부터 낭만 하나 따뜻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이고 싶네.......
 
 
 #부드러운독재자 #우리의낙원에서만나자 #하태완 #에세이 #시 #책추천 #책스타그램 #글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책 #글귀스타그램 #좋은글귀 #글귀 #감성에세이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북로망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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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박사 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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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시티 보이즈 게시물 이미지
시티 보이즈 
 
부모세대의 이야기가 다시 다음 세대 자녀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오직 달리겠다는. 육상이 단체 종목이라고 믿는 희재! 
 
엄마의 얼굴이 기억나질 않을 정도의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고 아버지와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희재
아버지의 과거 전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달렸던  국가대표 육상 선수!
그렇지만 왜 지금은 서울에서 산 넘고 물 건너 한참을 가야 하는 작은 마을 선우리에 살고 있는지는 모른다. 
 
평소에 아버지와 했던 약속
나이드신 어르신들만 사는 시골 마을에서 달리기라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희재가  이 재능을 어르신들의 심부름을 하는데 사용하는 것~ 
 
아버지와의 약속 후 한 번도 빠뜨리지 않았던 그 약속
아버지 장례의 발인이 있던 날도 희재는 묵묵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동네를 나섰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희재는 아버지와 예전 같은 꿈을 꾸었던 아버지의 친구, 무진고등학교 육상코치 도철의 집에서 살게 된다. 
 
도철에게는 진주, 진우 쌍둥이 자녀가 있다.
희재의 꿈은 무진고등학교 육상부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무진고등학교 육상부는 선수가 없고 실적도 없어 곧 해체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진우와 진주도 무진고등학교 육상부 선수지만 희재가 보기에 그들이 훈련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진우는 육상부 해체가 당연한 듯이 매일 집에서 게임을 하고 진주 또한 육상에 대한 의지도 없어보인다. 
 
그렇지만 진주는 대한민국 고등부 육상의 전설이다.
중학교 때부터 전국대회에서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 없는~ 
 
육상부에 대한 미련을 가진 희재 앞에서 도철은 육상은 꿈도 못 꾸게 한다.
그런 희재에게 육상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그 조건이 만만치가 않다. 
 
운동장을 점거하고 있는 학교 야구부 일진들을 몰아내고 운동장을 다시 뺏어 오는 것,
육상부 선수를 세 명 더 모아 오는 것. 
 
시골에서 전학 온 희재의 말을 듣고 육상부에 순순히 들어올 친구도 없을 뿐 더러
매일 밤 운동장을 점거한  태윤 무리로 부터 운동장을 뺏어오는 일 또한 쉽지가 않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희재의 노력 
 
진우의 절친이면서 라이벌 효진이 왜 전국대회 날 갑자기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는지
야구부의 아웃사이더 정민이 어떻게 그들과 육상을 하게 되었는지
꿈이 멈춘 곳에서 다시 달리기 시작한 그들의 여름은 그렇게 쉬운 계절이 아니다. 
 
오해와 편견과 독선과 실망!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화해로 이끌어가는 과정 
 
그들에게 1등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최선을 다했는데 1등을 못하면 그건 실패한 걸까? 
 
원하는 꿈을 위해 고군부투하며 그 과정에서 다시 미래를 설계하고 진정한 화해로 이끄는 성장 소설이다. 
 
누군가는 전국 1등 최고의 자리에서 늘 고민하고 불안해 한다.
지금도 전국 1등을 하지만 중학교때의 기록에서 멈춘 진주
그리고 후배에게 1등의 자리를 내 주던 경기 
 
"오늘 일기예보에 비가 있었던가, 애써 밥과 함께 넘겼던 , 그 밥의 온기만큼이나 따뜻한 눈물이 진우의 눈에서 소나기처럼 내렸다. 너무 순식간에 쏟아진 빗줄기라 진우의 눈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진우가 좋아했던 식혜를 후식으로 준비하던 효진 엄마의 눈에서도 비가 쏟아졌다." 
 
한 번도 효진을 이겨본 적이 없는 진우가 마지막으로 효진과의 경기에서 이겨볼 결심을 하던 날, 효진이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은 그날 효진의 경기를 보러오던 효진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도철에게 1등을 해서 인정받고 싶었던 진우의 꿈은
어떻게 되었을까? 
 
청소년 시기에 일어날 수 있는 좌절과 꿈과 희망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고 성인으로 나아가는 미래의 그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이들의 삶 이전에 본인들의 삶이었던 운동장에서의 도철, 그리고 희재의 아버지 현진, 그리고 정홍기...... 
 
