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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1994-2005 Travel Notes)의 표지 이미지

끌림

이병률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읽었어요
여행 에세이는 '끌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병률 작가는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로 먼저 민났었다. 그 때도 글과 사진이 다 좋아서 한 동안 마음에 잔잔한 떨림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나도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여행이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하는거지만, 사진도 글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서 항상 아쉬운 생각이 있다. 내 여행을 통해 어떤 사진을 보여 주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은지 계속해서 고민하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병률 작가가 보여 주는 기록들은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낸다. 어떤 글을 써야할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지 고민하며 젠체하는 내게 이 책은 '힘 좀 빼라'고 말하는 듯 하다. 힘 빼고 부드럽게, 담백하게, 솔직하게 담긴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편해진다.

이전에 마주했던 책은 그저 독자로서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데에 그쳤다면, 이번에 마주하게 된 <끌림>은 내 이야기를 어떻게 써야 할까에 대한 고민과 함께 한 책이다. 그에 대한 결론은 결국 솔직 담백한 게 최고라는 것.

이 책을 읽으며 제일 마음이 울리고, 오래 기억에 남은 이야기들만 모아서 며칠 간격으로 다시 읽어보았다. 모든 이야기가 좋지만, 결국 마지막에 남고 다시 읽어도 좋은 글은 최대한 담담하게 풀어낸 것들이더라.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어쩔 수 없이 뭔가 이야기를 늘어 놓다 보면 힘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한 번씩 생각하면서 힘 좀 빼라는 교훈을 되새겨야겠다.
2017년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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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극한의 환경, 자연에서 살아가는 삶을 동경해왔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고독한 자신과 거친 자연 밖에 없는 그런 삶을. 알래스카의 겨울을 나는 하루라도 버텨낼 수 있을까는 의문이지만 자연에 둘러싸여 고립된 이런 환경을 나는 언제나 돌아갈 어떤 곳처럼 생각해왔다.

이토록 흡입력 강하고 몰입감을 주는 책은 정말정말 오랜만이라 읽으면서 내내 설레었다. 자기 전에 조금만 읽을 생각으로 집어들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새벽 6시가 다 되었을을 알아챘다.

밤새 글의 인물들과 같이 울고, 같이 화내고, 같이 속상해하다가 그래도 다행이다 하면서 안도감으로 마무리하며 편히 잠들 수 있었다. 작가가 아무렇지도 않게 덤덤히 서술해버린 레니의 그 시간들과 고통들이 얼마나 거칠고 힘겨울까 생각하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내게 되는 시간들이 참으로 숭고한 순례자 같은 삶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결국 그 소녀는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이것이 좋은 결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래스카의 고독한 시간들이 차라리 마음이 편할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마음이 편해지는 끝마무리다.

나의 아름다운 고독

크리스틴 해나 지음
나무의철학 펴냄

2021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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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아니면 내가 10대 20대 초반의 문화를 이해하기에는 조금 나이가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새로운 세대의 눈으로 본 소설이다. 특히 과장된 느낌을 빋은 이유는 꼭 '정부에서 밀린 월급을 먼저 내주고 사업자에게 청구합니다' 라는 캠페인을 홍보하려고 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장면이나 서사의 전환도 일관성이 없고 꼭 소셜 미디어 스크롤링 하는 것처럼 휙휙.
주제가 너무 선전적이고 진부한 가치에 사건의 전개나 각각의 이벤트도 딱히 신선한 방식은 아니나 새로운 시대의 모습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여온 것을 처음으로 봤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신선하다.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소설이라고 하면 딱 맞겠다.

편순이 알바 보고서

박윤우 지음
글라이더 펴냄

2021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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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서 읽기 목표 10권 중 두번째.

한국어판 신경끄기의 기술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원서도 막힘 없이 술술 읽히는 느낌이다. 일단 문체가 가벼운 것이 좋고 책 자체도 두껍지 않아서 좋다.

한국어판 읽을 때랑 감상이 비슷했다. 초반에는 꽤 지루하고 그냥 그러려니 하는 기분이라면 후반에 마크 맨슨이 중요시한다는 가치들 설명할 때면 그래, 이거였지 하는 기분이다.

진짜로 신경을 써야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개인적 경험을 곁들여 얘기한다. 정말 사소한 것들, 누구나 다 알 것 같지만 사실 아무도 깨닫지 못한 가치들에 대해서 왜 그것들이 중요한지 풀어나간다. 초반의 지루함을 조금 견디면 좋은 생각을 얻게 되는 책.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마크 맨슨 지음
HarperOne 펴냄

읽었어요
2021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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