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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차별과 혐오를 즐기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가?)의 표지 이미지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나카노 노부코 지음
동양북스(동양문고) 펴냄

이 책의 저자는 뇌 과학자이다. 인간의 차별본능을 의미하는 노골적인 제목을 지었다. 차별에 대한 면죄부라도 주고싶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사실 이 책은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다.
자신의 차별본능을 자각하고 다스릴줄 아는 성숙한 인간으로 이끈다. 차별, 질투, 악플, 집단괴롭힘 등 인간을 이해하여 내가 남에게 악한 짓을 하지도 당하지도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게 한다.
저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한다 말할수는 없지만, 많은 것에 고개를 끄덕였고 유익했다.

내용 정리 :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본능적으로 집단이 와해되는것을 두려워하여 무임승차자나 집단에 도움이 안되는 인간을 배척하고 싶어한다.
집단을 유지하려는 향사회성이 강할수록 조금만 이질적이어도 혹은 조금만 약해보여도 장차 집단에 해가 될거라는 본능 경고등이 과민하게 울려댄다는 것이다.
인간은 몸에 필요한 당분을 본능으로 맛있게 느끼듯, 집단을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한 이 본능에도 쾌감을 느낀다. 돌로 사냥하던 현생인류 조상들이 DNA에 새겨준 생존을 위한 쾌감이라는 것이다.
협동이나 단결은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취급되는 가치이지만, 사실 오버 생크션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모두 힘을 합해", "다 같이 사이 좋게" 협동일치단결이 강해질수록 방해되는 인물, 이질적인 인물, 타집단에 대한 적대감이 커져서 차별과 집단괴롭힘이 일어난다.
때문에 집단구성원의 균질성을 적절히 낮추도록 유도하여 다양한 개성과 다양한 생각을 마음껏 발산할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DNA를 우리가 후세대에게 전달해야 할 때이다.

일본 대기업이었던 샤프는 기업 내에서 세개의 파벌로 분열하여 서로 다른 파벌의 발목을 잡았다. (킹기도라 경영-머리 세개의 괴수) 이것이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어 대만 기업에 매각되었다.
향사회성을 내부의 다른 파벌집단보다 회사외부요인을 상대로 발동시켰으면 어땠을까?

"학교폭력 없는 청정학교" 같은 슬로건은 학교폭력 발생시 학교측이 이를 은폐하도록 만든다. 집단 속에서 집단괴롭힘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학교폭력을 마주해야한다.
학교와 교사에게 학교폭력 발생의 책임을 묻거나 뒤처리하게 하는것은 학교폭력을 은폐하게 만들뿐 피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관계자를 배제한 학교폭력 전담기구 등이 필요하다.


오찬호 해제 中
퇴행적인 연대를 자랑이라 일삼는 패거리 문화는 동참하지 않은 자를 짓밟는다. 말 그대로 켕기는 구석이 많아서다. 여기서 개성과 자유재량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대표적 특징으로 언급될 뿐이다.

본문 中
<냉철한 이성과 공격하고 싶은 욕구가 충돌할 때 이성이 공격 욕구를 억누르기는커녕 더욱 고도한 방향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이성이 ‘공격이 옳은 일’이라고 합리화해주기 때문이죠. 억제 구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중략)
정의를 표방하고 집단 괴롭힘을 가하는 쪽은 아무리 타일러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정의를 구현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죠. 때로는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는 쾌감에 중독된 경우도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질투는 서로 ‘유사성’과 ‘획득 가능성’이 높을 때 강해진다고 합니다.
유사성이란 성별이나 직종, 취미나 기호 등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중략)
획득 가능성이란 상대가 가진 것을 자신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의 가능성을 말합니다. (중략)
가치관이나 연령이 다른 사람, 자신과는 목표가 다르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쫓아갈 수 없을 만큼 우수한 사람, 부와 권력이 자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은 유사성이나 획득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질투 대상이 되기 힘듭니다.>
2019년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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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oora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전통파 추리소설이다. 사건 해소의 뒷맛이 깔끔하고 주인공이 선해서 기분이 밝아진다.
과거사건에서 공범을 결심하게 된 사연들이 자세했다면 더 재미있었을것 같다.
범인을 비롯하여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과장된게 작품 분위기와는 어울렸지만 유치함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심심할때 가볍게 읽기 좋다. 없는 시간을 내서 읽을 책인지는 모르겠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문제다. 추리소설 마니아들은 극찬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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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에도 그런게 있으면 좋겠네요. 일기예보 같은거 말이에요."
"몰랐습니까?"
"뭘요?"
"사건의 일기예보, 그게 바로 우리의 일이라는 거.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의 정보를 모아 다시 일어날지도 모를 사건을 예측하고,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일 말입니다."

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연담L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1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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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oora

기나긴 이별이 1953년에 출간된 책이라니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얼마나 한결 같은지 놀랍다. 돈과 권력은 어느시대든 사람을 현혹한다.
현실적인 배경속에 초현실적인 주인공이다.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약한사람, 권력 앞에 기죽지 않고 위협 앞에 굽히지 않는 사람, 조금이라도 거리낌이 있다면 돈도 사랑도 친구도 받지 않는 결벽적인 사람.
이런 사람이 드물긴해도 세상에 존재할것이다. 결혼해서 가정을 지켜야 하는 순간 사라질뿐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반려동물 조차 곁에 두지 않고 사람들과 이별하며 홀로 늙어가는 고독한 탐정이다.

