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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미우라 시온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읽었어요
“나는 생각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무엇을 생각했는지 남한테 설명하는 걸 잘 못해요. 단적으로 말해 사전편집부 안에서 겉돌고 있어요.”
다케 할머니는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미짱, 지금까지 네가 겉돌지 않은 적이 있었냐? 만날 책만 읽고, 여기 친구나 애인 한 번 데려온 적 없잖아?”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이제와서 뭐 하러 겉도는 걸 고민하는 거야.”
그러고 보니 왜지?

“어째서 새 사전 이름을 <대도해>라고 정했는지 아는가?”
마지메는 안주인 땅콩을 다람쥐처럼 한 알씩 씹어먹고 있었다. 사사키가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원탁을 두드려 주의를 재촉했다. 그제야 겨우 자기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 마지메는 초조한 모습으로 고개를 저었다.
“사전은 말의 바다를 건너는 배야.”
아키라는 혼을 토로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사람은 사전이라는 배를 타고 어두운 바다 위에 떠오른 작은 빛을 모으지. 더 어울리는 말로 누군가에게 정확히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만약 사전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드넓고 막막한 바다를 앞에 두고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을 거야.”
“바다를 건너는 데 어울리는 배를 엮다. 그런 생각을 담아 아키라 씨와 내가 이름을 지었죠.”
마쓰모토 선생이 조용히 말했다.
2019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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