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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모노레일 (제 1, 2회 타임리프 공모전 수상 작품집)의 표지 이미지

러브 모노레일

윤여경 외 5명 지음
황금가지 펴냄

읽었어요
재미있었다. 공모전의 수상작품들답게 조금은 어설프면서도 신선한 느낌이 가득한 여섯 개의 글들이 마치 그 소재처럼 내 시간을 가지고 가버렸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여섯 개의 작품 중에서 내 시선을 가장 끌었던 건 2회 최우수상 수상작인 '어느 시대의 초상'이었다. 수록된 작품 중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거대하고 흥미로운 세계관을 풀어낸 인상적인 글이었다. 무엇보다 익숙한 개념들이 그대로, 비록 의미는 조금 다를지언정, 세계관 속에 녹아들어 있어서 빠르게 이 글 속의 세상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게 좋았다. 짧은 글만으로도 참 다양한 상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작품이었지만, 한 권짜리 긴 글이나 두 시간 정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로 본다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많이 들더라. 아직도 갖고 있는 의문 중에 하나는 시간 이주를 통해 이동하는 이들이 겹치지는 않는가? 하는 것. 노동력의 손실이 발생하면 끝까지 추적하는 이들이 있느니만큼 그런 존재의 중첩 현상 같은 건 일어나지 않을 것 같긴 한데, 글을 읽는 내내 묘하게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리고 역시 2회 공모전 작품이자 우수상 수상작인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도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역시나 섬세하게 잘 만들어만 준다면 영화로 봐도 재미있겠단 생각이 들었고. 앞서 언급한 '어느 시대의 초상'이 디스토피아적인 느낌으로 가득하다면, 이 작품은 누구나 한번쯤 하는 상상을 독한 현실 속에 풀어놓는다. 그리고 그 상상이 글 속에서나마 실현이 되어버리니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에 점점 힘이 들어가더라. 안타까움과 아쉬움, 뭐 그런 감정들 덕분에.

장르문학에서도 특정 소재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 있다는 건 참 반갑고 감사한 일인 것 같다. 덕분에 이런 매력적인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니까. 앞으로도 끊기지 말고 계속 이어나가줬으면 좋겠다.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17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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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불로화 시술이 보편화된 근미래 일본. 제목인 백년법은 불로화 시술을 받은 후 백년이 지나면 자진해서 생존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존제한법을 말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중국 등 전세계에서 불로화 시술을 인정하고 있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불로화 시술 및 시술자에 대한 생존제한을 행하고 있는데, 일본은 불로화 시술을 받는 대상자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막연하게 통칭 백년법이라 불리는 생존제한법조차 실행하느냐 마냐의 상황에 놓이게 되어버린다. 그로 인한 정치, 사회, 개인적 갈등과 고민이 이야기의 주요 소재.

불로가 가능한 사회가 배경이니만큼 상, 하권에 걸친 시간의 흐름이 꽤 길고, 상-하권 사이의 여백도 꽤 길다. 뻔히 예상될 법한 내용은 과감히 제외하고 논쟁적인 부분 만을 다루기 위한 선택으로 보이는데 나쁘지 않더라. 사실 끝까지 끈기있게 이런 빤해 보이는 소재를 다뤄나가기 쉽지 않았을 듯. 그런 면에서도 읽을 만 했던 작품. 솔직히 결말 부분을 포함해 나름의 해결책이라 제시된 일련의 움직임들은 좀 아쉽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최선이었을 것 같기도. 이상은 이상일 뿐이니까. 또 그런 것들을 정당화하려는 느낌은 크지 않았으니까.

백년법

야마다 무네키 지음
애플북스 펴냄

읽었어요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17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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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xe9yiguuzc

한동안 이 책의 저자와 더 가까운 나의 본성을 억누르고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들을 자주 보았는데 늘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었다. 그건 내가 아니고 나일 수도 없어서였나보다. 이 책은 술술 잘도 읽어내려간 걸 보면.

오늘, 작은 발견

공혜진 지음
인디고(글담) 펴냄

읽었어요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17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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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

@paxe9yiguuzc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오사카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을 때 들고갔던 유일한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모든 곳을 가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한 워홀 생활은 당연히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나쁘지 않았다. 원없이 게으른 삶을 보냈고, 기대 이상으로 집에 콕 박혀있는 게 쉬웠고, 그러다 가끔 책을 넘겨보며 예산과 상황이 허락하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 일년 동안의 휴식에 이 책이 엄청난 도움이 되었던 건 아니었지만 이 책을 보면 그 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돈은 아니었어도 시간은 늘 여유가 있던 그 일 년이.

ENJOY오사카

세계여행정보센터 지음
넥서스BOOKS 펴냄

읽었어요
👍 떠나고 싶을 때 추천!
2017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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