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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기다림
오츠이치 지음
북홀릭(bookholic) 펴냄
읽었어요
그의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소재 자체가 독특하고 인상적인 글이고, 처음 읽은 오츠이치의 장편소설이다. 제목인 '어둠 속의 기다림'은 책의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심플한 타이틀. 참고로 이 책을 읽을 계획이라면 이 글은 안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딱히 결정적인 스포일러를 할 생각은 없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읽는 것이 더 즐거운 책에 속한다, 이 소설은.
누군가에게 쫓기며 도망다니는 글은 많이 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이가 외로움과 역경을 이겨내려고 하는 이야기도 제법 봤지만 그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이야기는 아마 이 글이 처음인 것 같다. 이 소설은 그런 이야기다. 자의든 타의든, 남들과 자기 자신을 격리시키고 있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우연히 상대방을 지켜보게 혹은 알아가게 되면서 가지게 되는 소소한 변화와 감정의 흐름들이 꽤나 재미있게 읽힌다. 스릴이 넘치면서도 즐겁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여자의 집에서 쥐죽은 듯이 숨어 지내는 남자는 언제 들킬지 몰라 조마조마하면서도, 그녀가 요리를 한다거나 스토브 앞에서 잠들어 있거나 하면 걱정이 되서 안절부절하기도 한다. 타인에겐 관심이 없었던 남자와 타인에 대한 관심을 끊어야했던 여자.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할까ㅡ 하는 고민이 생기고, 감정이 일어나는 과정이 각각 두 남녀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그려진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소설은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거다. 난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그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푹 빠져서 읽다가 깜짝 놀랐으니까.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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