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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기다림

오츠이치 지음
북홀릭(bookholic) 펴냄

읽었어요
그의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소재 자체가 독특하고 인상적인 글이고, 처음 읽은 오츠이치의 장편소설이다. 제목인 '어둠 속의 기다림'은 책의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심플한 타이틀. 참고로 이 책을 읽을 계획이라면 이 글은 안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딱히 결정적인 스포일러를 할 생각은 없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읽는 것이 더 즐거운 책에 속한다, 이 소설은.

누군가에게 쫓기며 도망다니는 글은 많이 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이가 외로움과 역경을 이겨내려고 하는 이야기도 제법 봤지만 그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이야기는 아마 이 글이 처음인 것 같다. 이 소설은 그런 이야기다. 자의든 타의든, 남들과 자기 자신을 격리시키고 있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우연히 상대방을 지켜보게 혹은 알아가게 되면서 가지게 되는 소소한 변화와 감정의 흐름들이 꽤나 재미있게 읽힌다. 스릴이 넘치면서도 즐겁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여자의 집에서 쥐죽은 듯이 숨어 지내는 남자는 언제 들킬지 몰라 조마조마하면서도, 그녀가 요리를 한다거나 스토브 앞에서 잠들어 있거나 하면 걱정이 되서 안절부절하기도 한다. 타인에겐 관심이 없었던 남자와 타인에 대한 관심을 끊어야했던 여자.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할까ㅡ 하는 고민이 생기고, 감정이 일어나는 과정이 각각 두 남녀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그려진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소설은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거다. 난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그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푹 빠져서 읽다가 깜짝 놀랐으니까.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17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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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불로화 시술이 보편화된 근미래 일본. 제목인 백년법은 불로화 시술을 받은 후 백년이 지나면 자진해서 생존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존제한법을 말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중국 등 전세계에서 불로화 시술을 인정하고 있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불로화 시술 및 시술자에 대한 생존제한을 행하고 있는데, 일본은 불로화 시술을 받는 대상자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막연하게 통칭 백년법이라 불리는 생존제한법조차 실행하느냐 마냐의 상황에 놓이게 되어버린다. 그로 인한 정치, 사회, 개인적 갈등과 고민이 이야기의 주요 소재.

불로가 가능한 사회가 배경이니만큼 상, 하권에 걸친 시간의 흐름이 꽤 길고, 상-하권 사이의 여백도 꽤 길다. 뻔히 예상될 법한 내용은 과감히 제외하고 논쟁적인 부분 만을 다루기 위한 선택으로 보이는데 나쁘지 않더라. 사실 끝까지 끈기있게 이런 빤해 보이는 소재를 다뤄나가기 쉽지 않았을 듯. 그런 면에서도 읽을 만 했던 작품. 솔직히 결말 부분을 포함해 나름의 해결책이라 제시된 일련의 움직임들은 좀 아쉽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최선이었을 것 같기도. 이상은 이상일 뿐이니까. 또 그런 것들을 정당화하려는 느낌은 크지 않았으니까.

백년법

야마다 무네키 지음
애플북스 펴냄

읽었어요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17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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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이 책의 저자와 더 가까운 나의 본성을 억누르고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들을 자주 보았는데 늘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었다. 그건 내가 아니고 나일 수도 없어서였나보다. 이 책은 술술 잘도 읽어내려간 걸 보면.

오늘, 작은 발견

공혜진 지음
인디고(글담) 펴냄

읽었어요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17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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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오사카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을 때 들고갔던 유일한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모든 곳을 가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한 워홀 생활은 당연히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나쁘지 않았다. 원없이 게으른 삶을 보냈고, 기대 이상으로 집에 콕 박혀있는 게 쉬웠고, 그러다 가끔 책을 넘겨보며 예산과 상황이 허락하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 일년 동안의 휴식에 이 책이 엄청난 도움이 되었던 건 아니었지만 이 책을 보면 그 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돈은 아니었어도 시간은 늘 여유가 있던 그 일 년이.

ENJOY오사카

세계여행정보센터 지음
넥서스BOOKS 펴냄

읽었어요
👍 떠나고 싶을 때 추천!
2017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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