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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지음
범우사 펴냄

[소유냐 존재냐를 읽고]

사랑의 기술을 읽고 에리히 프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그의 고전으로 유명한 ‘소유냐 존재냐’를 읽었다. 이 책에선 인류의 역사와 행위, 사고를 소유 또는 존재지향적인 행위인 것으로 이분화하여 설명한다. 이를 통해 산업혁명 이후 현대사회에서 개개인이 느끼는 소외감, 불행, 전쟁,. 기아 등의 문제가 모두 “소유 지향적 가치”를 추종하면서 발생한 것임을 비판한다.

저자에 따르면, 소유 지향적 가치란 행복의 요인을 보다 많이 더 좋은 것을 끊임없이 소유하면서 발생한다고 보는 태도를 말하며, 존재 지향적인 가치는 반소유이며, 갖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존재하는 지금 현재에 충실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갖고 있는 것을 나누며 사랑의 가치를 실현하는 삶의 태도이다.

저자는 이러한 존재지향적 삶의 가치를 개인이 수행, 행동양식의 변화를 통해 행복에 이르러야 한다는 미시적 결론에 그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개인의 이런 존재가치 실현은 일시적이며 단기적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이를 위해서는 그러나까 존재 지향적인 사회구조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 경제, 문화적인 구조변화와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극단적인 전개로 개개인 모두 그리고 사회 전체적으로 소유 지향적인 삶의 태도가 만연하게 되었고 이는 종국에는 인류와 지구를 멸망에 이르게 할 것임이 자명하다고 경고한다. 이를 막기 위해 문화적, 의식적인 계몽으로 존재 지향적 삶의 가치를 사회구조적으로 실현하여 “새로운 세계”로 만들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세계 및 구조를 막연하게가 아닌 구체적으로 근거를 들어가며 제시하고 있다.

우선 프롬이 제시하는 “새로운 사회”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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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총체적 집중화(구시대적 파시즘)으로 수렴되지 않으면서 산업적 생산형태를 유지하여야 한다.
2. 자유시장 경제를 포기하고 고도의 분산화와 연결되어야 한다.
3. 무례한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버리고 선택적 성장으로 대치되어야 한다.
4. 노동에 대한 전혀 다른 인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물질적 이익이 결정요인이 아니고, 다른 정신적 충족이 효율적 동인이 되게 해야한다.)
5. 과학적 진보는 촉진하되,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
6.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과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하면서, “쾌랄”을 한껏 추구하려는 욕구에서 벗어나게 하는 조건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7. 개개인에게 생존근거를 보장해주되, 관료주의 체제에 의존하게 해서는 안된다. (후략)

이러한 특성을 가진 사회구조로 이륙하기 위해선 다음의 전제가 성행되어야 함을 이야기하며, 구체적인 대안은 아래와 같이 제시되고 있다.

가. 건전하고 이성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생산을 위해 “휴머니즘적 전문가 위원회, 건전한 소비를 위한 대규모 계몽운동”이 필요하다.
나. 건전하고 분별 있는 소비를 위해 기업의 이익과 성장을 결정하는 기업경영인과 주주의 권리를 과감하게 제한하여야 한다.
다. 소유적 실존양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산업적 및 정치적 참여민주주의를 완전히 실현시켜야 한다.
라. 정치적 삶에서 능동적인 공동결정은 정치와 경제의 최대한의 분권화를 요구한다.
마. 부강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의 격차가 메워져야 한다.
바.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와 공산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해악은 인간수입의 최소치를 보장해 줌으로써 제거할 수 있다.(기본소득)
사. 여성은 가부장적 지배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아. 정부, 정치가, 시민들에게 모든 실재적인 문제에서 지식을 조달하고 조언을 주는 과제를 수행할 최고 문화협의회가 구성되어야 한다.
자.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 줄수 있는 효율적인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차. 과학적 기본연구는 산업 및 군사상의 적용문제로 부터 분리되어야 한다.
카. 새로운 사회의 건설을 위한 필수 조건은 원자의 무장해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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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약 열가지가 넘는 대안은 새로운 시대 즉 “존재의 시대”의 필요성을 외치며, 이를 얻기 위한 방안으로 프롬이 제시한 것이다. 물론 위의 내용중 몇몇은 강하게 공감을 하나 몇몇은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첫번째로. 제시한 대안은 구체적인 동시에 매우 비현실적(유토피아)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경제적 검토대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본소득, 기업, 주주의 권리 제한등을 위한 어떠한 경제적 논리에 대한 언급은 없다. 물가상승, 소득불균형, 불공정, 불평등 등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간단한 문제야말로 수어가지다. 이렇듯 이책은 사회주의적(기존의 공산주의와 구별되지만)인 특성을 갖고 있다.

두번쨰로, 개인, 법인 등 어떠한 인격체도 해당 지시를 따를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 기업이 왜 손해보는 선택을 자발적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이 빈양하며, 각 경제주체의 의지의 각정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세번째로, 권력, 관료제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면서 그 대안으로 또 다른 권력조직(위원회)을 제안한다. 몇가지 위원회도 결국 그 역시 누군가 권한을 주고 조정하는 구조이며, 선량한 지식인이 그 위원회를 구성해야 함을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이 낭만적이고 현실성이 없이며 모순적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이 던지는 질문은 현대사회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소비지향적 삶의 태도를 정의하면서 현대인의 혼란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고 방향제시를 통해 인류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준다. 개개인이 존재 지향적 삶을 추구하는 것이 내재화된 인간의 본능이며, 이를 통해 행복을 달성할 수 있다. 이를 꺠달으며 좀더 소비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존재 지향적 삶을 추구해야겠다는 의지를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다질 수 있었다.

