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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지음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펴냄

여성은 정확한 키를 잴 수 있는 어떠한 벽 눈금도 없다.
연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
그저 자기 자신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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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비난하거나 깎아내리는 남성의 분노는 우월해야만 하는 그들의 절실함에서 왔다. 여성이 열등하지 않다면 그들을 확대해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하지 못할테니. 자신감이 있어야 이 고난과 역경의 삶을 이겨낼 수 있으니. 특히, 정복과 지배를 사명으로 하는 가장에게는 이러한 자신감이 권력의 원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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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보호받는 성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여성들은 한때 그들은 거부했던 모든 활동과 고된 일에도 참여할 것이다. 하녀는 석탄을 나르고, 가게 여점원은 엔진기관을 운전할 것이다. 여성이 보호받는 성이었던 시절 당시의 기존 사실에 근거해 가정했던 모든 전제는 사라질 것이다.(빨리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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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속에서 여성은 더없이 귀한 신분이지만 현실에서는 완전히 비천한 신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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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도가 있는 쪽으로 가서 콜럼버스가 미국을 발견했으며, 콜럼버스가 여자였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또는 사과를 하나 집어들고는 뉴턴이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으며 뉴턴은 여자였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비행기가 머리 위를 날고 있다고, 비행기를 발명한 건 여자였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여성은 정확한 키를 잴 수 있는 어떠한 벽 눈금도 없습니다. 좋은 어머니, 헌신적인 딸, 충실한 누이, 능력있는 가정주부로서의 능력을 대고 재어볼 수 있는 인치보다 작은 치수로 말끔하게 나누어진 야드 자도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대학에서 시험성적을 받아본 여성은 거의 없습니다. 직업, 육군이나 해군, 상업, 정치와 외교적 기술의 위대한 시련을 거쳐본 여성도 없습니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거의 분류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홀리 버트경에 대해 알려진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단지 버크나 더브렛의 책을 펼쳐 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가 이런저런 학위를 받았으며, 저택을 소유하고 있고, 상속자를 두고 있으며, 나랏일을 맡은 대신이었고, 캐나다에서 대영제국의 대표로 일했으며, 학위와 관직과 메달을, 그의 훌륭한 면모를 영원히 새겨놓는 인장과도 같은 수훈들을 수두룩하게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2018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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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란짱님의 젊은 느티나무 게시물 이미지
작가가 24년생임이 믿기지 않았다.
'젊은 느티나무'의 현대적 감각이나 세련미는 실제 부유했던 작가의 경험이 묻어난 것이다. 그리고 부유함을 향한 동경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지. 올드머니룩이 유행하고 재벌 3세의 SNS, 브이로그를 찾아보는 2023년이니까.

하지만 '해방촌 가는 길' 같은 작품은 너무 암울하게 핍진해서 해학적이다. 그시절의 여성 작가다보니 한가하게 애정소설이나 썼다고 조롱받기도 했다는데, 저 작품이나 '임진강의 민들레' 같은 장편을 읽고 나면 절대 그런 말 하지 못할 거다.

젊은 느티나무

강신재 지음
민음사 펴냄

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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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lxbenpygkc

재밌다!
특히 <아침이 있는 삶>은 주인공 엄마가 너무 귀여워서 읽다가 웃음이 났다. 다만 요리 실력 없는 주부는 귀엽지만 재능없는 시나리오 작가는 불쌍하다... 안정적인 현실에 안주한 주인공 모습이 남같지 않았다.
<우리 중에 누군가를>도 청소년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읽는 사람마다 선생이 누구를 지목했을지 다르게 생각할까? 난 당연히 주리를 지목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읽으신 분 계시면 누굴 지목했다고 생각하시는지 알려주세요💚)
<오종, 료, 유주>는 계산적인 현실에서 벗어나는 일이 결국 일시적인 일탈일 수밖에 없는 게 당연히 여겨지면서도 좀 서글퍼졌다.
도서관 사서 추천 서가에 꽂혀 있어서 알게 된 책인데, 관료제 사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다른 단편들을 보면 왜 그들의 추천책인지 알 것도 같다.

무엇보다 사무관으로 일하면서 이 책을 쓰신 작가님 너무 존경스럽다. 어쩌면 나도 글을 써봐도 되지 않을까? 용기가 아주 조금 생긴다.

근로하는 자세

이태승 (지은이) 지음
은행나무 펴냄

👍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추천!
2022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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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짱

@rdlxbenpygkc

몇몇 블로그에서 보고 메모해놓은지 약 3년만에 드디어 읽었다.

미술을 좋아하고 박물관도 종종 다니지만, 일상에서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이 모자라고 비교적 취향이 일차원적이라는 한계를 느끼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하지만 제목으로부터 기대한 내용은 아니다. 저자의 개인적인 에세이를 엮었을 뿐, 안목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사용하는 어휘가 깊어서 내 세계도 조금 깊어진 기분이 든다.

읽고 나서 더 알아보고 싶은 것들
-영화 바베트의 만찬
-정약종
-도연명

안목의 성장

이내옥 (지은이) 지음
민음사 펴냄

2022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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