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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식당의 밤

사다 마사시 지음
토마토출판사 펴냄

여기 한 동네에 신비롭고 기품 있는 마스터와 음식 솜씨가 끝내주는 어머니가 운영하고 있는 은하 식당이라는 선술집이 있다.
아름다운 별들이 모여 사는 것처럼 사람들이 두런두런 모여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슬픈 이야기와 함께 술 한 잔과 맛있는 안주로 정을 나눈다.

총 6개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는 느낌이라 뭔가 색달랐다.
나도 같이 은하 식당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라 집중해서 이야기 속에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첫사랑 연인의 동반 자살은 안자이 미치요의 애처로운 사랑 이야기였다. 어렸을 적 자신을 구해준 생명 은인 오시노 코조에게 사랑을 느끼고 연인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지만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둘은 서로를 그리워한 채 세월을 보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속에서만 품고 살아야 하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코조의 마지막 편지를 보고 너무나 애절해서 눈물이 나올뻔했다.

두 번째 이야기인 매달 배달되는 돈 봉투는 다치바나 시노의 아름다운 용서 이야기였다. 사랑하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게 되고 많이 힘들어한다. 그래도 시노의 곁에 조카 미쓰키 부부와 조카손녀 요시노가 많은 힘이 되어주고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몇 달 후 어느 날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돈 봉투를 보내기 시작한다. 겨우 잊고 살고 있는데 돈 봉투로 인해서 시노는 힘들어한다.
가해자는 나름 용서를 구하는 방법으로 보내지 말라고 해도 매달 돈 봉투를 보내는데 처음에는 너무 일방적인 용서를 구하는 방법이라 이건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시노는 가해자에게 당신을 원망한 적은 있어도 미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하면서 진심으로 잘못을 빌었으니 용서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는 나만의 아픔만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아픔과 진심을 들여다보면서 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 번째 이야기는 지독하게 운 없는 남자 오야마 다로의 인생 이야기이다. 다로의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인해 빚을 지고 종적을 감추었고 다로의 어머니와 함께 눈물겨운 고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모자는 힘들지만 서로를 의지하면서 열심히 사려고 노력하지만 안타깝게도 계속해서 불행한 일들만 뒤따르게 된다. 다로의 어머니는 결국 다로에게 이제 지치지 않냐며 조용히 눈물을 흘리게 된다. 모자는 결국 동반자살을 결심을 하고 행동으로 실행하게 되지만 다로의 어머니는 성공하고 다로는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기절하면서 지나가던 사람에 의해 구조되면서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자살방조죄로 감옥에 가게 된다. 출소하면 바로 어머니를 뒤따라 다시 자살할 생각으로 출소 날을 기다리고, 가석방되던 날 자신을 구해준 사람과 자신에게 실형을 내린 판사가 앞에 마중 나와 있는 모습을 보고 다로는 길바닥에 쭈그려 앉아 울게 되는데 나도 이 장면에서 같이 울게 되었다. 사실 다로의 이야기는 가슴이 너무 미어져 읽는 내내 울었다. 비록 어머니는 먼저 갔지만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나중에 어머니를 만나면 남은 여생 잘 보내고 왔다고 하면서 어머니에게 안겨서 잘했다고 칭찬받았으면 좋겠다.

네 번째 이야기는 서투른 사랑으로 아이하라 히데키와 오누마 마사미의 이야기이다. 어린 나이에 불같은 사랑과 함께 도피를 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피를 하고 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그냥 그랬다. 그래도 나중엔 같이 철이 들고 같이 사랑을 꿈꾸며 보듬어 나간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요괴 고양이 삐이였다. 오카다 치요가  죽은 친오빠가 마지막에 들었던 재즈 음반을 찾게 되면서 오빠와의 옛날 일을 추억하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것도 그냥 그랬다. 고양이 목숨은 9개라던데 그래서 삐이도..!!?

