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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연애소설

조윤성 지음
상상앤미디어 펴냄

있을법한연애소설 #조윤성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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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오간 거리는 그때그때의 상황과 기분도 다양했으니 다시 들추어도 딱딱히 굳어 별 목소리를 내지 않지만, 오래전 딱 한 번 들렀던 유원지를 예고 없이 다시 지나게 되면 그 어린 날의 하늘이 얼마나 맑았으며 그날 입었던 꽃무늬 원피스가 얼마나 촌스러웠는지 선명하게 기억난다.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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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달 평균 7.1권의 책을 읽는다.(내 독서 기록 어플을 보니 그렇게 써있다. 올해 현재 64권ㅋ) 2020년 기준 베스트는 조정래 작가님의 한강인데 그 열권을 포함 별표 5점 만점에 5점을 준 책은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그리스인 조르바, 재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니나 라쿠르의 우린 괜찮아였다. (와 그러고보니 그렇게 재밌게 읽은 요 네스뵈의 소설들이 4점이나 4.5점 밖에 되지않는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 이 책은 미쳤다. 내가 그토록 찾았던, 그리고 쓰고 싶고 쓰고 있는, 조금 유치하지만 공감되는, 편한, 재미있는, 쉬운, 그런 연애소설과 가장 가깝다. (그래서 이 책도 5점‼️) 이미 조금 늦은 밤, 큰 기대 없이 가볍게 첫장을 넘기고 주인공 수아를 만났다. 오, 요거 좀 재밌겠다 했다. 그 수아가 곧 세욱을 만나는데 내가 찾던 연애소설을 드디어 만난것 같아 실제로 입꼬리가 올라가며 그와 헤어지는 장면을 볼때까지 책을 덮지 못했다. 내가 궁금해하던 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연애의 전개가 사실적으로, 디테일하지만 어렵지 않게 묘사된다. 밤이 너무 늦어 할 수 없이 책을 덮었지만 그 여운이, 아직 많이 남은 분량의 전개가 기대되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나? 수아는 매번 별로인 남자만 만난다. 그리고 너무 쉽다. 사랑에 대한 기대가 크기에 본인이 적극적이기도 하지만 왜 또 다 키크고 잘생긴 사람만 계속 생기는건지ㅋ 반복되는 연애 패턴도, 그리고 오히려 찾기 힘들것 같은 달콤하지만 나쁜남자들의 연속적인 등장도 처음의 전개나 묘사가 너무 좋아 이 소설에 반해버린 나를 실망케했다. 하지만 이제 막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내 떨어진 평점이 다시 5점으로 바뀌었는데, 그건 드디어 찾은 (수아의 마지막 종착지일것도 같은) 종욱이와의 갈등에 대한 묘사가 마치 이 소설의 제목처럼 현실감있게 다가온 이유도 스쳐지나간 남자들 중에 하나였던 전주의 건우와는 뜨거운 상태에서 헤어졌기에 그 만남이 길거나 잦지 않았어도 충분히 흔들릴 수도 있다는 개연성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드디어 (남자가 쓰레기라서 헤어지는 그런 정리가 아닌, 이 소설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이별(혹은 이별 예감에) 대한 묘사가 너무 좋았기 때문일거다. 이 책은 꼭 다시 한번 더 읽어볼거 같다. 그리고 연애를 주제로 시시콜콜한 얘기를 할 때 많이 인용할 책이 될듯👍 독후감이 꽤 길었네ㅋ 그만큼 공감이, 내 마음이 많이 움직였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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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책 #독서 #연애소설 #bookstargram #book
2020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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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요. 작가의 목소리. 문장이 다소 서툴러도 좋은 목소리를 가진 작가의 글을 읽으면 힘이 느껴지잖아요. 좋은 문장이 중요한 건 이 목소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문장이 목소리를 분명하게 드러내주거든요.”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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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있고 북토크가 있고 글쓰기 강의가 있다. 로맨스도 있다. 어쩌면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 주변의 뻔한 이야기. 소설 작가가 쓸 만한 평범한 이야기. 그래서 슴슴한 평냉 같은 소설이지만 그 평범함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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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책 #독서
#bookstargram #bookreview #book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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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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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obeulhedeu

잠에서 깨어나면서 내가 제일 먼저 하는 동작은, 잠결에 일어서 있는 그의 페니스를 쥐고 마치 나뭇가지에라도 매달린 듯 그렇게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이걸 쥐고 있는 한 이 세상에서 방황할 일은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와서 이 문장을 곰곰 생각해보면, 이것 말고는, 이 남자의 페니스를 손으로 꼭 감싸쥐는 것 말고는 바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지금 그는 다른 여자의 침대에 있다. 아마 그녀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손을 뻗어서 그의 페니스를 쥘지도 모른다. 여러 달 동안 그 손이 눈앞에 아른거렸고, 그 손이 내 손인 것만 같았다.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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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첫 문단에 동공이 커지고서야 경주의 작은 도서관에서 이 책의 앞부분을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띠지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처음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까지 (누군가 한 명은 매해 받았을) 노벨문학상 수상작 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기간제 베프가 이 작가의 책을 권하여 이 작가의 책을 세 권이나 샀고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놈의 노벨문학상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한강 작가의 어둡고 우울한 전개도, 아니 에르노의 이 끈적하고 적나라한 (글자 그대로의) ‘집착’은 마치 처음 맛 본 홍어와 과메기같이 기분 나쁜 거부감이 든다. 다만 집착이라는 소재 하나로 장편 소설 전부를 다이내믹하게 이끌어 가 끝을 내버리는 확장성은 작가의 내공이 얼마나 깊은지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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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책 #독서
#bookstargram #bookreview #book

집착

아니 에르노 (지은이), 정혜용 (옮긴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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