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이라 하면 '나'의 이야기여야 할텐데, 말하는 이는 '빨강' '게리온'이 아닌 누군가다. 그렇다하면, 이것은 자서전이라기보다 관찰기나 기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소소한 시비는 그만두기로 하고, 책 이야기를 잠깐 하면, 신화 속 헤라클레스에게 살해당하는 게리온이라는 괴물과 같은 이름의 빨강 소년 게리온과 마찬가지로 영웅 헤라클레스와 같은 이름을 지닌 소년 헤라클레스가 등장한다. 주연은 게리온이지만 게리온을 위한 이야기라기보다 게리온의 고통과 방황 슬픔을 늘어놓기 위한 이야기처럼 읽혔다. 다만 그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존재에 대한 의문을 놓지 않는 끈질김과 집념은 인정할만 하였다. 신화는 영웅만을 기억하지만 괴물 게리온에게도 삶과 꿈이 있었으리라. 그러니까 이 소설은 그런 괴물 소년 게리온의 방황과 고통과 고독과 희망과 꿈을 담은 이야기가 되겠다.
#신화 #게리온 #헤라클레스 #빨강의자서전 #앤카슨 #날개 #시간 #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