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책방님의 프로필 이미지

가가책방

@zdkwlfg0s5br

+ 팔로우
버마 시절의 표지 이미지

버마 시절

조지 오웰 지음
열린책들 펴냄


한 시절을 돌아본다는 건 어떤 걸까.
'달콤씁쓸한 추억'같은 흔해 빠진 상투어로 얼버무릴 수 없는 사연.
조지 오웰의 초기작이자 자전적 소설이라는 <버마 시절>. 독서모임에 쫓겨 서둘러 읽었다 찬찬히 한 번 더 읽었다. 식민지 버마에서 경찰로 생활했던 시절을 평생 속죄하는 기분으로 살았다는 조지 오웰의 정서가 진하게 담겨 있었다.
이야기는 식민지 버마에서 살던 영국인들의 시선에서 원주민들과의 갈등, 백인 우월주의, 식민지민들의 무력과 무기력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식민지 경영에 일말의 죄책감과 동양 사회를 향한 얼마간의 동경을 갖고 있는 우울한 성향의 백인 플로리가 주인공이다. 플로리는 새로 식민지를 찾은 엘리자베스라는 여성과의 결혼을 꿈꾸지만 지금까지의 방탕한 삶의 증거인 원주민 정부와 새로 부임한 헌병 장교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자신감도 백인으로서의 자부심도 없던 플로리는 자꾸만 움츠러 든다.
문제는 또 있었다. 플로리의 원주민 친구인 의사를 모함하고, 함정을 꾸미는 원주민 권력자와의 다툼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플로리지만 그가 겪는 위기의 배경은 모두 원주민 권력자의 음모였고, 그걸 알지 못하는 플로리는 말 그대로 침몰해 간다.
사랑이라고는 1도 없는 소설이었다.
욕망과 현실로 가득한 설렘 없는 이야기. 하지만 욕망만으로도 이야기는 충분히 뜨거웠고, 마지막의 갑작스러운 전개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이야기의 완성도나 메시지 전달력은 <동물농장>이나 <1984>보다 약하게 느꼈지만 좀 더 날 것의 조지 오웰을 만난 느낌.
#버마시절 #열린책들 #조지오웰 #일독수다 #버마 #식민지 #미얀마 #음모 #암투 #반란 #함정 #악어
👍 외로울 때 추천!
2017년 9월 11일
0

가가책방님의 다른 게시물

가가책방님의 프로필 이미지

가가책방

@zdkwlfg0s5br

소설 속 인물이 된 것처럼 읽는 내내 지루하면서 시간 감각을 희미하데 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도 사건도 배경과 메시지까지 또렷해지는 책
- 고도를 기다리며를 재밌게 읽었다면 추천

타타르인의 사막

디노 부차티 (지은이), 한리나 (옮긴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고있어요
👍 인생이 재미 없을 때 추천!
2023년 9월 19일
1
가가책방님의 프로필 이미지

가가책방

@zdkwlfg0s5br


1. 윤이주 소설 <도읍지의 표정> 읽기를 마쳤다. 게으른 독서가로 변모한 후로는 한 달에 두 권을 읽기도 어려워졌는데, 그런 현재 속도에 어울리는 늦은 완독이다.

2. 사실 읽기는 금방이었다. 낯익은 풍경을 일별하듯 지나다 문득문득 낯설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특별한 장면과 마주하는 기분이었달까.

3. 그래서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재밌다’고 생각했던 건. 그러다 문득 이것은 재미인가?하는 의문을 느꼈다. 그래서 바꾸려고 했다.
“이야기가 있다.”로.

4. 하지만, 그러고 나서 생각을 그만두려고 했더니 ‘사람이 있던 게 아닌가?’하는 질문에 꼬리를 잡혔다.

5. 제목인 ‘도읍지’는 지금 내가 사는 공주를 의미하고 그 표정이란 게 어쩌면 나 역시 한 번은 보았을 풍경이나 만났던 사람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보니 이 소설 속 이야기와 인물들이 다 아는 사람만 같았기 때문이다.

6. 실제로 늘 택배를 가져다주는 사장님 이름이 눈에 익었고 그려놓은 배경과 등장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귀에 익어 더욱 잘 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좋았다.

7. 그러나 역시 소설은 소설이다. 아는 사람 같은 그 인물은 내가 아는 그 사람이 아닐거고 익숙한 그 이름도 내가 만나는 그 사람은 아닐 거다.

8. 그럼에도 어쩐지 살가웠다. 만나면 오래 사귄 사람들처럼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거라 믿을만큼.

9. 별로 꾸미지 않은, 어쩌면 날 것에 가까울 이야기와 정체모를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어쩐지 친근한 여럿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서 특히 좋았다.

10. 아마 이 도읍에 사는 사람이라면 다들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언제든, 조금 더 수월히, 마음 놓고 숨쉴 수 있는 날에 서로가 마주했던 낯설고도 익숙한 도읍지의 표정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도읍지의 표정

윤이주 (지은이) 지음
무늬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1년 9월 4일
0
가가책방님의 프로필 이미지

가가책방

@zdkwlfg0s5br

곱씹을 수록 재미가 나는 영화같은 소설

레이디 L

로맹 가리 지음
마음산책 펴냄

2020년 12월 4일
0

가가책방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