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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사노 요코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나이를 먹는다는 건 뭐랄까, 한없이 유년으로
돌아가는 거다. 나고 자란 어릴 적 경험이 차차
거대해져서 이빨을 드러내는 거다.
우리에게는 이미 번영의 시대는 없다.
있어도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는 지금을 살아온
거다. 그리고 노상 흠칫하며 식은땀을 흘리는
우리 손과 우리 발을 보고 마는 거다.
나도 자운영 꽃밭 속에서 자운영 꽃만 안고 석양에
물들고 싶다.
요사이 자라난 젊은이들에겐 초라한 얘기라서
미안하군. 언제까지 들떠서 살라고, 흥.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사노 요코
***
이 책의 글들은 정말 지극히 개인적이고, 깨알같이
소소하고, 솜털같이 가벼운 이야기들이다. 게다가
너무 솔직해서 읽는 사람마져, 약간의 창피한 마음이
생길 정도다.
솔직히, 마음 속으론 "뭐 이런 얘기까지 내가 읽어야해"
투덜대면서 읽지만, 어느센가 나도 모르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작가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란 것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아마도 그녀의 글속에, 그녀의
'인생의 깊이'와 '깊은 통찰력'이 묻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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