<이별을 할때마다 조금씩 죽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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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얼마나 순진하길래 이러시오, 말로? 세상물정 알 만큼 아실텐데. 법은 정의가 아니오. 몹시 불완전한 체계란 말이오. 눌러야 할 단추를 또박또박 정확히 누르고 행운도 좀 따라줘야 간신히 정의가 실현 될까 말까요. 법은 처음부터 일정한 체계를 마련해보려고 만들었을 뿐이니까.">

<고무밴드 한개를 집더니 양쪽 엄지에 걸고 잡아당겼다. 점점 더 길게 늘였다. 마침내 고무밴드가 뚝 끊어졌다. 그는 끊어진 고무줄 끄트머리에 얻어맞은 엄지를 문질렀다.
"누구나 지나치게 잡아당기면 끊어지기 마련이오. 아무리 강인해 보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지. 또 만납시다.">

<"난 아직 무사해요. 자꾸 겁주려고 하지 마세요. 내가 원하던 대로 됐으니까. 레녹스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스프링어한테 가서 면상에 침을 뱉었겠지만."
"당신이 대신 뱉어줬잖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스프링어도 그 사실을 알아요. 검찰은 마음에 안드는 사람을 옭아매는 방법을 백가지도 넘게 알죠.">

<"잘 가게, 친구. 작별인사는 생략하겠네. 가슴에 사무칠때 벌써 해버렸으니까. 슬프고 쓸쓸하고 영원한 이별이었으니까.">

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열린책들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0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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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asoora

주인공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지만 사실 좋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걸 느끼고 주인공에게 다가온다. 주인공은 인간관계를 바라지 않고 무심하려 하지만 사람들은 제멋대로 마음을 열고 사연을 들려준다. 주인공의 삶에 난입하는 주변인들이 '침입자들'의 정체다.
주인공은 나무 같은 사람이다. 갖가지 사연으로 지친 새들이 찾아온다. 새들은 충분히 쉬었다가 제 갈 길을 떠난다. 나무 역시 그 이상의 관계를 바라지 않는다. 막지 않고, 잡지 않고, 아쉽지 않고, 무심하다.

주인공은 진지한 것을 가벼운 말투로 말한다. 그러고 보니 모든 질문에 다 진지하게 대꾸할 필요는 없구나ㅋㅋ
의미심장한 말을 해놓고, '그거 무슨뜻으로 하는 말이야?' 하고 상대가 물으면 아무뜻도 없다고 천연덕스럽게 넘기는 주인공의 방식이 좋아보였다. 과거를 묻는 질문엔 알코올성 치매라고 능청스럽고도 단호하게 회피한다.
그래도 관계는 망가지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이 좋아한다(?)

예전에 '독서중독자들'이라는 코미디 웹툰을 중반 정도까지 봤는데, 거기 멤버로 나가면 코드가 딱 맞을듯한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하도 책이나 영화 예술 등을 많이 인용하길래 '뭐지 작가의 아는척을 위한 두번째 자아인가' 했는데, 나중에 작가의 말에서 밝히기를 '좋아한 작품들의 오마주' 였다고 한다. 나도 사람들에게 내 취향을 함께 하자고 조르고 싶은 본능을 억누르고 사니까 이해가 되었다.

표지만 봤을땐 스릴러나 추리소설인 줄 알았다. "택배가 도착하는 순간, 인생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과거를 덮으려는 자, 잃어버린 자, 잊으려는 자. 의문의 남자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숨막히는 이야기." 라는 소개글이 아주 틀린말은 아닌데, 장르 낚시라는 느낌도 지울수 없다;

초반엔 택배기사의 고된 현실을 폭로하는 리얼리즘 소설인가 했지만 뒤로 갈수록 현실 판타지다. 유치함 속에서도 현실에 대입해 볼만한 주제를 품고있기 때문에 그리 나쁘진 않았다. '사람이 상처로부터 자신을 추스르는 이야기. 옳든 그르든 각자의 길을 찾아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아마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곁에서 쉬고 떠났듯이 주인공도 택배 터미널에서 쉬고 떠나는 것이다.
택배 동료가 주인공에게 '행운동은 택배기사가 아니다. 택배일을 진지하게 여기는게 아니라면, 택배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택배를 무시하면서 택배일 하는 사람은 싫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 말이 주인공을 돌아가게 만든게 아닐까?
사막에서 집을 지어보려 했지만 도피였을 뿐이다. 슬픔을 시간으로 달랜 뒤엔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결국 육지로 돌아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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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라도 날로 먹고 싶은데 그마저도 꼭 비싼 비용을 치르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손에 쥔 건 어쩐지 싸구려 같고. 시간에 사기당한 기분이죠. 어떡하겠어요? 그게 멍청함의 대가인것을. 하지만 누굴 탓할 일은 아니죠. 누구도 그리 살라고 등들 떠민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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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어 오브 드래곤'이라는 영화를 봤습니까?"
"모르는 영화에요."
"거기에서 미키 루크가 이런 대사를 하죠. '난 상처받은 영혼이야'. 그걸 듣고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십니까?"
"몰라요."
"젠장, 안 그런 영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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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유를 원하죠. 하지만 실제로 자유를 감당할 만한 사람은 별로 없어요. 왜인지 아십니까?"
...
"자유의 대가는 공포니까요. 생계의 공포. 인간관계에 있어 고립의 공포. 그 공포를 감당하며 살 만큼 자유를 원하는 사람은 흔치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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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다산책방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0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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