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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한 남자,알랭 드 보통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사랑의 기초

알랭 드 보통 지음
문학동네 펴냄

42 사회적 관계의 모순 중 하나는, 우리가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보다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결국은 훨씬 더 잘 해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그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매우 진지한 기대를 품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고, 어쩌면 이런게 사랑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작정하고 싸우려면 먼저 그 에게 아주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법이다.

우리가 남편이나 아내로부터 듣는 비판들은 대개 고통스럽지만 진실이다. 내 친구들은 나의 성격적 결함을 굳이 지적해 줄 정도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뿐이다.

하지만 기분이란 변덕스러워서, 늦은 밤 낯선 이국도시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가 날이 밝으면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 아무리 애써도 찾아내지 못하는 아름다운 광장 같다.

배신당한 사람의 분노는 기본적이고 불가피한 진실과 맞닥뜨리지 않으려는 시도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전부가 될 수 없다는 진실 말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당당한 품위와 비극적 멜랑콜리 속에서 이 무시무시한 관념은 받아 들이는 대신, 우리를 실망시킨 타락한 배우지를 책망한다. 우리가 곁에 머물 수 있는 바로 그 사람의 결점을 찾아내는 건 도덕적으로 그릇 된 일이라고 비난하고 싶어한다. 다만 우리가 자기 자신에 대해, 그가 거짓말을 한 건 그리고 결혼 생활에 대해 인정하려 들지 않는 모든 것 들 때문이다

우리를 둘러싼 현대의 사랑 이야기는 우리에게 위험천만한 기대를 주입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 때문에 실망하지도 않고, 우리 또한 그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라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초자연적인 묘기는 경우에 따라서가 아니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낭만주의는 거짓된 마음의 위험을 경고했다. 그러나 벤은 인간의 외적 삶과 내적 감정들을 일치시키려는 노력만큼이나 위험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우리가 인생의 중대한 계획들을 이끌어줄 북극성의 역할을 감정에 맡긴다면, 이는 감정에 너무 큰 무게를 실어주는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삶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그럭저럭 계속해나가는 단순한 일. 이것이 진짜 용기이며 영웅주의다.

진정한 용기는 불안에 시달린다고 쉽사리 파괴되지 않는 것이다. 상대의 약한 모습에 좌절하여 상처주지 않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자신과 똑같이 상처받은 사람들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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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매우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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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젊었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나와 동갑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나보다 늙어버린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서른,
기쁘게 한껏 부풀어 오르고 보니
곁에선 부모가 바싹 쪼그라든 채 따라 웃고 있다.

그러니 만일 제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린 제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네가 있는 공간을, 그리고 네 앞에 있는 사람을 잘 봐두라고, 조금 더 오래보고, 조금 더 자세히 봐두라고. 그 풍경은 앞으로 다시 못 볼 풍경이고, 곧 사라질 모습이니 눈과 마음에 잘 담아두라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와 반드시 두 번 만나는데, 한 번은 서로 같은 나이였을 때, 다른 한 번은 나중에 상대의 나이가 됐을때 만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살다 보면 가끔 두 번째 만남이 훨씬 좋기도 하다는 것도 그 ‘좋음’은 슬픔을 동반한 좋음인 경우가 많지만.

달 아래서 홀로 볕을 쬐면서 나는 생각한다. 미성년과 성년, 노인과 아이가 말을 섞는 담벼락 아래 짧은 우정. 그런 것이 정말 가능하다면, 모두가 벗이 될 수 있다면, 둘 중 더 큰 사람은, 더 넓은 사람은 사실 어른인 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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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 특유의 문체가 좋아서 늘 기대하고 읽는데 뭔가 아쉬운 책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다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열림원 펴냄

2019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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