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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민음사 펴냄
2018.10~2018~12.02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에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밑그림'이라는 용어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 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 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토마시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 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es muss sein? Es mus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
"Der schwer gefasste enschluss" 신중하게 내린 결정.
가능성의 왕궁에는 토마시와 이루어진 사랑 외에도 실현되지 않은 다른 남자와의
무수한 사랑이 존재하는 것이다.
필연과 달리 우연에는 이런 주술적 힘이 있다. 하나의 사랑이 잊히지 않는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성 프란체스코의 어깨에 새들이 모여 앉듯 첫 순간부터
여러 우연이 합해져야만 한다.
그들은 서로 사랑했는데도 상대방에게 하나의 지옥을 선사했다. 그들이 사랑한
것은 사실이다. 오류가 그들 자신이나 그들의 행동 방식 혹은 감정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공존 불가능성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왜냐하면 그는 강했고
그녀는 약했기 때문이다. / 그러나 바로 그렇기 떄문에, 강해질 줄 알아야 하는 사람
그리고 강자가 약자에게 상처를 주기에는 너무 약해졌을 때 떠날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
바로 약자다.
마리클로드는 미소를 지었다. "사랑은 전투야. 나는 오랫동안 싸울 거야 끝까지."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보다 그가 나를 더 사랑할까? 사랑을 의심하고 저울질하고 탐색하고
검토하는 이런 모든 의문은 사랑을 그 싹부터 파괴할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가 사랑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아무런 요구 없이 타인에게
다가가 단지 그의 존재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사랑)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안개 속을 헤치고 두 사람을 싣고 갔던 비행기 속에서처럼 그녀는 지금 그 때와 똑같은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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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거렸다. 그래도 꼭 다 읽어야지 하면서 읽었던 책.
읽히는 부분에서는 엄청난 집중력과 흥미가 느껴지지만 읽히지 않을 때는 한없이 어려운 책.
다시 읽어보면 매우 다른 기분이 들것 같은 기분이든다. 많은 생각이 드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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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젊었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나와 동갑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나보다 늙어버린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서른,
기쁘게 한껏 부풀어 오르고 보니
곁에선 부모가 바싹 쪼그라든 채 따라 웃고 있다.
그러니 만일 제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린 제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네가 있는 공간을, 그리고 네 앞에 있는 사람을 잘 봐두라고, 조금 더 오래보고, 조금 더 자세히 봐두라고. 그 풍경은 앞으로 다시 못 볼 풍경이고, 곧 사라질 모습이니 눈과 마음에 잘 담아두라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와 반드시 두 번 만나는데, 한 번은 서로 같은 나이였을 때, 다른 한 번은 나중에 상대의 나이가 됐을때 만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살다 보면 가끔 두 번째 만남이 훨씬 좋기도 하다는 것도 그 ‘좋음’은 슬픔을 동반한 좋음인 경우가 많지만.
달 아래서 홀로 볕을 쬐면서 나는 생각한다. 미성년과 성년, 노인과 아이가 말을 섞는 담벼락 아래 짧은 우정. 그런 것이 정말 가능하다면, 모두가 벗이 될 수 있다면, 둘 중 더 큰 사람은, 더 넓은 사람은 사실 어른인 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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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 특유의 문체가 좋아서 늘 기대하고 읽는데 뭔가 아쉬운 책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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