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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에서 아침을

트루먼 커포티 지음
시공사 펴냄

76 호숫가에 이르자 공원 안내원이 부채질을 하며 낙엽을 태운 모닥불을 키웠고 인디언 신호처럼 솟아오른 연기만이 흔들리는 공기 속의 유일한 얼룩이었다.


81 하늘과 땅보다도 밀드래드와 홀리는 극과 극으로 달랐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두 사람이 샴쌍둥이처럼 이어졌고, 두 사람을 한데 이어 붙인 생각의 실은 이처럼 흘러갔다. 평균적 개성은 종종 모습을 바꾼다. 몇 년마다 우리 몸은 완전한 분해 수리를 겪는다. 바람직한 일이든 아니든, 우리가 변화한다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래도, 여기 절대로 변하지 않을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거기서 밀드래드 그로스먼은 홀리 골라이틀리와 공통점을 지녔다. 두 사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일찍 자기 성격을 받았기 때문에. 벼락부자처럼, 그 때문에 균형을 잃었다.

104 야생동물에겐 마음을 주면 안돼. 마음을 두면 줄수록 걔들은 더 강해지니까. 강해져서 숲속으로 도망가버려. 아니면 나무 위로 날아가든가. 그 다음에는 더 큰 나무로 날아오를 거고. 그 다음에는 저 하늘로. 그렇게 끝나는 거예요, 아저씨. 야생동물을 사랑하게 되면, 나중에는 결국 하늘만 바라보며 끝.

105 사랑하는 닥. 하늘을 바라보는 편이 하늘에 사는 것보다는 더 좋답니다. 무척 공허한 곳이에요. 무척 흐릿하고. 천둥이 치면 다들 사라지는 그런 나라일 뿐이야.

113 봄이 왔다가 가버린 줄 모르는 겨울 동물처럼 겨울잠을 잤다.

118 좋은 사람? 단순히 정직하다는 뜻이 아니에요. 법을 잘 지킨다는 뜻의 정직도 아니고. 나 그날 재미있기만 하다면 무덤도 털 수 있어요. 죽은 사람 눈에 놓인 25센트 동전도 훔칠 수 있다고. 그런 것 말고, 너 자신에게 충실하라는 식의 정직 말이에요.

이제 말보다 침묵으로 더 자주 소통하는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달콤한 깊이에 도달했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153 말했잖아요. 우리는 어느 날 강가에서 만난 것뿐이라고. 그게 다야. 독립적으로 사는 존재 우리 둘 다 그래요. 우리는 절대로 서로에게 어떤 약속도 한 적이 없어. 절대로....
2018년 1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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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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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5 인디언들은 물웅덩이 수면으로 내리꽂히는 바람의 부드러운 소리를 좋아한다. 한낮에 내린 비에 씻긴 바람 그 자체의 냄새를 좋아한다. 소나무 향기도 마찬가지다. 얼굴 붉은 사람들에게 공기는 더없이 소중한 것이다! 동물이든 나무든 사람이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똑같은 숨결을 나눠 갖기 때문이다.


p67 내가 보기에 당신들의 삶에는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당신들은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들을 쫓듯이 부와 권력을 따라 뛰어다닌다. 그러나 손에 움켜잡는 순간 그것들은 힘없이 부서져 버린다. 당신들은 사랑을 말하지만 확실하지 않고, 약속을 말하지만 그것도 분명하지 않다. 당신들의 현재는 더없이 불안해 보이고, 마치 집을 잃은 코요테가 이리저리 헤매다니는 것과 같다. 당신들이 햇살 비치는 들판에 앉아 자연을 응시하거나, 고요히 자신을 비춰 보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당신들은 계절의 바뀜도 하늘의 달라짐도 응시하지 않는다. 보라, 순간순간 하늘은 변화하고 있지 않은가. 당신들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조차 잊어버린 이상한 사람들이다. 당신들은 늘 생각에 이끌려다니고, 남는 시간은 더 많은 재미를 찾아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자기를 돌아보는 침묵의 시간이 없다면 어찌 인간의 삶이라 할 수 있는가.
어찌 어머니인 대자연의 품에서 태어난 자식이라 할 수 있는가.

p69 나는 내 상황의 주인이다. 내 몸의 주인이며, 내 자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며, 내가 내 나라의 주인이다. 나는 어떤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로지 위대한 정령에게만 의지한다.

늙은 인디언들을 만나면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위엄 때문에 마치 한겨울의 숲 속을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p78 그 위대한 신비에게 바치는 인디언들의 예배는 침묵과 홀로 있음 속에서 행해졌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이기적인 욕망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
신과의 만남이 이렇듯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유는 모든 언어가 불완전하고 진리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p83 광대무변한 자연의 세계와 그것이 지닌 수많은 경이로움들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측량하지 않았다. 원인과 결과에 따른 제한된 사고방식은 인디언의 방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우라는 모든 것 속에서 기적을 발견했다. 씨앗과 알 속에서 생명의 기적을, 번개와 불어나는 강물에서 죽음의 신비를.

p88 조용히 자작나무의 수런대는 소리, 사시나무의 은빛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했다. 밤이면 소리 없이 여행하는 별들의 대장정을 손짓해 보였다. 침묵, 사랑, 경외감, 이것이 아이를 가르치는 세가지 기준이었으며, 아이가 좀 더 성장하면 자비심, 용기, 순결의 기준이 뒤따랐다.

p89 때가 되면 아이는 스스로 기도하는 자세를 배우고, 절대의 힘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다가갔다. 아이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이 피를 나눈 형제이며 누이라고 느꼈다. 아이에게 폭풍우 치는 바람은 위대한 신비가 보내는 소식이었다.

p98 진정한 인디언은 자신의 재산이나 노동에 값을 매기지 않았다. 자신이 가진 힘과 능력으로 베풀 따름이었다. 힘들고 위험한 일에 자신이 선택되는 것을 영광으로 받아들였으며, 그것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p100 어떤 추위와 배고픔, 어떤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이빨을 곤두세우고 덤벼드는 위험과 죽음 앞에서도 선한 일을 하려는 그대의 의지를 포기하지 말라.

생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달(4월) 21일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시애틀 추장 지음
더숲 펴냄

2024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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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스(YIPS)란 압박감이 느껴지는 시합 등의 불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근육이 경직되면서 평소에는 잘 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입스란 용어를 처음 접했다
현대인은 입스에 걸린 군중 같다.

중복된 내용이 많지만 그 당시 사람의 치열함 및 처절함이 느껴진다
표지사진이 강렬하여 읽게 된 책.
태를 보면 평소의 생활습관을 알 수 있다는데 적확한 사진이다

인생은 순간이다

김성근 지음
다산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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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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