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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은행나무 펴냄

2025.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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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거짓말은 솔직하다

📖 사랑이 시작되는 건 한순간이다. 미움이 쌓이는 데엔 평생이 걸릴 수 있지만. 일곱 살 때 그걸 알았다. 그 반대가 아니란 것. 누군가를 미워하기 위해선 평생을 노력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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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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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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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
또한 그러한 요구는, 모든 부분에서 여성보다 이성적•과학적이라고 주 장하는 남성들이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우리는 성욕을 억제할 수 없다.’ 며 스스로를 '동물'의 수준에 놓는 것처럼, 남성 스스로가 자신을 여성과 동등한 대화 상대자가 아니라 마치 성장이 멈춘 아이'라 고 주장하는 것이다.

📖 58
여성은 특정 연령층이 되면(아마도 30대부터), 혹은 소위 아줌마 체형을 갖게 되면, 결혼과 출산 여부와 상관없이 당연히 어머니로 호명되고 어머니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모든 여성은 아이를 낳아야 할 뿐만 아니라 돌보기를 즐기고 좋아할 것이라고 기 대된다. 결혼했으나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한 여성은 끊임없는 사회적 비난과 호기심을 견뎌야 한다.

📖 108
남성이 ‘더럽다'고 간주되는 경우는 그야말로, 몸을 씻지 않아서거나 돈이나 권력 투쟁에서의 부정부패 때문이지, 섹스로 인한 규정은 아니다. 그러나 여성에게 '더럽다'는 의미는, 대개 성적인 측면이 연상된다. / 남성 권력의 징표 중 하나는 성이다. 남성에게 섹스는 그의 사회적 능력의 검증대이기 때문에 ‘다다익선'이지만, 여성에게 섹스는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은 권력과 자원을 가질수록 많은 여성과 섹스를 한다(’가질 수 있다‘). 반면, 가난하고 권력이 없는 남성들은 한 여성을 다른 남성과 공유한다. 계급과 섹스의 관계는 성별에 따라 정반대로 나타난다. 여성은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한 명의 남성하고만 섹스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많은 남성을 상대해야 한다. 성매매와 성폭력은 이처럼 성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상황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적 현상들이다.

📖 112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섹스와 음식 만들기는 가부장제 체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여성에게만 부과되는 노동이다. 즉, 음식과 성을 노동으로 강요받는 사람은 여성이지만, 여성은 음식과 성을 즐길 수도 없고 욕망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남성은 수천 년 전부터 생식이나 쾌락, 자기 실현 등 다양한 차원에서 성을 즐겨왔지만, 여성의 성은 지금까지도 출산의 영역에 한정할 것을 강요받는다. 여성의 성욕이 부계 가족 유지-아들 낳기만을 위해 허용되듯, 여성의 식욕이 찬양되는 시기는 임신했을 때뿐이다. / 남성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은 동시에 달성하기 힘든 이중 메시지인 경우가 많다. 음식을 만들되 먹지 말라, 말라깽이가 되되 가슴과 엉덩이는 풍만하라, 정숙하면서도 섹시하라•••••. 식욕•성욕•수면욕은 인간의 3대 욕구가 아니라 남성의 3대 욕구인 셈이다.

📖 127
해결 방법 중 하나라는'화학적 거세의 사고방식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원인을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 의혹은 또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가부장제 사회의 지나친 도덕적 낙인(변태, 괴물 등)과 '참지 못하는 그들‘에 대한 경멸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거의 모든 통계조사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주장하는 입장은 여성보다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남성 문화는 왜 이 토록 성범죄가 아니라 성범죄'자'를 혐오할까. "나는 아니다."를 증명 하기 위해서는 아닐까. 성범죄의 원인은 일상의 성차별, 성역할 구조인데, 이를 수용하게 되면 모든 남성은 피곤해진다. 남성은 잠재적 피고인이 되지 않기 위해 기존의 여성관, 세계관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 그러나 소수 '변태'의 문제로 축소하면 성범죄는 남성 문화의 결과가 아니라 특수화, 엽기화된다. 그럴수록 여성들은 밤거리나 여행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등 스스로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 반대로 국가와 사회를 통치하는 '안 걸린' 남성들은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하면서 보호자, 시혜자, 감시자의 지위를 획득한다. 이것이 '화학적 거세'의 배경이다.

