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yaillon님의 프로필 이미지

Shyaillon

@shyaillon

+ 팔로우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이동진의 빨간책방 오프닝 에세이)의 표지 이미지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허은실 지음
예담 펴냄

읽었어요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시그널 음악과 함께 이동진 작가가 읽어 주는 글로 시작된다. 차분한 그의 목소리가 오프닝 에세이를 읽어 나가면 청취자들은 자연스럽게 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이 글들을 어디서 가져오나 했는데, 10년 차 베테랑 방송작가이자 시인 허은실 작가의 작품이었다.

허은실 작가는 서울시립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라디오•오락•시사 프로그램의 작가로 활동했다. 2010년 《실천문학》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무어든 더디고 늦되는지라 뒤늦게 시를 만났고, 이제야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는 시인의 예민함은 스크래치 기법의 뾰족한 칼 끝 같은 것이라고, 그것으로 검은 장막처럼 칠해진 어둠을 긁어내는 것이라고 우기며 위로한다. 이 책의 제목은 에세이라고 썼지만, 마치 뾰족한 칼 끝으로 문장을 다듬은 것 같아 시집을 읽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거기에 읽는 내내 이동진 작가 특유의 목소리와 톤이 맴돌아 자꾸만 책을 덮고 멍하니 감성에 젖어 들게 만든다.

책은 총 다섯 개의 키워드로 정리되어 있다. '1부 사이, 기울어 기대다'와 '2부 마음, 잃고 앓다'는 일상의 단어들로부터 발견한 숨은 뜻을 주로 다룬다. '3부 책, 머물러 머금다'와 '4부 독서, 흘러 닿다', '5부 삶, 빚고 짓다'는 우리의 삶을 책으로 읽어 본다. 작가는 읽어내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고, 조용히 일러준다.

소설가 김중혁이 추천사에 쓴 것 처럼 이 책은 출발과 시작만 골라 묶었다. 시작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2017년 2월 7일
0

Shyaillon님의 다른 게시물

Shyaillon님의 프로필 이미지

Shyaillon

@shyaillon

언제나 극한의 환경, 자연에서 살아가는 삶을 동경해왔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고독한 자신과 거친 자연 밖에 없는 그런 삶을. 알래스카의 겨울을 나는 하루라도 버텨낼 수 있을까는 의문이지만 자연에 둘러싸여 고립된 이런 환경을 나는 언제나 돌아갈 어떤 곳처럼 생각해왔다.

이토록 흡입력 강하고 몰입감을 주는 책은 정말정말 오랜만이라 읽으면서 내내 설레었다. 자기 전에 조금만 읽을 생각으로 집어들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새벽 6시가 다 되었을을 알아챘다.

밤새 글의 인물들과 같이 울고, 같이 화내고, 같이 속상해하다가 그래도 다행이다 하면서 안도감으로 마무리하며 편히 잠들 수 있었다. 작가가 아무렇지도 않게 덤덤히 서술해버린 레니의 그 시간들과 고통들이 얼마나 거칠고 힘겨울까 생각하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내게 되는 시간들이 참으로 숭고한 순례자 같은 삶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결국 그 소녀는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이것이 좋은 결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래스카의 고독한 시간들이 차라리 마음이 편할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마음이 편해지는 끝마무리다.

나의 아름다운 고독

크리스틴 해나 지음
나무의철학 펴냄

2021년 8월 20일
0
Shyaillon님의 프로필 이미지

Shyaillon

@shyaillon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아니면 내가 10대 20대 초반의 문화를 이해하기에는 조금 나이가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새로운 세대의 눈으로 본 소설이다. 특히 과장된 느낌을 빋은 이유는 꼭 '정부에서 밀린 월급을 먼저 내주고 사업자에게 청구합니다' 라는 캠페인을 홍보하려고 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장면이나 서사의 전환도 일관성이 없고 꼭 소셜 미디어 스크롤링 하는 것처럼 휙휙.
주제가 너무 선전적이고 진부한 가치에 사건의 전개나 각각의 이벤트도 딱히 신선한 방식은 아니나 새로운 시대의 모습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여온 것을 처음으로 봤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신선하다.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소설이라고 하면 딱 맞겠다.

편순이 알바 보고서

박윤우 지음
글라이더 펴냄

2021년 8월 11일
0
Shyaillon님의 프로필 이미지

Shyaillon

@shyaillon

올해 원서 읽기 목표 10권 중 두번째.

한국어판 신경끄기의 기술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원서도 막힘 없이 술술 읽히는 느낌이다. 일단 문체가 가벼운 것이 좋고 책 자체도 두껍지 않아서 좋다.

한국어판 읽을 때랑 감상이 비슷했다. 초반에는 꽤 지루하고 그냥 그러려니 하는 기분이라면 후반에 마크 맨슨이 중요시한다는 가치들 설명할 때면 그래, 이거였지 하는 기분이다.

진짜로 신경을 써야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개인적 경험을 곁들여 얘기한다. 정말 사소한 것들, 누구나 다 알 것 같지만 사실 아무도 깨닫지 못한 가치들에 대해서 왜 그것들이 중요한지 풀어나간다. 초반의 지루함을 조금 견디면 좋은 생각을 얻게 되는 책.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마크 맨슨 지음
HarperOne 펴냄

읽었어요
2021년 7월 12일
0

Shyaillon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