마지막인 여섯 번째 이야기는 첼로 켜는 술고래이다. 다카다 사부로와 야마모토 나오즈미는 같이 음악을 전공하며 우정을 쌓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부로의 아버지가 사라지면서 경제적인 부분이 흔들리면서 사부로는 첼로를 그만두게 된다. 하지만 사부로를 지원해주려는 사람이 나타나지만 사부로는 음악의 길을 포기한다고 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렇게 첼로가 아닌 다른 인생을 자유를 느끼며 사부로는 열심히 살아간다. 그리고 나중에 사부로의 아버지가 나타나게 되고, 사부로는 아버지를 원망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재미있는 인생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아버지를 용서하고 아버지를 챙겨준다. 나는 아직까지는 날 버린 사람에게 사부로처럼 저런 행동은 못할 것 같다. 사람은 정말 어떤 식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은하 식당의 단골 멤버인 후토시와 테루는 수련회에 배운 말이라며 "각자 행복의 기준이 다르니까. 대단한 인생 같은 건 없어. 그저 소소한 행복이 있을 뿐이지."라고 말해준다.
정말 행복의 기준은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부분도 다들 다른 것 같다. 그러므로 내 기준에 맞춰서 다른 사람이 행복하니 마니를 판단하고 강요하면 절대 안 된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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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데이빗은 아픈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엄마를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에 아빠가 재혼을 하게 되고 이복동생도 생기게 된다. 데이빗은 엄마를 빨리 잊어버린 것만 같은 아빠가 밉고 엄마 자리를 대신하려고 하는 로즈가 밉고 조지는 그냥 미웠다.
모든 게 다 미우니 모든 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가족과는 자꾸 마찰이 일어나며 겉돌게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데이빗에게 어느 날부터 책들의 속삭임을 들리는가 하면 꼬부라진 작은 남자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죽은 엄마의 목소리도 간혹 들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데이빗의 집 정원 쪽에 비행기가 추락하게 되고 추락한 구멍을 통해서 데이빗은 다른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그곳은 데이빗이 살고 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데이빗의 삐뚤어진 마음처럼 삐뚤어진 동화 속 같은 세계였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오즈를 찾아 떠나는 것처럼 데이빗도 왕을 찾아 떠나 모험을 시작하게 되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성장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오즈의 마법사라는 동화는 매번 도로시와 아이들은 징징거리는 것만 같아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데이빗은 생각 의외로 징징거리지 않고 모든 일을 어떻게든 잘 해결해서 앞으로 걸어나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나에게는 약간 지루한 이야기였고, 그래서 데이빗의 이야기를 읽기에는 시일이 많이 소요되기도 했다.
도중에 그만 읽을까도 싶었지만 그래도 데이빗이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길 응원하는 마음과 꼬부라진 남자가 데이빗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이야기를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조금 지루하더라도 조금만 참으면 데이빗의 잃어버린 모든 것과 다시 찾은 모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꼬부라진 남자가 이런 말을 한다
그 누구도 너에게 악을 행하도록 강요할 수 없고 네 안에 악이 있었고 네가 그 악에 진 것뿐이라고.
인간이란 늘 내면에 악에 휘둘리기 마련이라고.

잃어버린 것들의 책

존 코널리 지음
폴라북스(현대문학) 펴냄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2019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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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케이 마사야는 고등학교 진학 전까지만 해도 우등생에 자신감 넘치는 아이였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 성적이 떨어지는 만큼 정신적으로도 나약해지고 만다. 겨우 삼류대학에 붙어서 억지로 대학생활은 하고 있지만 옛날의 우등생이었던 추억에 빠져있는 만큼 찌질하면서도 삐뚤어진 태도로 지내고 있다. 처음에 마사야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잡아다가 정신교육을 단단히 시켜주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이무라 야마토라는 사람들을 끔찍하고 잔인하게 고문하고 죽인 연쇄살인범에게 편지가 오고 면회를 가게 된다.
하이무라는 마사야에게 이미 8건의 살인은 인정되어 사형 판결이 확정되어있는 상태였지만 마지막 살인은 누명이라며 이 한 건이 무죄가 된다 해도 사형 판결이 뒤집어 지진 않겠지만 하지 않은 죄까지 뒤집어쓰기는 싫다며 마사야에게 누명을 벗겨달라고 얘기한다.
하이무라는 마사야가 우등생 시절 때 동네 빵집의 인기 많은 아저씨였다. 옛 추억에 빠져서 살던 마사야는 자신의 현재 초라한 현실은 모르고 우등생 시절의 자기를 기억하는 하이무라의 눈에서 그 시절의 만족감을 느끼며 하이무라에 제안에 응하게 된다.

