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현재는 돌아가신 일본 할머니 작가 사노요코의 에세이/자서전. 중간중간 조금 음 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빵터진다. 일본의 자그마한 할머니가 끄적끄적 적으셨다고 상상하면 더 귀엽고. 팩트폭력이 난무하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다.
사노 요코 할머니가 글을 읽지 못할 정도로 애기였을 시절부터 활자를 사랑했던 만큼 나도 활자와 뽈린러브 한 것은 아니지만, 내게도 책과 음악과 영화는 내 인생의 BGM이다. 읽고 까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읽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책도 있다. 하지만 딱히 따로 취미가 있지 않으니, 자연스레 손이 간다. 읽고 너무 좋았던 책은 무조건 내 손에서 떠나게 만든다. 무슨 말인가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제에에에발 읽어보라며 쥐여준다. 그리곤 빌려줬다는 사실조차 까먹는다. 바보 같지만 사노요코 할머니처럼, 나도 이런 내가, 이런 내 삶이 싫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