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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는 소설이지만 담담하게 써 내려간 그 시절의 실제 기록처럼 느껴진다.
책 속의 인물들은 모두 제각각의 자리에 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누군가에게는 잘못한 일이지만 그 또한 삶을 버티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누구 하나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 없었고 모두에게 연민이 생겼다.
그중에서 선자가 16년 만에 노아를 만나고 난 다음 날, 노아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장면이 유독 마음에 남았던 이유는 노아의 죽음에 대해 선자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책에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선자였다면 평생 후회와 죄책감 속에서 괴로워했을 것 같은데, 책은 그녀의 마음을 말하지 않는다.
선자는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간다.
모두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족을 사랑했지만 결국 그들을 그렇게 만든 시대와 환경이 너무 안타깝다.
일제강점기 속 일본으로 이주해 살아야 했던 조선인들, 그리고 그의 후손들.
그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애쓰며 살았지만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들은 여전히 이방인이었다.
씁쓸하고만..
그 속에서도 자식의 더 나은 하루를 위해 묵묵히 버텨낸 수많은 이들에게 조용한 존경과 깊은 경의를 보내고 싶다.
역사에 무지했던 내가 참 부끄러워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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