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또님의 프로필 이미지

링또

@ring_ddo

+ 팔로우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표지 이미지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펴냄

251219

이 책은 주인공의 일상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크게 도파민을 자극하지도 않고 어찌 보면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날들.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 책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생각을 하게 만든다.

『혹독한 시기였지만 그럴수록 펄롱은 계속 버티고 조용 히 엎드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척지지 않고, 딸들이 잘 커서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여학교인 세인트마거릿 학 교를 무사히 졸업하도록 뒷바라지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모른 척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펄롱은 그러지 않았다.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것.
그의 선택은 조용했지만 그만큼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알고 있으면서도 나한테까지 피해가 오지 않길 바라며 묵인해 버리는 일들이 있다.
목소리를 낸다는 것,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용감하고 위대한 일인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곧 펄롱은 정신을 다잡고는 한번 지나간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각자에게 나날과 기회가 주어지고 지나가면 돌이킬 수가 없는 거라고. 게다가 여기에서 이렇게 지나간 날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게, 비록 기분이 심란해지기는 해도 다행이 아닌가 싶었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일과를 머릿속으로 돌려보고 실제로 닥칠지 아닐지 모르는 문제를 고민하느니 보다는.』

아직 닥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괜히 앞서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나에게 이 문장은 유독 깊이 다가왔다.
이미 지나온 하루하루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충분히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 이 책을 두 번은 읽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그 말에 충분히 공감한다.
다시 읽고 나서 다시 첫 장으로 돌아왔을 때 이 그들은 더 깊게 와닿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고.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있었다!
꼭 봐야지👻
0

링또님의 다른 게시물

링또님의 프로필 이미지

링또

@ring_ddo

250721

문가영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1부 ‘존재의 기록’은 개인적으로 어렵게 다가왔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었고, 그래서 읽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한편으로는 솔직하게 쓰지 못하고, 나만 알아볼 수 있게 글을 쓰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혹시 문가영 배우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생각하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았다.

2부 ‘생각의 기록’은 조금 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앞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다가 갑자기 궁금한 게 떠올랐고, 나는 GPT에게 물어봤다.

“산문집이 뭐야?”

대답 중에 가장 놀라웠던 건,
‘작가가 독자의 공감이나 반응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글의 형태.’라는 것이다.

나는 다시 질문했다.
“박정민 배우의 『쓸만한 인간』은 직관적으로 와닿았는데,
『파타』는 문가영 배우가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잘 와닿지 않아서 자꾸 생각이 많아져.”

GPT는 곧바로 정리해주었다.

『쓸만한 인간』은 감정을 말로 번역해 설명해주는 책이라고 했다.
그래서 위로받고, 동의하고, 웃고 울 수 있었고, 내게도 쉽게 와닿았던 거라고.

반면 『파타』는 언어를 감정 그 자체로 쓰는 책이라고 했다.
읽으면서 “이 감정, 나도 느껴봤던가?” 하고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머리가 맑아졌다.
아, 굳이 모든 걸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파타는 나에게 해석되지 않아도 괜찮은 책이야.
책의 모든 것을 이해하지 않아도, 그냥 내가 느낀 걸로 충분한 책.

파타는 나에게 그런 책이다.

책 마지막 뒷표지에는 김이나 작사가가 쓴 글이 적혀 있다.

『아무에게도 걱정을 끼치지 않는, 고요한 아픔의
시간으로 성장한 이들은 위로의 대상에서 제외되곤 한다.
그런 아픔은 드러나지 않아 외롭고, 목격자가 없어
나만의 기록으로 남는다. 문가영의 이야기는 그런 이들이
처음 만나는 공감과 위로가 될 것이다.』

파타라는 책을 너무 잘 이해하고 설명해 준 글 같다.

파타

문가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4일 전
0
링또님의 프로필 이미지

링또

@ring_ddo

250722

너무 재미있어서, 쉬지 않고 끝까지 들어버린 책이다.

‘함께 탕비실을 쓰기 싫은 사람’으로 뽑힌 사람들이
7일간 합숙을 하며 리얼리티쇼를 촬영한다는 설정 자체도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여기에 성우들의 연기가 더해지니 2시간짜리 유튜브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도파민 폭발!

오디오북이라는 형식 덕분에 훨씬 더 시너지 효과가 났던 책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각각의 인물들에게 조금 더 서사가 부여되었다면 책의 내용이 더 풍부해졌을 것 같다.
캐릭터가 단면적으로 표현되는 게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만큼 책이 가볍게, 빠르게 읽히니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을 거고,
결국 그 사람들 모두가 작가가 던진 주제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좋잖아?
가볍게 쓱 보고, 띵! 👍🏼

작가의 말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탕비실은 겨우 인사 정도만 나누며 스쳐 가는 애매한 관계 속에서조차 미운 털이 박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등장하는 인물 중 그 누구도 타인에게 완전히 이해받은 적 없고,
타인을 이해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우리가 그저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흔히 그러하듯이. 』


예전에 한창 사람들과 했던 말이
“내 주변에 또라이가 없으면, 내가 또라이래.” 였다.

‘내가 왜? 나는 완전히 정상인데?‘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내가 빌런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
누구나 빌런의 자질을 갖고 있지 않을까?

작가의 말처럼
타인을 이해하려고도, 이해받으려고도 노력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아니, 지금 어딘가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같아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들을 수 있었다.

탕비실

이미예 지음
한끼 펴냄

4일 전
0
링또님의 프로필 이미지

링또

@ring_ddo

250724

처음엔 오디오북으로 듣기 시작했다가,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서 전자책으로 넘어갔고.. 3일 만에 다 읽었다.
그동안 읽은 책들 중에 20시간이 넘는 분량은 처음이라 ‘과연 다 들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일단 시작했고,
그런데 이게 웬걸.. 너무 재밌쟈낭~~~~!!!!

과학 용어는 몰라도 스토리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다.
이건.. 그냥.. 멈출 수가 없어..🚀

챕터 6부터는 뒷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이동할 때는 오디오북으로 듣고 볼 수 있을 때는 전자책으로 읽었다.
그리고 챕터 19부터는 쭉 전자책으로만, 단숨에 읽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자유시간 내내 책만 본 것 같다.
유튜브를 이긴 유일한 책..!

2026년에 영화로도 나온다는데, 이 방대한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낼지 너무 궁금하다.
처음에 책으로 먼저 읽었다면 생소한 과학 용어들에 중도 포기했을지도 모르는데, 오디오북으로 먼저 시작한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성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스토리 자체도 영화처럼 쑥쑥 몰입되었다.

말해 뭐해.
그냥, 정말 재밌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지은이), 강동혁 (옮긴이)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4일 전
0

링또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