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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발작을 일으킨 수학자, 한스징거와 전쟁터에 뛰어든 후 적국의 정신병원에 갇힌 철도 기관사, 마티아스의 대화로 이야기는 물 흐르듯 진행된다.
자신이 속한 수학자 '집합' 으로부터 거부 당한 징거와 사회에 대한 애정어린 '불만'을 가졌으나 그 사회로 부터 깊게 상처를 입고 자기 부정에 빠져버린 마티아스는, 모순적이게도 정신 병원이라는 억압의 대표격인 공간에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준다.
무한의 세계를 사랑했던 징거와, 유한한 사회 속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무한을 위해 열정적이었던 마르티스는 (수학자와 기관사라는) 서로 완전히 다른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공감대를 만들며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대화를 해나간다.
수학 이론과 프랑스의 혁명이라는 주제가 전혀 가볍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마시듯 후루룩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내면과 그 속의 유약함을 조심스럽게 보여주며 무엇보다도 인간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가 드는 것과 함께 자연스레 '어른스러워지지' 못하는 까닭은 살면서 필연적으로 생긴 내면의 생채기를 돌보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바깥을 향한 불만이 내부에서 극단적인 부정과 파괴를 부르지 않도록, 자유로울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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