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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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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지음
북스토리 펴냄

"여자랑 일하기 싫으면 스모협회나 가서 일자리를 알아보지 그래. 안 그러면 어디를 가나 여자들이 있을 테니까. 보호받아야 하는 가냘픈 여자애가 아니라 당당하게 자기 몫을 하는 여성들 말이야."

"나, 스물여덟 땐가 런던 지점에 2년 동안 파견 나가겠냐는 이야기가 있었던 거 생각 나?"
메구미가 빵을 뜯으며 불쑥 물었다.
"응. 기억하지."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 그때 갈걸 하고 말이야. 그때는 결혼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여서 2년씩이나 이곳을 떠나 있을 용기가 없어 포기한 거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스물여덟이면 아직도 한참 여유가 있을 때잖아. 그런데 그때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지...."
테이블에 팔꿈치를 올려놓고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눈길이었다.
"결국 자기 혼자서 나이에 얽매여 이미 늦었다는 둥,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둥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그게 제일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해."
"맞아. 나도 동감이야."
"지금은 '벌써 서른넷'이지만 5년이 지나면 '그때는 아직 서른넷이었지'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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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seomoon

유교 국가니 장유유서니 우습기 짝이 없는 허울이다. 수많은 가정이 돈으로 뭉쳤다가 돈으로 해체된다. 돈 앞에선 자식도 부모도 없다. 현장에서 이런 모습들을 자주 접하다 보니 돈을 쓸 때마다 나도 모르게 지폐와 카드를 가만히 쳐다보는 날이 많아졌다. 돈이 도대체 뭐기에.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아파트에서 명품을 쌓아놓은 채 사망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집 쓰레기통엔 만 원 이하의 지폐가 많았다. 천 원과 오천원은 돈도 아니라는 듯 마구잡이로 구겨 버린 모습과 만 원 한 장 없어 냉난방을 가동하지 못하고 끼니를 굶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우리 모두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결국 죽는다는 사실은 같다. 주거지에서 사망했기에 경찰관이 변사자로 처리한다는 죽음의 절차까지 동일하다. 그런데 삶의 모습은 왜 이렇게 다를까. 고개를 아무리 돌려봐도 답은 보이지 않는다.

구경꾼 무리에 있던 어느 할아버지는 노골적으로 휴대폰을 들이밀며 변사자의 사진을 수십 장 찍어댔다. 경찰관이 제지해도 외려 눈에 보이니까 찍었을 뿐이라고, 본인에겐 얼마든 사진 찍을 자유가 있는데 경찰관들이 무슨 이유로 자신의 자유를 꺾냐며 펄쩍 뛰었다. 분풀이를 하고 싶었는지 자신을 제지하던 경찰관의 얼굴까지 찍어대는 그의 모습이 참......어쩌다 저 지경으로 나이를 먹었는지 개탄스러웠다. 플래시가 터질수록 머리가 지끈거렸다.

있었던 존재들

원도 지음
세미콜론 펴냄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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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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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시간이 넘도록 나올까 말까를 망설이던 태아 시절의 나는 이미 알았을지 모른다. 지금 이 문을 열고 나와 봐야 그리 특별할 인생이 펼쳐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발버둥 쳐야 겨우 남들만큼 사는 게 최선이라는 것을. 사회의 기준을 겨우겨우 맞춰 가도 기쁨보단 슬픈 일이 많을 것을. 제 몫을 해낸다 해도 딱히 칭찬받을 수 없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쩌다 실수라도 하게 되면 인격적인 모욕까지 듣게 되며 영혼이 서서히 부서질 거란 것을. 알 수 없는 세항에 대한 분풀이로 목적 없는 소비를 이어가다 서른이 넘어 독립해야 할 때 원하는 가구 하나 살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란 것을.

눈물 대신 라면

원도 지음
빅피시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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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이 아니야. 나는 출동을 나가서 매일 사고 현장을 목격해. 부주의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도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일들도 많이 일어나. 자다가 말벌에 쏘여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처참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는 살아남고, 아무 잘못 없는 가족이 사망하는 부조리한 일들이 벌어져. 그런 현장을 수두룩하게 겪다 보면 세상에는 정말 신도 없고 인과응보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져.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무도 바라지 않는 일이었다는 걸, 뜻밖의 사고였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야."

급류

정대건 지음
민음사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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