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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소비의 진실)의 표지 이미지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두려움. 섹스어필. 셀렙.
뉴에이지 비전. 쇼핑의 게임화. 불안.
노스탤지어. 데이터마이닝. 동료압박. 바이럴 마케팅.

작가가 업계 종사자로 일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 동원했던 심리학적 기제들이다.
읽어보면 다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뒤처질까봐 두렵고 불안해서.
좀 더 섹시하고 멋진 자신이 되고 싶어서.
현실의 어려움을 잊고 편안한 세계로 도피하고 싶어서.
우리는 종종 '지름신'에 귀의하고
그 후 스튜핏! 을 외치며 하이킥을 한다.
내가 대체 이건 왜 샀을까! 미쳤나봐!
(일부는 그 후 매장으로 달려가
환불해주세요! 를 외치며 진상으로 변하기도 하더라는...)

다들 어느정도는 경험이 있겠지만
대체로 사람들은 경기가 좋지 않고 불안할수록,
자존감이 낮고 우울할수록 더 '지른'다.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중독과 보상의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원인이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치밀한 계산하에 기업들이 그 '지름신'을 더 부추긴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못할 진실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야...이 정도로 치밀하게 빙의를 부추기는데
빙의당해주는 게 예의일 수도 있겠다.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심지어 스마트폰과 구글신의 주도하에
우리는 우리의 개인정보 뿐 아니라 개인적인 선호까지도 기업들에게 해킹당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페이지 넘길 때마다 나오는 인터넷 광고가
일괄적인 사이트 광고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광고로 바뀌었더라.
참 이상하지? 민간인 사찰 아니야?
생각해 보신 분?

그 정도면 우리의 통장이 텅장이 되는 건 우연이 아니라 필연 아닐까.

+) 가독성 좋고 재밌다. 한번쯤 읽어보며 아...그래서...할 만 한 책.
2017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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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뜨

@vgzy8jpgdsh7

어느 순간부터인지
내 웹 브라우저에 신기하게도
내가 검색했던 아이템들이 연관광고로 뜨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나의 인터넷 검색기록이 빅데이터 처리되어
내가 흥미를 가질법한 아이템에 대해 맞춤광고를 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빅데이터들이 이렇게 고작 쇼핑에 도움을 주는 정도로 그친다면
기껏해야 그 피해는 내 통장이 텅장이 되는 정도에 그치겠지만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은 사람들을 가려내고
기업에서 월급루팡이 되거나 쉽게 이직할 사람을 가려내고
'효율적인 인력배치'라는 명목하에 노동의 질과 양을 통제하게 되고
리스크를 산정하여 더 높은 보험료나 대출이자를 내도록 하는 쪽으로 이용되면
그건 문제가 달라진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모델 자체에 결함이 있으며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통계들이 그러하듯이
숫자는 그 모델을 설계한 사람의 (주로 경제적)이득을 강화하고
편견을 공고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저자가 WMD(대량살상수학무기)라고 표현한 빅데이터 앨고리즘 역시도
그 함정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무슨 기준인지 알 수 없는 불투명한 기준으로 만들어진 모델이
빛의 속도로 퍼져서 사용되면서
모델의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 광범위한 피해를 준다.
피해는 단순히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치약을 하나 더 사는 정도로 끝날 수도 있지만
내가 거주하는 지역이 부촌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채에 가까운 대출이자를 감당하거나
재수없으면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어느날 거리를 걸어가다가
그냥 불심검문을 받고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미 이 WMD는 어떤 면에서는 사람 손을 떠난 것처럼 보인다.
희생자가 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가혹하지만
이 모델을 도입하는 기업이나 국가의 입장에서는 나름 '효율적'이며
오류가 있다 해도 전체적인 커다란 숫자에 파묻혀 쉽게 발견되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의 경우 희생자들은 모델 사용자나 개발자에게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 않은 약자들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몇 가지 해결책을 내놓았지만 솔직히 뾰족한 방법은 없어보인다.
그나마 모델에 대해 법적 규제에 의한 감사를 강화하고
'인간적'인 측면을 도입하자는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WMD의 적용방향을 바꾸자는 주장이 그럴듯하다.
위험군을 가려내어 이들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투자가 필요한 사람들로 인식해 그만큼의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제도을 알지 못하는 진짜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제쳐둔 채
제도의 헛점을 악용하는 신청자 위주로 돌아가는 것보다
좀 더 합리적이고 냉정한 지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대안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WMD는 민간기업보다는
국가에서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용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기업의 '이익'을 바라보는 눈길은 공공기관의 그것보다 훨씬 날카로우니
내가 생각하는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벌써 지난 4월 자동차 보험 가입할 때 보니
티맵을 깔고 내 주행습관을 보험사에 제공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옵션이 생겼더라.
이게 조금 더 진행되면
보험사에 내 주행습관을 제공하면 할인을 해 주는 게 아니라
제공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게 되겠지.

말 그대로 1984를 살고 있는 기분이다 >.<

대량살상수학무기

캐시 오닐 지음
흐름출판 펴냄

읽었어요
2017년 11월 15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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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뜨

@vgzy8jpgdsh7

'당위'라는 이름 하에
타자에게 사람들이 그것이 잘못인 줄 알지못하면서,
혹은 알면서도 무심하게 가하는 폭력과
그 폭력의 후유증으로 무력하게 시들어가는 한 개체,
그리고 그 개체가 시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슬퍼하지만
자신 역시 그 폭력 하에서 무력하게 시들어가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또 하나의 개체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다소 익숙해져 있고 어느 정도는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이
분명히 폭력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1장에서는 '가족'
2장에서는 '예술'
3장에서는 '살아가야만 한다' 라는 명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무심코 읽다가는 다소 과격한 생리적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한 묘사를 통해 저것들이 얼마나 역겨울 수 있는 것인지를 반추하게 됨.

결국 여주가 세상에 순응하기를 멈추고
대신 '음식'으로 상징되는 세상과의 교류를 하나둘씩 끊고
'식물'이 되는 쪽을 선택하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어쩌면 더 가엾은 쪽은
차라리 식물이 되기를 원할 정도의 자의식조차 없이 시들어버린 채
그래도 자신의 책임을 끌어안고 화석이 되어가고 있는 또 한 명의 화자 아닐까.

저 두 사람을 그렇게 만들어 버린 자들이
자기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안다 해도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할 것임이 많이 슬펐고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아온 게 아닐까 싶어서 섬찟했다.

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2017년 11월 6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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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뜨

@vgzy8jpgdsh7

여행안내서/여행 에세이/프랑스 역사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나름 정말 열심히 노력을 하신 것 같은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투머치.

셋 중 하나에 주력을 하시면서
나머지는 양념으로 살짝살짝 곁들이시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

아름다운 마을로 떠나는 프랑스 역사 기행

정다은 지음
지식공감 펴냄

읽었어요
2017년 11월 2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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