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아저씨 생각은 뭡니까? 탈출 같은 건 생각도 말아라, 그건가요?"
지상의 물음에 명국은 다른 소리를 했다. "도망가다가만 죽나. 참다못해 물에 빠져 죽은 사람도 있지. 차라리 죽어버릴까 생각한 사람이 여기 하나둘이겠나. 자네는 왜 그렇게 쉽게 생각을 하나."
천천히 몸을 일으킨 명국이 지상을 마주 보며 섰다. 그의 눈이 간절하게 지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명국의 손이 나와 지상의 팔을 잡았다. "그래서, 섬을 빠져나가겠다는 각오야?"
지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의 눈길이 얽히는 사이, 침을 삼키며 지상은 목이 아팠다. 명국이 말했다.
"함께, 가겠나, 나랑?"
지상이 놀라며 눈을 커다랗게 떴다. 바다가 뚫리면서 길이 열리 듯 무언가가 두 사람 사이에서 뻗어나와 서로에게 엉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