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ji Margo Lee
@zvudaenhyk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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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오스틴 라이트 지음
오픈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휴, 드디어 다 읽었다. *
원작이 있는 영화를 먼저 본 뒤에 책을 읽게 되는 경험을 처음 했다. 그것도 영화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 전에. 그만큼 영화를 꽤 좋게 봤단 얘긴데 아쉽게도 그랬기 때문에 독서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스토리의 결말을 알아서가 아니라, 톰 포드의 비주얼에 압도당해서다. 원작의 수잔은 톰 포드의 수잔처럼 고고하지 않고, 집 안에 스파도 아름다운 미술 작품도 없다. 그녀의 외양을 상상해보면, 영화 속 에이미 아담스처럼 정갈한 헤어스타일과 붉은 립스틱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대강 묶어올린 포니테일과 민낯이다. 책을 먼저 읽었다면 그대로 그녀의 분위기를 받아들였을텐데, 톰 포드가 너무 셌다. 그게 집중을 방해했다. 그래서 읽는 데 오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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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활자로 접해서 좋았던 점은 이 작품이 '글쓰기' 자체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훨씬 두드러지게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수잔이 글쓰기를 저어했던 이유에 나는 크게 공감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토니, 아니 에드워드가 승리한다는 데서 작가가 본인의 직업에 갖는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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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은 작가들이 열광할 만한 책이다. 이언 매큐언, 김중혁 작가의 극찬이 이제 이해가 된다. 오스틴 라이트는 작가들의 작가다. 그의 성이 write와 동음이의어인 wright인 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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