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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이 아니길 기대했는데 이게 진짜 끝이었네. 파일 복구해서 추가된 부분은 작가의 말 뿐. 그럼 좀 허탈한데?
영화 판권 탐내는 제작사나 감독이 분명히 있을 것 같은 매력적인 이야기인데, 시각화하기 쉽지는 않겠다.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 <달까지 가자>도 최근에 드라마화 된 걸 보니 전혀 다른 얘기 같아서 낯설기는 했다만.
확실히 다양성이 화두인 시대는 맞는 것 같다. 정치적으로는 극단주의들이 판을 치는데도 영화나 소설에서는 다양한 배경, 인종, 문화를 넘어 외계인까지 다양성을 얘기하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결국 다른 게 틀린 건 아니라는 얘기들이다. 다름에 대한 인정과 수용, 나아가 남들 다 가는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도 나갈 수 있는 용기, 또 그에 대한 존중…
머리로도 알고 있고, 마음으로도 이해하고, 일상적인 수준에서는 실천도 할 수 있는데, 사실 어디까지 가능할 지는 나 스스로도 모르겠다. 사디스트-마조히스트 관계는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나, 영화 <그녀>나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처럼 인간이 아닌 존재와의 관계를 현실에서 만나게 되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교리 자체가 몹시 배타적이고 성불평등적인 종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먹이사슬 최상위에 위치하는 존재로서 지구상 비인간 생명체들의 권리는 어디까지로 보아야 하나,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배려는 진짜 배려일까, 또는 차별일까. 생각하기 시작하면 답도 안 나오는 어려운 문제들이 한가득이다.
과거는 없는 이 소설에서 현재와 미래와 나인은 대화와 믿음으로 각자의 삶을 지켜간다. 이 아이들은 대체 옳다고 믿는 것들을 해내는 용기와 다른 존재들에 대한 포용을 어디에서 배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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