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나라님의 프로필 이미지

남쪽나라

@namjjoknara

+ 팔로우
캐비닛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의 표지 이미지

캐비닛

김언수 지음
문학동네 펴냄

캐비닛/김언수

이 책은 기이하고 신기하고 환상의 세계로 초대되어 독자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지만 일단 재미있는 소재 때문에 캐비닛 속의 비밀이 더욱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우선 이 책은 소설의 파괴적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본문의 구성과 옴니버스식 꾸며놓은 사건들의 집합을 장편의 소설로 개연성을 확보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우리가 흔히 캐비닛이라 함은, 지금 우리 사무실에도 철 캐비닛이 있지만 그 속에는 그냥 잡다한 문서나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물론 그 속에 중요 서류들도 있겠지만 작가는 이 캐비닛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나 평범한 캐비닛 속에 마술처럼 뿜어져 나오는 이야기는 충분히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는 캐비닛이 쓸데없는 이야기,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먼지 가득한 캐비닛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쌓여간 먼지만큼이나 훅 불면 안개처럼 흩어지듯 몽환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캐비닛은 인간의 변종, 혹은 다른 평범한 인간의 다른 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심토머들이 생겨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도시는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할 만한 조건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p.276).

사람이 잘못되었건, 이 세계가 잘못되었건, 하여간 뭔가 잘못되었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변화라는 것이다(p.138).

우리가 견딜 수 없는 시절은 없어요.
그런 시절이 있었다면 나는 지금까지 살아 있지도 않을 거예요.
우리는 행복한 기억으로 살죠.
하지만 우리는 불행한 기억으로도 살아요.
상실과 폐허의 힘으로 말입니다.

이 책의 백미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게 될 것' 이라는 작가의 독자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뜻한 남쪽나라 통영에서...
2020년 9월 7일
0

남쪽나라님의 다른 게시물

남쪽나라님의 프로필 이미지

남쪽나라

@namjjoknara

  • 남쪽나라님의 괴물 게시물 이미지

괴물

이외수 지음
해냄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남쪽나라님의 프로필 이미지

남쪽나라

@namjjoknara

  • 남쪽나라님의 완전변태 게시물 이미지

완전변태

이외수 지음
해냄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남쪽나라님의 프로필 이미지

남쪽나라

@namjjoknara

  • 남쪽나라님의 풍수전쟁 게시물 이미지

풍수전쟁

김진명 지음
이타북스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남쪽나라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