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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의 표지 이미지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사노 요코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나이를 먹는다는 건 뭐랄까, 한없이 유년으로
돌아가는 거다. 나고 자란 어릴 적 경험이 차차
거대해져서 이빨을 드러내는 거다.

우리에게는 이미 번영의 시대는 없다.
있어도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는 지금을 살아온
거다. 그리고 노상 흠칫하며 식은땀을 흘리는
우리 손과 우리 발을 보고 마는 거다.

나도 자운영 꽃밭 속에서 자운영 꽃만 안고 석양에
물들고 싶다.

요사이 자라난 젊은이들에겐 초라한 얘기라서
미안하군. 언제까지 들떠서 살라고, 흥.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사노 요코
***
이 책의 글들은 정말 지극히 개인적이고, 깨알같이
소소하고, 솜털같이 가벼운 이야기들이다. 게다가
너무 솔직해서 읽는 사람마져, 약간의 창피한 마음이
생길 정도다.

솔직히, 마음 속으론 "뭐 이런 얘기까지 내가 읽어야해"
투덜대면서 읽지만, 어느센가 나도 모르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작가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란 것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아마도 그녀의 글속에, 그녀의
'인생의 깊이'와 '깊은 통찰력'이 묻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2018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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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9wvixhhsjyvb

#인간실격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
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
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


***
폐인이 되어 버린 요조에 대해서 여전히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알던 요조는,
정말이지 순수하고, 자상하고, 술만 마시지 않
는다면, 아니 마셔도 - - - - - 하느님처럼 줗은 사
람이었어요."

하지만 하나님도 모른다, 부처님도 모른다, 우리
요조의 외로움을. 즉, 그것은 '존재의 고통'이었던
셈이니까?

그것은 '타인이 내 앞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고통에 휩싸이는 것이다. 그러니 '존재의 고통'에
시달리던 요조는 살아서 죽을 때까지 전혀, 행복
이라고는 느끼지 못했을 테니까 말이다.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
민음사 펴냄

👍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추천!
2020년 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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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9wvixhhsjyvb

#서른살엔미처몰랐던것들

"마음의 녹슨 갑옷"에서 기사는 갑옷을
벗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자신
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 ) 책 가운데 침묵의 성에서 만난 왕은
갑옷 입은 기사에게 묻는다.

"우리 대부분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자신의
갑옷을 두르고 살지. 때로는 그 갑옷을 입은
지도 모르는 채 말이야.

심지어 갑옷을 자랑하기에 바쁘고 진정한
자신이 아니라 갑옷만을 위해 살아가지.
자네는 자네인가? 아니면 갑옷인가?"

나는 나일까 갑옷일까. 늘 이 생각을 갖고 살아
간다면 나를 잃어버린 채 헤매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수많은 '갑옷'을 두르고 살아간다. 동시에
그 갑옷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보호해 줄 것이라
고 철석같이 믿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나인지 아니면 갑
옷이 나인지 헛갈리게 되며, 또한 그 갑옷은 시간
이 지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녹이 슨다.

하지만 우리는 갑옷을 벗을 생각은 아예 하지 못한
다. 왜냐면, 두렵기 때문이다. 갑옷이 없으면 어떻
게 살아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갑옷을 벗은 연약하고,
초라하고, 볼품없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
여야 한다. 그래야 지금 당장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사라지더라도,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테니
까?

서른 살엔 미쳐 몰랐던 것들

김선경 지음
걷는나무 펴냄

👍 불안할 때 추천!
201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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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9wvixhhsjyvb

#밑줄긋는여자

이 책은 '책 이야기'면서 동시에 '사람 사는 이야기'다.
그리고 자극적이지도 않고, 가독성 또한 좋아서인지,
가볍게 읽기에는 그야말로 딱인 책이었다.

밑줄 긋는 여자

성수선 지음
엘도라도 펴냄

👍 외로울 때 추천!
2019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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