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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지은이),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긴이) 지음
책읽는곰 펴냄

읽었어요
말을 하고 싶어도 자꾸 말을 더듬어서 힘들어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이 소년이 맞이하는 아침 풍경은 낱말들의 소리가 들리는 풍경입니다.
그러나 소나무, 까마귀, 달의 첫소리들이 입술을 지워버리고 소년은 그저 웅얼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교실에서 선생님이 소년에게 무언가 물어보면 너무 겁을 먹어서 모든 게 뭉개져 버립니다. 그날, 소년을 데리러 학교에 온 아빠가 소년을 강가로 데리고 갑니다.

📚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나는 울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그러면 울음을 삼킬 수 있거든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는 말하기 싫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그러면 말할 수 있어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를 둘러싼 낱말들을 말하기 어려울 때면
그 당당한 강물을 생각해요.

물거품을 일으키고
굽이치고
소용돌이치고
부딪치는 강물을요.


☕️ 이 그림책을 쓴 작가인 조던 스콧이 어릴 때 겪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정말 좋은 분이셨던가 봅니다. 말을 더듬는 아이에게 '너도 강물처럼 말한다'라고 말해 주다니요. 단점을 한순간에 장점으로 바뀌는 마법이 부렸습니다. 아버지의 말 한 마디로 소년은 자연을 닮은 멋진 사람이 되었고, 이후로 자신감을 얻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발표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단 말을 더듬는 독자뿐 아니라 누구나 해결되지 않는 문제 몇 개쯤은 갖고 있죠. 어찌 할 수 없을 땐, 자연을 마주해 볼까요. 실마리는 의외의 곳에서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그림 작가인 시드니 스미스는 작년(2024)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산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영화를 전공하여 그림책에서 다양한 영화 기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책을 읽으며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특히 빛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도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그림이 주는 감동이 특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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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들이 가슴을 마구 할퀴어 댔다.
영혜에게 가족들이 함부로 대할 때,
영혜가 자기 손목을 마구 그어댈 때,
순수한 영혜가 능욕될 때,
병원에서 영혜에게 콧줄을 끼워넣을 때,
영혜와 함께 고통스러웠다.
영혜 옆에 서서 편이 되어주고 싶었다.
영혜를 오롯이 살게 해주고 싶었다.

📚 내가 밑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이젠 더이상 둥글지도 않아.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채식주의자>, 51쪽)

📚 그제야 그는 처음 그녀가 시트 위에 엎드렸을 때 그를 충격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모든 욕망이 배제된 육체, 그것이 젊은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라는 모순, 그 모순에서 배어나오는 기이한 덧없음, 단지 덧없음이 아닌, 힘이 있는 덧없음. 넓은 창으로 모래알처럼 부서져내리는 햇빛과, 눈에 보이진 않으나 역시 모래알처럼 끊임없이 부서져내리고 있는 육체의 아름다움...... 몇 마디로 형용할 수 없는 그 감정들이 동시에 밀려와, 지난 일년간 집요하게 그를 괴롭혔던 성욕조차 누그러뜨렸던 것이었다.(-<몽고반점>, 124쪽)

📚 문득 이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그녀는 놀랐다. 사실이었다. 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시절부터,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량한 인간임을 믿었으며, 그 믿음대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 성실했고, 나름대로 성공했으며,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후락한 가건물과 웃자란 풀들 앞에서 그녀는 단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나무 불꽃>, 237쪽)

채식주의자

한강 (지은이)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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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감아보면 내게 보이는 내 모습
지치지 말고 잠시 멈추라고
갤 것 같지 않던 짙은 나의 어둠은
나를 버리면 모두 갤 거라고

나는 내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 드라마 <아저씨>의 OST인 <Grown Up> 가사를 그림책으로 펴냈습니다. 짙푸른색이 쓸쓸하기도 하고 빛나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과거 힘들었던 나를 다시 마주합니다. 힘내라는 응원도, 잘 할거라고 믿는다는 말도 아닌, 그저 쉬어가라고, 스스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말해 주렵니다.

그때 외롭고 힘들어했던 그 아이를 안아주면서.

https://m.blog.naver.com/snoopy701/224006872042

어른

서동성 외 1명 지음
언제나북스 펴냄

읽었어요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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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깊은 숲속의 꽃처럼 귀한 아이야. 엄마의 웃음이고 엄마의 빛이야."
"나는 깊은 숲속의 꽃처럼 귀한 아이야. 엄마의 웃음이고 엄마의 빛이야."

📚 "너는 엄마의 꽃이고 가시야. 너는 엄마의 사랑이고 엄마의 눈물이야."
"나도 모르겠어. 내 마음은 환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해.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

📚 "네가 떠나면 내 마음은 캄캄한 밤이 되겠구나."
"엄마, 엄마의 빛을 찾아요. 어둠 속에 숨어 버린 엄마의 별을 찾아요.
두 개의 별빛, 어둠 속에서 서로를 위해 빛날 수 있도록…."

☕️ '엄마' 하면 어떤 감정들이 떠오르나요?
사랑과 희생, 어쩌면 미움이나 원망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를 기르는 엄마(또는 아빠 등 주양육자)는 어떤 마음일까요?

한없이 사랑스럽고 소중한 마음으로 아이를 돌보지만 그 과정이 순조롭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는 자라면서 주관이 생기고 비밀이 생기고 엄마와 갈등도 생깁니다. 점점 아이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할 때보다 뒤통수에 대고 이야기하게 되고요, 뒤통수가 따가운 아이는 방문을 닫고, 더 크면 현관문을 나갑니다.

그런 아이를 우두커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엄마는 또 어떤 마음일까요. 어떤 마음이어야 할까요.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 사랑이란,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모르는 것, 나와는 다른 것, 내게는 맞지 않는 것까지 차이를 확인하고 이해하는 과정 말입니다.(-유혜율 작가)

https://m.blog.naver.com/snoopy701/224003990589

너는 나의 모든 계절이야

유혜율 (지은이), 이수연 (그림) 지음
후즈갓마이테일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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