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시간만 나면 킬링타임용으로 책을 사고, 읽고 그랬는데 휴학하고나니 시간을 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전에 사두고 이제서야 김금희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 좀 간만에 펼쳤다고 문장이 이렇게 완고하고 무뚝뚝할 수가 있을까. 한 문장문장이 감정은 매말랐는데 흡입력 있고 깊은 울림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다.
무심코 펼쳤다가도 단편소설 한 파트는 단숨에 읽게 만든다. '아주 없음'이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로 잠겨 있는 기억들. 그로부터 흘러나온 미세한 파장이 건드리는 '보통의 시절' 이라고 책 뒤에 소개되어 있다.
감정 없는 문장들이 깊은 울림을 갖고 있는 건 무심코 읽고 넘어갔다가 아마도 뒤늦게 인식하고 아, 그래서 그렇게... 싶게 만드는 인생의 끄덕거림을 가능하게 하달까. 이 책은 드라마로도 나왔어서 그게 더 잘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나는 책이 더 맘에 든다!
텍스트만으로도 정말 고개 끄덕거리며 인물들의 건조한 인생에 깊이 끼어들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최은영, 김애란 작가님과 더불어 좋아하는 작가가 또 생겼다...!
3
수아
소노 아야코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시는게 어떨까요. 일본 내에서는 꽤나 적극적으로 활동한 우익 작가여서 전 모르고 있다가 꽤 충격을 받았었거든요. 이미 알고 계실 수도 있고, 작품과 작가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너무 주제넘었습니다만. 저도 책 자체는 좋았는데, 막상 우익 인사라는 걸 알고 책을 다시 보니 뭔가 무서워지는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글 남깁니다.
2018년 9월 7일
맑음
이무래도 이 책을 읽었을 때의 감성만 써 놓아서 저도 말씀 듣고 알아보니 그런 경향이 좀 있네요. 이 작가의 다른 책에서는 그런 면이 보이는 게 좀 있었거든요. 지나친 종교인이란 생각도 들고... 아무튼 감사해요, 작가에 대한 의문이 하나 풀린 것 같아요.
2018년 9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