10대 소년 소녀들만 노리던 하이무라가 자기만의 질서를 깨고 정말 성인 여자를 죽였을까? 누명이 맞는 걸까?
그리고 왜 하필 마사야에게 누명을 벗겨달라고 했을까.
이런저런 궁금증을 품고 나도 마사야와 함께 하이무라의 어린 시절부터 해서 조사하는데 빠져들게 된다.

하이무라에 대해서 파면 팔수록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불우한 어린 시절부터 매력적인 사람의 가면을 쓰고 연쇄살인범이 되어서 사람들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정말 소름 돋지만,
자신도 모르게 계속해서 하이무라에 대해서 알고 싶어지고 하이무라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어지게 된다.

출판사 책 소개 글에서 보면 한니발 렉터 박사보다 더 충격적이다! 라는 글귀를 보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었는데
중반부까지는 어디서 감히 한니발을 언급한 건지 했는데 후반부에 가면 갈수록 그 생각은 싹 사라졌다.
책장을 덮을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 장에는 벙쪄서 다시 몇 장 앞으로 가서 몇 번을 다시 읽었다.

- 네가 좋아하는 대로 해도 돼.
- 선택해도 돼. 너에겐 권리가 있으니까.
- 네가 어떠한 답을 하더라도, 나는 거기에 따르겠어.
그 남자의 목소리는...... 언제나 달콤하고 부드럽다.


- 괜찮아. 네가 선택한 일이야.
- 네가 내린 답이, 전부야.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그 남자의 목소리에 안 빠져들게 조심해야 한다.

사형에 이르는병

구시키 리우 지음
에이치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19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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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인어

@ga1pwavsfcqh

어느 한 도시 D구역에는 온몸이 허물로 뒤덮이는 티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 사람들은 방역센터에서 치료와 T-프로틴이라는 약물을 먹으면서 허물이 없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살고 있지만 쉽사리 허물은 사람들의 몸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방역센터에서 허물을 벗고 나와도 얼마 안 있으면 다시 허물이 조금씩 몸을 침범하게 된다.

이러한 도시에는 롱롱의 전설이 있다. 어마어마하게 큰 뱀 롱롱이가 허물을 벗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들도 덩달아 허물을 벗고 두 번 다신 허물을 몸에 허락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설이다. D구역 사람들이겐 롱롱이의 전설은 실오라기 같은 희망이었다.
파충류 사육사인 그녀와 후리. 그리고 김은 오래된 궁에서 커다란 뱀을 찾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김의 가게로 데려오게 된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여 뱀이 허물을 벗기를 기다리며 롱롱의 전설을 간절히 기대하게 된다.

롱롱이는 전설일 뿐인데 방역센터의 공박사는 틈틈이 롱롱이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커다란 뱀의 허물을 벗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허물에 대한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사실 커다란 뱀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의 이기심 같은 희망 때문에 영문도 모른 채 괜히 도시로 끌려내려와서 고생하는 것 같아서 괜스레 마음이 짠했다
방역센터에서 임상실험을 당하면서 방역센터를 욕하는 허물 입은 사람들은 본인들의 희망 전설 때문에 커다란 뱀을 도시에 데리고 나와 허물도 제대로 못 벗고 있는 뱀을 향해 무서워하면서도 본인들의 소원만 비는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도 롱롱이가 정말 사람들의 희망을 지켜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열심히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지만, 사실 가독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내가 작가님의 상상력을 따라가기엔 부족했나 보다. 읽으면서 엥? 갑자기?라는 생각이 몇 번 들었다. 설명이 조금 더 디테일했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김이 말했다.
"롱롱이 그걸 먹고 진짜로 싸우는 건 아니야. 소원은 네 마음속에 있으니까 그걸 이룰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란다"

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다산책방 펴냄

👍 불안할 때 추천!
2019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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