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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절망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의 표지 이미지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터리사 H. 바커 외 1명 지음
더퀘스트 펴냄

읽었어요
30년 경력의 신경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대니얼 깁스 박사.
그런 그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그는 누구보다 빨리, 무려 10년 일찍 자신의 증상을 알아차렸고
치매 진행을 늦추기 위해 연구하며 기록한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특히 코로나 후유증으로 알려진 ‘후각장애’가 알츠하이머의 초기 발현 증상일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논문으로 제시한 점이 인상적이다.
전문적인 의학 용어가 많아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치매 유발 유전자, 신약 실험 과정, 부작용과 병의 진행 상황까지 담담히 기록되어 있다.

병세가 착실히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그는 무서움과 두려움 대신 ‘현재’를 살아가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기억이 희미해져도 여전히 빛나는 순간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것을 느꼈다.

읽는 내내 ‘내가 가진 지금 이 순간’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고,
작은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깨닫게 되었다.
결국 이 책은 치매에 관한 기록을 넘어, 따뜻하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전해주는 책이었다.


📌 추천 대상
✔️뇌 건강과 치매 예방에 관심 있는 분
✔️의학적 호기심이 있는 분
✔️삶의 태도와 용기를 배우고 싶은 모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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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정님의 나의 리을 이야기 게시물 이미지
주인공 오율은 케이팝을 듣고, 도서관에서 랭보의 시를 읽는다.
그때마다 공중으로 15센티미터 떠오른다.
그건 누군가에게 허무맹랑한 상상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오율에게는 세상을 버티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리을’은 그에게 리듬이자 호흡, 그리고 꿈의 모양이 된다.

그런 오율 앞에 ‘을오’라는 소년이 나타난다. 이름에 ‘ㄹ’을 품은 아이. 을오와 오율은 상처를 나누기보다 리듬을 주고받으며 연결된다. 둘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그냥 함께 듣는다.
같은 음악을, 같은 시를, 같은 공기를. 그 청취의 순간, 두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진다.

을오와 오율의 관계는 ‘상처의 공유’가 아니라 ‘리듬의 교감’이다.
둘은 서로의 박동을 듣고, 음악과 시로 마음을 주고받는다. 사랑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둘이 함께 진동하는 순간만큼은 세상이 달라진다.
그 순간의 감정이 이 책이 가진 가장 순수한 로맨스다.

폭력, 가난, 불안한 가족이라는 현실 속에서도 오율은 ‘리을’이라는 자음 하나로 세상과 자신을 이어 붙인다. 케이팝의 가사, 랭보의 시, 고려가요까지 이어지는 리듬 속에서 오율은 자신의 리을, 즉 자신만의 질서와 세계를 만들어 간다.

『나의 리을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인 이유는 거대한 구원이 아닌, 아주 작은 떠오름을 다룬다는 점이다.
오율이 공중에 뜨는 높이는 고작 15센티미터지만, 그 미세한 높이가 현실과 절망 사이의 틈을 만들어 준다.

책을 덮고 나니 문득 내 안의 ‘리을’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살게 하는 리듬은 무엇일까. 음악일 수도 있고, 글쓰기일 수도, 아니면 누군가의 따뜻한 한 문장일 수도 있겠다.

책 속 오율처럼 나 역시 세상을 버티기 위해 나만의 리듬을 찾았던 시절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닌 취미, 사소한 습관일지라도 그게 나를 조금이라도 ‘떠오르게’ 했다면 그건 분명 나의 ‘리을’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조금이라도 가볍게 숨 쉬는 법을 알려준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거대한 용기나 완전한 도약이 아니라 15센티미터의 떠오름, 그만큼의 여유일지도 모른다.

청소년 독자에게는 위로로, 어른 독자에게는 잊고 지낸 몽상의 감각으로 남는다.

나의 리을 이야기

신소영 지음
씨드북(주) 펴냄

읽었어요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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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리을 이야기

신소영 지음
씨드북(주) 펴냄

읽었어요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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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정님의 레시피 월드 게시물 이미지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특별한 조합을 이룰 때 탄생하는 ‘레시피’라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연작소설집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비틀린 상상력이 스며들며, 웃음과 감동이 교차한다.

1️⃣ 〈방귀 전사 볼빨간〉
‘방귀쟁이 며느리’의 후손인 여고생 홍이가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방귀로 세상을 구한다는 엉뚱한 이야기.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설정이지만, 그 속에는 타인의 시선에 맞서는 용기와 자기 긍정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단순한 코믹을 넘어, 웃음 속에서 성장의 감동을 전한다.
→ 유머 속에 따뜻한 성장의 순간이 숨어 있다.

2️⃣ 〈깜박이는 쌍둥이 엄마〉
육아와 가사에 지쳐 매일 깜박거리는 슬기의 이야기.
형광등처럼 깜박거리다 남편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황당한 설정 속에, 기억과 존재의 불안, 그리고 가족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잊힘’이라는 두려움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현실의 피로를 판타지로 승화시킨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 잊혀짐 속에서도 가족의 온기를 지켜내려는 인간적인 따뜻함이 인상적이다.

3️⃣ 〈살아있는 오이들의 밤〉
좀비 맞서는 ‘오이 헤이터’들의 이야개. 황당한 설정이지만, 그 안에 인간의 두려움과 생존 본능을 풍자적으로 비춘다.
→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도 드러나는 인간의 연대와 유머가 묘하게 짠하다.

세 이야기는 모두 정부의 비밀기관 ‘대한민국 레시피 조사국’이라는 기발한 설정으로 연결된다.
현실 속에 존재할 법한 공공기관의 형식을 빌려, 일상의 허무함과 희망을 블랙코미디로 버무린다.
각 단편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거대한 풍자극처럼 맞물리는 구조가 흥미롭다.

처음엔 단순한 코믹 단편집인 줄 알았는데, 읽을수록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따뜻한 성장서사로 다가왔다.

기발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힐링 코미디 소설집.

레시피 월드

백승화 지음
한끼 펴냄

읽었어요
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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