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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회 나오키상 수상작. 등장인물들과 같이
취업 활동을 통해 신입사원이 된 89년생의 작가.
일본 배경의 일본 작가가 쓴 소설이지만
한국의 20~30대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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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구석 자리에서 몰래 숨어 자소서 쓰던 나,
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렌즈를 사서 끼고
뻑뻑함에 눈물 줄줄 흘리며 면접 보러 가던 나,
낯설고 불편한 정장에 어색하게 자세를 고치던 나.
그 때의 나는 어떤 마음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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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에 있으면서 각자의 생각을 직접
얘기하지 않는 두 사람과 같은 곳에 남겨지면
대수롭잖은 얘기조차 하지 못하는 두 사람.
다카요시가 R&B를 계속 틀어 주어 다행이었어,
하고 아무도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 방 안에서
나는 생각했다.”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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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파이팅’은 인터넷이나 SNS 어디에도
굴러다니지 않는다. 바로 바로 서는 전철 안에서,
너무 센 2월의 난방 속에서 툭 굴러 떨어진 것이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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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선로를 함께
봐 주는 인원 수가 달라져 가는 거라고 생각해.
(중략) 나 이외의 사람과 함께 보아 온 자신의
선로를 자기 혼자 바라보게 되고, 이윽고 또
누군가와 함께 응시할 날이 와. 그 즈음에는
그 소중한 누군가의 선로를 함께 바라보겠지.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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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개명(改名)같은 것이 끝났나고 생각하니,
뭐랄까, 좀 쓸쓸해지더군요. (중략)
우리는 지금까지 그렇게 자동적으로 바뀌어 왔잖아?
초등학교 들어가서 6년 지나면 중학생이란
이름으로 바뀌고, 3년 지나면 고등학생이란
이름이 되고. 그런데 앞으로는 스스로 그걸
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거야.”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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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취업활동을 잘하는 것 뿐이었어.
달리기를 잘한다, 축구를 잘한다, 요리를 잘한다,
글씨를 잘쓴다 하는 것과 같은 레벨에서
취업활동을 잘하는 것 뿐이었어.
그런데 취업활동을 잘하면 마치 그 사람이 통째로
아주 대단한 것처럼 말해. 취업활동 이외의 일도
뭐든 해낼 수 있는 것처럼. 그거, 뭐랄까.
그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야, 피망을 못 먹는 것처럼,
윗몸일으키기를 못하는 것처럼 그냥 취업활동을
못하는 사람도 있잖아. 그런데 취업활동을 잘하지
못하면 그 사람은 통째로 무능한 게 되어 버려.”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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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이어도 20점이어도 좋으니 네 속에서 꺼내.
네 속에서 꺼내지 않으면 점수조차 받을 수 없으니까.
100점이 될 때까지 무언가를 숙성시켰다가 표현한들
너를 너와 똑같이 보는 사람은 이제 없다니까.”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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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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