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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ji Marg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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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오스틴 라이트 지음
오픈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휴, 드디어 다 읽었다. *
원작이 있는 영화를 먼저 본 뒤에 책을 읽게 되는 경험을 처음 했다. 그것도 영화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 전에. 그만큼 영화를 꽤 좋게 봤단 얘긴데 아쉽게도 그랬기 때문에 독서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스토리의 결말을 알아서가 아니라, 톰 포드의 비주얼에 압도당해서다. 원작의 수잔은 톰 포드의 수잔처럼 고고하지 않고, 집 안에 스파도 아름다운 미술 작품도 없다. 그녀의 외양을 상상해보면, 영화 속 에이미 아담스처럼 정갈한 헤어스타일과 붉은 립스틱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대강 묶어올린 포니테일과 민낯이다. 책을 먼저 읽었다면 그대로 그녀의 분위기를 받아들였을텐데, 톰 포드가 너무 셌다. 그게 집중을 방해했다. 그래서 읽는 데 오래 걸렸다.
*
이 이야기를 활자로 접해서 좋았던 점은 이 작품이 '글쓰기' 자체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훨씬 두드러지게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수잔이 글쓰기를 저어했던 이유에 나는 크게 공감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토니, 아니 에드워드가 승리한다는 데서 작가가 본인의 직업에 갖는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었다.
*
그래서 이 책은 작가들이 열광할 만한 책이다. 이언 매큐언, 김중혁 작가의 극찬이 이제 이해가 된다. 오스틴 라이트는 작가들의 작가다. 그의 성이 write와 동음이의어인 wright인 게 재미있다.
2017년 5월 3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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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ji Margo Lee

@zvudaenhykeg

작가는 기기의 경우를 통해서 같은 이야기를 살짝만 바꾸어 유통시키는 미디어/예술을 비판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굉장히 싫어할 얘기를 하자면, <모모>는 사실 사람들이 널리 그리고 오래도록 읽을 법한 보편적인, 그래서 ‘상업적인’ 이야기꼴을 갖추었다. 등장인물의 모습과 이름, 여러 설정들만 살짝 바꾸면 내가 최근에 본 <어벤저스>랑 다른 게 뭘까 싶을 정도로.
앞으로도 이야기의 공식을 충실하게 잘 따르고, 자기 식대로 잘 변형하는 스토리텔러가 널리 회자될 것이다. 아무도 그 이야기가 저 이야기고 저 이야기가 이 이야기인지 모를테고, 들을 때마다 감탄할 것이다. 그 점에서 1970년대에 쓰인 이 작품은 이미 앞서 있다.
모모와 회색인간이라는 은유 역시 너무나 쉽고 보편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은 또 얼마나 직설적인가. 안전한 틀 안에서 뾰족한 날을 가는 것. 그러니까 쉬운 형식 안에서 날카로운 메시지를 주는 것. 최근에 접하는 많은 콘텐츠에서 이 기술을 발견하고 있다.

모모

미하엘 엔데 지음
비룡소 펴냄

읽었어요
2018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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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ji Margo Lee

@zvudaenhykeg

아마 한 번 읽는 것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벽에 부딪힌 것처럼 느낄 미래에 다시 책장을 들추며 기술을 연마해야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칭찬을 과대평가하게 만들었다. 이 책에 쓰인대로 칭찬은 정크푸드 같아서 너무나 즉각적으로 쉽게 고래를 춤추게 한다. 오히려 밑 빠진 독처럼 계속해서 칭찬만을 갈구하게 하는 게 칭찬의 성질일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잘 했다!’ ‘착하다’는 칭찬 외에 그 상황에 그 인물에게만 할 수 있는 ‘과정에 대한 격려’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마음에 콕 박혔다. 내 생각에 이건 비단 자녀양육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긍정의 훈육

제인 넬슨 외 2명 지음
에듀니티 펴냄

읽었어요
2018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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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vudaenhykeg

유년 시절, 침대에 누워 벽지의 잔무늬를 세어보면서 공상을 일삼았다. 그때 내 뇌리를 스치던 수많은 상상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책.

실비아 플라스 동화집

실비아 플라스 지음
마음산책 펴냄

읽었어요
2018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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