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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미우라 시온 지음
은행나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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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무엇을 생각했는지 남한테 설명하는 걸 잘 못해요. 단적으로 말해 사전편집부 안에서 겉돌고 있어요.”
다케 할머니는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미짱, 지금까지 네가 겉돌지 않은 적이 있었냐? 만날 책만 읽고, 여기 친구나 애인 한 번 데려온 적 없잖아?”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이제와서 뭐 하러 겉도는 걸 고민하는 거야.”
그러고 보니 왜지?

“어째서 새 사전 이름을 <대도해>라고 정했는지 아는가?”
마지메는 안주인 땅콩을 다람쥐처럼 한 알씩 씹어먹고 있었다. 사사키가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원탁을 두드려 주의를 재촉했다. 그제야 겨우 자기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 마지메는 초조한 모습으로 고개를 저었다.
“사전은 말의 바다를 건너는 배야.”
아키라는 혼을 토로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사람은 사전이라는 배를 타고 어두운 바다 위에 떠오른 작은 빛을 모으지. 더 어울리는 말로 누군가에게 정확히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만약 사전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드넓고 막막한 바다를 앞에 두고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을 거야.”
“바다를 건너는 데 어울리는 배를 엮다. 그런 생각을 담아 아키라 씨와 내가 이름을 지었죠.”
마쓰모토 선생이 조용히 말했다.
2019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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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주)태일소담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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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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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처

변영근 지음
사계절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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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선 기세가 팔 할이야. 실령 승부에선 지더라도 기세에서 밀리면 안 돼. 차라리 감춰. 니 생각, 감정, 숨소리까지,,,, 그 어떤 것도 상대에게 드러내지 마."

"모든 것은 체력이다... 불쑥 손이 나가는 경솔함, 대충 타협하려는 안일함, 조급히 승부를 보려는 오만함... 모두 체력이 무너지며 나오는 패배의 수순이다. 실력도 집중력도, 심지어 정신력조차도 종국에 체력에서 나온다. 이기고 싶다면 마지막 한 수까지 버텨낼 체력부터 길러."

"그렇게 견디다가 이기는 거요. 쓰라린 상처에 진물이 나고, 딱지가 내려앉고, 새살이 돋고! 그렇게 참다 보면 한 번쯤은 기회가 오거든.... 조국수. 바둑판 위에선, 한 번 피하기 시작하면 갈 곳이 없습니다."

승부 각본집

윤종빈 외 1명 지음
스튜디오오드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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