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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의 표지 이미지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유성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읽었어요
명절에 엄마와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우리 할머니가 좋아했던 거 사준거 잘한거 같다,
할머니 팔순잔치 해준 거 너무 잘한 거 같다,
할머니 드시고 싶었던 거 맘껏 해주고, 사준거 잘한 거 같다’
이런 말을 나누다가 ‘더 잘해줄 수 있는데 왜 이렇게 간거냐’는
엄마 말에 둘다 무너지고 말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진짜로 원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지 못해 우리가 자체판단한 잘했다는 기준,
할머니가 좋아했던 걸 직접 묻지 못한것에 대한 후회,
이런 것들이 마음에 남아 아쉽고 슬프고 그런것 일거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어떻게 떠나고 싶은지,
남게 되는 내 가족, 주변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고 나눠야 할 필요성을 생각해보게 됐다.
후회와 슬픔은 누구나 남기고 싶지 않을테니까.

책 읽다가 너무 깊게 와 닿은 글이 있는데
이런 글이 위로가, 위안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엄마에게 저 글을 보여주고 싶다.

‘어느 날 떠난 이가 떠오르는 일을 막을 길이 없기에 마음속 깊은 곳의 슬픔을 일깨우기 일쑤다. 그러한 순간들을 자신이 그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로 받아들이자.’(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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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일 동안 표류하다 살아남은 파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자기연민은 없다. 그저 227일동안 있었던 일만 있을뿐이다.
그런데 들려주는 이야기는 뭔가 진짜가 아닌 것 같다.
227동안 호랑이와 살아남았다고? 그 망망대해에서?
정말 신이 구원해주었다면 가능한 일이려나.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도 들려준다.
배에서 생존을 위해 사람들간의 폭력과 식인이 일어난 이야기,
그리고 결국 모든 사람을 죽이고 살아남은 파이 이야기.
어쩌면 이 이야기가 더 현실적이고 진짜 있었던 일 같다.
동물들과 살아남은 미화된 이야기와 고통 가득한 현실이야기.
사실 둘 중 무엇이 진짜인지는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
결국 사람들은 내가 믿고 싶은 결말을 원하고 받아들이니까.

영화나 소설을 읽지 않고 박정민 때문에 연극을 먼저 봤는데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연극을 보고 책을 읽으니까 장면이 다 떠오르고
쉴새 없이 방대한 대사를 내뱉던 박정민의 열연도 떠오르고.
암튼 책도 연극도 다 좋았다. 멋지다!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지음
작가정신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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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쓰는 에세이라는 건 어떤 느낌일까를 생각하고 읽다가
‘아. 이런거구나'를 깨닫게 된 그런 책이었다.
평범한 일상도 감각적으로, 평범한 사물도 새로운 의미로 만드는.
이 책은 시인의 문학적 근원이 어디에 닿아있는지를
표현한 에세이라고 들었는데 아마 이런 표현들이
시인의 문학적 근원이 아닐까한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감정들, 4계절 속에 있는 감각들,
그리고 '달그림자가 달콤새콤해지고 있다' 같은 문장들로
시인이 쓴 에세이 매력을 듬뿍 느꼈다.

달콤한 빙산

김상미 지음
나무발전소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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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괴테 연구가 도이치가 출처 불명의 괴테 명언을 접한 뒤,
이 명언이 괴테가 한 말이 맞는지, 그렇다면 출처가 어디인지를
찾아내는 과정을 담아낸 소설인데
누군가의 특히나 명성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면
팩트체크없이 맹신하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그리고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의 기쁨과
같은 종이에 쓰여 있어도 문장이라는 건
다 다른 의미로 각자에게 남겨질 수 있음을
출처 불명의 괴테 명언으로 이렇게 펼쳐내다니 이 작가 범상치 않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지음
리프 펴냄

읽었어요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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