그들의 경기는 아이들을 통해 다시 운동장에서 재현된다.
간절히 바라면 간절히 원하면 꿈은 그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인다. 
 
'시티 보이즈'
도시를 뛰는 소년들
대한민국의 미래 청소년의 꿈을 응원한다. 
 
#시티보이즈 #정보훈 #창비 #도서협찬 #책 #청소년책 #장편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소설 #성장소설 #독서 #독서모임 #꿈 #육상 #청소년

시티 보이즈

정보훈 지음
창비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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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ff dyer의
the last days of rdger federer 
 
 
제프 다이어는 영국의 작가이자 비평가다. 그는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에세이, 소설, 비평, 자전적 글쓰기 등 다양한 형식과 주제를 넘나드는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면 도대체 이 책은 왜 이렇게 산만하지?
이 책의 장르는 무엇이란 말인가? 하고 의아해 했을 것이다. 
 
초반에는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앞 장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누군가에 대한 비평인가? 에세이인가? 철학적 개인의 사유인가?
그러나 책의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오히려 책에 대한 몰입도가 앞지른다.
은근히 작가의 글에 중독 되어가는 즈음에 이 책은 제목에서 시사하는 '마지막 날들'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 '마지막 날들'은 제목만으로는 테니스 팬들을 위한 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보다 훨씬 더 깊고 넓은 사유의 지평을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단순히 로저 페더러라는 위대한 선수의 은퇴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예술, 삶, 그리고 인간 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작가 특유의 탐색을 담아낸 에세이 모음집이다.  
 
저자는  하나의 주제에서 시작해 자유롭게 연상하며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는 글쓰기를 즐기는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러한 '산만함' 속에서 예상치 못한 통찰과 깊이 있는 사유를 발견하게 된다. 
 
책에는  자신의 삶, 경험, 생각, 심지어 건강 문제나 약물 사용 경험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며 글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았다. 
솔직히 약물 복용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어 이 이야기가 작가 자신의 경험인가? 하는 생각에 몇 번이나 그 페이지들을 읽었다.
 
진지하고 지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건조하고 날카로운 유머를 잃지 않으며,
재즈, 사진, 영화, 문학, 철학, 여행, 테니스 등 매우 폭넓은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을 펼쳐 보이고 있다. 
 
책을 읽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작가를 검색해 보니 "제프 다이어가 곧 장르다"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하며 현대 영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마지막'을 해부한다. 그는 로저 페더러의 은퇴를 앞둔 시점의 고민을 시작으로,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 사중주, 터너의 말년 작품, 밥 딜런의 끝없는 투어, 그리고 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마지막' 순간들을 소환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레퍼런스를 통해 그는 "어떻게 끝을 맞이하는가?", "능력이 쇠퇴해도 어떻게 계속 나아가는가?",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창조성은 어떤 모습으로 발현되는가?"와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글쓰기 방식이다.
특정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상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마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듯, 테니스 경기 관람에서 시작된 생각이 재즈 음악으로 이어지고, 다시 개인적인 건강 문제나 과거의 경험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비선형적인 서술 방식은 때로는 독자를 길 잃게 만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통찰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책 속에 몰입하게 된다.
 
다이어는 테니스를 향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나이 듦으로 인해 찾아오는 신체적 고통과 한계를 숨김없이 고백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푸념에 그치지 않고, 예술가나 운동선수들이 겪는 '쇠퇴'의 과정과 맞닿아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책에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의 '마지막' 단계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니체의 철학적 개념을 인용하며 심오한 질문을 던지다가도, 일상적인 경험을 재치 있게 묘사하며 독자를 웃게 만든다. 이러한 균형 감각은 그의 글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며, 독자들이 복잡한 사유의 과정을 즐겁게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으며, 때로는 시적인 표현으로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물론, 이러한 글쓰기 방식이 모든 독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수도 있다.
나 또한 초반에 이 책에 집중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글쓰기를 읽는 재미에 작가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가미되어  보석 같은 그의 철학적 통찰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삶의 유한성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창조하며, 어떻게 끝을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인 탐색이다.
또한 작가의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자전적 고백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끝'이 단순히 소멸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삶의 마지막 악장을 어떻게 연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제프다이어 #라스트데이즈 #을유문화사 #책 #책추천 #에세이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글쓰기 #글귀스타그램 #마지막 #철학 #인문학

라스트 데이즈

제프 다이어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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