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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뜨면 일단 컴퓨터를 켜고, 켰는데 딱히 할 게 없으니 인터넷 브라우저를 연다. 자신과 상관없고 관심도 없지만 베스트 순위에 뜬 검색어를 클릭하고, 그러다 슬슬 배가 고프다는 것을 깨닫는, 그런 생활을 이곳에서는 하지 않아도 됐다. 전화로 쓸데없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도 줄었다. 세상에는 해야 할 것도 많지만, 하지 않아도 되는 것 또한 많았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늘 컴퓨터로 무언가 하느라 바빴지만, 정작 한 것은 별로 없었다는 것을. 자신이 선택해서 마우스를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무방비로 누출되어 누군가 의도한 곳으로 끌려다닌 거였다. 그거 봤냐? 안봤어. 그 게임 알아? 몰라. 그렇게 대답해도 되는 거였다. 아냐? 알아. 있냐? 있어. 이런 대화에 왜 그렇게 온 자존심을 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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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E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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