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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7 - 2020.01.01 (56일)
이번 여름, 태백산맥 10권을 읽는데 53일이 걸렸는데 두권 더 많은 아리랑은 56일이 걸렸다 🤔
작년 겨울 연애의 달콤함에 취해있었다면ㅋ 이번 겨울은 소설 아리랑과 함께 했구나
주로 스벅에서 지하철에서 그리고 퇴근 시간이 지나 홀로 남은 회사 사무실에서 떠났던 ‘고작’ 100여년 전 우리나라 일제강점기 시대로의 여행
무거운 감정이 들 수 밖에 없는 시기이지만 소설 아리랑은 어려운 시대를 꾿꾿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중간 중간 피식 웃음이 나오게 만들어주기도 한 재미있는 대하 소설이었다.
친일파, 밀정 들의 처단이나 봉오동, 청산리 전투 같은 장면에서는 속이 시원하기도 했고 8권에서 동화의 할머니가 죽는 장면 (정확히 말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 예상되던 그 순간 부터) 에서는 정말 눈물 뚝뚝 흘리며 펑펑 울기도 했던, 말 그대로 웃고 울게 만드는 구한말 부터 해방기까지 40년 동안의 민중들의 이야기였다.
김제와 군산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한번도 가보지 않아 더 궁금한 하와이, 만주로도 이어지고 가봤음에도 그 곳에 그런 역사가 있었는지 잘 모르거나 전혀 몰랐던 동경, 상해, 사이판, 블라디보스톡으로도 이어진다.
파란만장한 독립군들의 삶은 ‘그래 1945년에 해방이 되니까 조금만 참으면 된다’ 라며 응원하게 되면서도 그 시절에 내가 살았다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괜히 부끄러워지게 만들기도 했고 왜놈들 보다도 더 밉게 보이는 친일파 놈들을 볼때마다 쳐죽일 놈들이라는 생각과 함께 소설 태백산맥에서 보았던 그 친일파 놈들이 그대로 권력과 부를 유지하고 살게된 해방 후 여전히 힘없는 대한민국이 자꾸 떠올라 한 없이 마음이 갑갑해 지기도 했다.
소설이 끌고간 40년의 세월에, 처음 등장한 인물들은 모두 죽거나 늙어가지만 그 자식들이 장성하여 대를 이어 독립운동을 하거나 친일을 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한 평생 일대기들은 그 쏜살같은 세월의 덧없음을 느끼게 하지만 자식들에 의해 끝없이 굴러가는 역사의 힘은 멈추어지지 않음을 새삼스래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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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동안 죽어간 우리 민족의 수가 400여만! 200자 원고지 2만 매를 쓴다 해도 내가 쓸 수 있는 글자 수는 얼마인가!”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을 쓰는데 6년이 걸렸고 아리랑을 쓰는데 4년8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얼마 전 아버지와 함께한 남도여행에서 들렀던 벌교의 #태백산맥문학관 과 김제의 #아리랑문학관 에서 그 방대한 조사과정과 피나는 집필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소설 아리랑 다음의 이야기가 소설 태백산맥 이기에 태백산맥을 읽고 떠났던 지리산 화대종주도 문득 떠오른다ㅋ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무작정 책을 들이밀며 사진 한번 찍어달라고 요청했던 (나는 빼고) 11명의 아리랑 모델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인스타그램에 기록처럼 책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책만 찍기가 뭔가 단조로운거 같아서 단순히 재미로 주변 지인들에게 부탁했던 건데 ‘그게 뭐하는거야?’ 묻는 사람들이 꽤 있었기에 요기에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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