저자의 통찰력과 논리를 생각해 봤을 때, 사회단계에서 주장한 내용의 한계를 저자 스스로 모를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새로운 존재의 시대를 위해 나아갈 방향, 희망의 시대상을 제시한 것이다. 프롬이 현대 사회상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라는 상상을 해봤다. 책을 집필한 1970년대보다 더욱더 소비지향적이게 된 현대사회를 보며 절망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가 남긴 저서와 지혜로 조금은 극단적인 소비 지향적 세계관에서는 조금은 멀어졌던 것이 아닐까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에리히 프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사랑의 기술을 통해 그에 대해 알게된 주변분들에게 추천하고싶다. 글의 구조나 논리가 다른 책보다 많의 어려운 편이지만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그의 통찰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인문, 철학, 사회학의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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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를 읽고]
빌게이츠의 인생책이라는 팩트풀니스(Factrulness). 베스트셀러 칸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책을 보며 언젠가는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연한 기회에 교보문고에서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국제 보건과 의료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스 로슬링에 의해 쓰여진 책으로 올바른 사실 판단과 의사결정을 위해 이를 방해하는 인간의 내재적 욕구 10가지를 소개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항상 데이터의 단순한 해석과 편의를 경계해야 함을 전달하고 있다.

한스로슬링에 의하면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부의 분배가 이루어 지고 있고 의료의 편의성과 기아 생존율 역시 기대치보다 많이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즉 데이터로 보았을 때, 이 세상은 나름 괜찮아 지고 있다는 심심한 위로를 건네 받을 수 있다. 이후 데이터와 세상을 왜곡하게 인식하게 하는 인간의 약 10가지의 편의욕구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아래와 같다.


1. 간극 본능 : 현실은 그렇게 극과 극(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갈리지 않는다. 간극 본능을 억제하려면 다수를 보라.
2. 부정 본능 :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높다. 상황은 나아지는 동시에 나쁠수도 있다. 나쁜 소식을 볼 때면, 같은 정도의 긍정적 수식이엇다면 뉴스에 나왔을지 생각해 보라. 점진적 개선은 뉴스가 안된다.
3. 직선 본능 : 세상에는 다양한 곡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직선이라고 단정하지 마라.
4. 공포 본능 :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위험성을 계산하라.
5. 크기 본능 : 큰 수를 인상적으로 보일 때에는, 그 수를 관련 있는 다른 수와 비교하거나 다른 수로 나눴을 때 정반대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비율의 의미가 더 크다.
6. 일반화 본능 : 내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라. 집단 내 차이점, 집단 간 유사점, 차이점을 찾아보라.
7. 운명 본능 : 많은 것이 변화가 느린 탓에 늘 똑같이 보일 수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비록 사소하고 느린 변화라도 조금씩 쌓이면 큰 변화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운명 본능을 억제하려면 더딘 변화도 변화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8. 단일 관점 본능 : 단일 관점이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봐야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실적인 해결잭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망치가 아닌 연장 통을 준비하라.
9. 비난 본능 : 어떤 불운한 사건이 벌어진 경우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 중요한 문제를 이해하려면 개인에게 죄를 추궁하기 보다는 시스템에 주목해야 한다.
10. 다급함 본능 : 지금 그 결정이 다급하게 느껴진다는 걸 알아보라. 다급히 결정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다급함 본능을 억제하려면 하나씩 차근차근 행동하라.


위와 같은 10가지 본능을 인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걱정하는 세계적 위험 다섯가지(유행병, 금융 위기, 세계대전, 기후변화, 극도의 빈곤)를 이겨내기 위해서 인류가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며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선 사실충실성을 실천하여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인류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과 따뜻한 조언은 과거 국가 보건 의료 종사자로써 경험 기반적이어서 그 내용이 매우 현실성있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손자에게 위로를 건네는 할아버지의 따뜻하고 재치있으며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며, 아주 느리지만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다(실제로도 그렇다)는 희망을 갖게한다. 그 내용은 차가운 이성에 의한 것이지만 그 진심은 넘치는 인류애에 의한 것이다. 또한, 과거 저자의 다급함 본능으로 실수를 저질렀다는 회고록을 읽어보면 이 책이 매우 학구적이면서 동시에 자전적이라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또한, 사실충실성을 알리고 그 사상을 널리 알리려는 저자와 가족의 사명감에 감사함을 느끼고 이 책을 집필하다가 작고하셨다는 글을 읽으며 마지막에는 조금의 상실감도 느끼곤 했다.

위의 10가지 내용은 나 개인이 평소 뉴스와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볼때에도 편의에 빠지지 않는 무기가 되리라 생각이 든다. 평소 어떤 뉴스의 단편적인 내용만을 복고 세상을 지나치게 빨리 판단해 버리곤 하였는데,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데이터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여야 한다는 반성을 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읽어 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특히, 정책 의사결정권자나 입법권자, 고위 공직자들에게는 반드시 읽혀야 하는 매우 중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비난, 갈등, 양극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 모두가 읽어보면 좋겠다. 한번 읽고 말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몇번이고 읽어야 할 책이다. 사실충실적인 시각을 갖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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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로슬링 외 2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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