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에 대한 일종의 해설서이다.
부르디외는 정치학 강의를 들으면서 접하게 되었는데, '문화자본' 같은 부르디외가 강조한 개념이 평소 내가 가진 생각을 구체화시킬수 있다는 생각에 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 책은 부르디외를 전공한 교수님이 부르디외를 일반인도 쉽게 접하고, 또 단순한 해설이 그치지 않고 한국의 현실에 접목하여 적실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한 아주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비롯하여 내 주위에 소위 책 좀 읽는다는 친구들은 전반적으로 <지대넓얕>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꼭 지대넓얕이 그런 책이라는게 아니라, 고전의 해설서는 자칫 고전이 말하고자 하는 정수가 아닌 고전의 겉 지식 만을 말해줄 유려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보통 저자가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항상 이런 문제에서 내가 드는 예시는, 플라톤의 '부인/자식 공유제'이야기이다. 플라톤은 지배계급의 상속에 기반한 이기심을 없에기 위해 이런 주장을 했는데,
플라톤이 주장한 '본질'을 무시하고 단순히 부인/자식을 공유하자는 내용만을 습득한다면 그냥 플라톤은 가부장적 틀에 갖인 여혐러밖에 안 된다.
이 책은 전공자의 분석이라는 점에서 피상적으로 책을 해설한게 아니라는 점에서 몹시 좋다. 2017년에 읽은 비문학 책 중에서는 손꼽을만한 추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