📖 192
서구 항공사 승무원들은 중/노년의 남녀인 경우가 많은 데 반해, 한국이나 동남아시아의 항공사 승무원은 ‘젊고 예쁜’ 여성 일색이다. 이러한 대비는 서구 항공사 노동자들이 벌인 노동운동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성별화된 오리엔탈리즘의 산물이기도 하다.

📖 225
이제까지 성을 사는 남성은 문제화되지도 않았고 사회적 낙인의 대상도 아니었다. 만일 성매매가 더러운 것'이라면,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말대로, 성을 파는 여성은 일부지만 성을 사는 남성은 대다수이 므로 더 더러운' 것은 남성 집단이 아닌가? 성을 사는 남성은 타자가 아닌데, 왜 성을 파는 여성은 타자인가? 남성은 여성보다 더 섹스를 필요로 하고 남성의 성욕은 거의 무한대로 인정받음에도 불구하고, 왜 남성은 성적 존재나 성적 대상으로 간주되지 않는가? 왜 남성은 가난해도 성을 팔지 않는가? 왜 여성은 남성만큼 이성의 성을 사지 않는가? 성판매 여성이 겪는 고통은 성매매가 불법이어서 발 생한 문제일까, 아니면 성의 이중 윤리(double standard)에서 비롯된 여성의 성에 대한 혐오 때문일까? 왜 '창녀에 대한 낙인과 비하는 모든 여성에게로 연결, 확대될까? 서구에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자유주의 페미니즘을 비판하면서 탄생한 급진주의 페미니즘 이론은 성매매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명쾌한 그리고 여성주의 진영의 '전통적인' 논리를 제공한다.

📖 227
성매매는 기본적으로 성별 권력 관계의 문제이다. 성매매 와 포르노그래피는 남성이 여성의 몸을 사용하는 것을 정상화, 정당 화하는 남성 중심 시스템의 핵심이다. 성매매는 성폭력과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도 법 시행 이후 "성매매 방지법은 남성 인권 침해", “18~32살 남성의 성욕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성매매를 금지하면 강간이 증가하므로, 성매매 허용은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남성 들의 분노와 흥분은, 이제까지 한국 남성들에게 성이 얼마나 성매매, 성폭력과 동일시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성매매는 강간할 권리를 사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은 '창녀‘가 아니라 ‘포주’다. 이는 성판매 여성이 성을 파는 것이 아ㅂ니라 팔리는 상품이라는 의미이다. 주,성매매에는 여성이 남성에게 파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여성을) 남성에게 파는 것이다. 특히, 빈부 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는 글로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매매는 더욱 인신매매적 성격을 띠고 있다.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지음
교양인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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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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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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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어진 한 스푼의 시간은 푸른 세제 한 스푼이 녹아내리는 것보다도 짧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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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행복해?”
그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은결은 아직 작동을 멈추지 않았으며, 그는 이토록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야 인간이 말하는 행복이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이제 소모될 대로 소모된 내장 배터리가 태양열로는 더 이상 충전되지 않더라도, 플러그를 꽂은 채로 예전보다 전원 대기 모드가 턱없이 길어지더라도, 감사가 어떤 것인지 또한 알 것만 같다.
“물론입니다.”

📖 “나중에… 이다음에 크면 내가 눈 새로 달아주려고 했는데… 아직 쓸 만한가 보다. 다행이야…”
“그럼요, 아직 괜찮습니다.“
아이가 훗날 자라 그 약속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대도, 그는 괜찮을 것이다. 그는 어쩌면 아이가 자라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완전히 멈출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아이가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 그는 인간의 시간이 흰 도화지에 찍은 검은 점 한 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그 점이 퇴락하여 지워지기 전에 사람은 살아 있는 나날들 동안 힘껏 분노하거나 사랑하는 한편 절망 속에서도 열망을 잊지 않으며 끝없이 무언가를 간구하고 기원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것이 바로, 어느 날 물속에 떨어져 녹아내리던 푸른 세제 한 스푼이 그에게 가르쳐준 모든 것이다.

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예담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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