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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열린책들 펴냄
읽었어요
이전 편까지 돈키호테는 한결같이 한심했고, 처량하리만치 아둔해 보였다. 그러나 조금씩, 이 편력 기사의 잠 못 이루는 밤에 공감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온전한 동반자가 되어가는 돈키호테와 산초의 모습도 마음을 움직였다. 이윽고 삼손 카라스코에 의해 바르셀로나를 떠나며 고향으로 돌아오는 '하강'의 여정에선 뭉근한 쓸쓸함마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로소, 알로노 키하노로 '돌아온' 이 기사의 최후에 나는 펑펑 울었다. 1700여 쪽 내내 비웃기도,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때론 연민을 느끼기도 한 이달고의 마지막은 놀랍도록 정중해 더욱 오열하게 했다. 역자의 번역후기마저도 더없이 좋았던 책. 두꺼운 책을 끝냈다는 후련함보다, 더없이 순박하고 충직했던 한 기사와 종자의 기억이 더 남는다. 아마도 오래 지속되리라. 언제고 또 보고 싶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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