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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의 표지 이미지

말뚝들

김홍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83. "사실 나도 얼마 전에 기도라는 걸 한 적 있어요. 태어나서 처음요. 납치돼 트렁크에 갇혔거든요.“

"정말로 모르겠어요. 도대체 왜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쟝한테 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돼요?"

장은 말문이 막혔다. 데보라의 표정에서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질책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장에게 응당 일어나야 할 일이 벌어졌는데 왜 의문을 갖느냐는 물음 같았다. 신을 믿지 않아서? 신성 모독을 일삼아서? 친구를 고발해서? 그중에 어떤 것이라고 해도 장이 받아들일 만한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세상 모든 일이 이유가 있어 일어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건 그냥 사고예요.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세상의 모든 일이고요. 왜 특별히 쟝에게만큼은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그냥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받아들이라는 말이에요?"

"아니죠. 엄청난 일이 일어났죠. 삶에는 원래 엄청난 일이 계속돼요.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삶이 계속된다는 것부터 봐요. 🌱불행을 특별 대우해주면 불행이 잘난 척을 해요. 나는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 이렇게 비교하니 미안한데 나도 기껏 한국 일정 잡고 숙소까지 예약하고서 데이식스 콘서트가 취소됐잖아요. 그냥 일어나는 일들이죠. 랜덤니스.“

"태이랑 친했던 이유를 알겠네요. 모든 걸 운으로 따지다니 완전 도박꾼이잖아요."

"전혀. 갬블러들은 모든 운이 자기 것이길 원하죠. 그럴수록 행운은 질색하면서 달아나고요. 나처럼 살아봐요. 🌱언젠가 행운이 특별할 것도 없이 찾아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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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수줍음과 침착함은 골치 아픈 결합이다. 두 가지가 함께하면 어떤 무표정한 모습, 냉담함으로 해석되기 쉬운 딱딱한 모습이 연출된다.

35. 수줍음은 오해로 통하는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35. 나는 남들의 관심이 불편해서 달리 어쩔 줄 모르고 수줍어하는 것이었다.

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냅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읽고있어요
3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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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의 말 >

305. ✔️우리는 불행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매일 매시간, 숨을 쉴 때마다 밀려오는 이 소소하고도 거대한 악에 어떻게 맞서 싸워야 할까.

사실 아주 오래된 의문이었다. 지금껏 계속 답을 찾았고, 여전히 찾고 있는 깊은 궁금증. <말뚝들>을 다 읽고 났을 때 나는 작가에게서 한 가지 힌트를 건네받은 기분이 었다.

무슨 일이 닥치든 눈을 부릅뜨고 꼿꼿하게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것. 그리고 농담을 멈추지 않을 것. 김홍 작가에게 축 하 인사를 전한다. - 강화길(소설가)

말뚝들

김홍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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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ju4k

< 작가의 말 >

304. 그때마다 🌱질책보단 용기를 줬고,
순전히 그 힘으로 마지막까지 달려갈 수 있었다.

🌱존경과 사랑을 드린다.
지금도 우리는 마주 보고 앉아 키보드를 두드린다.

말뚝들

김홍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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