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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지음
북스토리 펴냄

"여자랑 일하기 싫으면 스모협회나 가서 일자리를 알아보지 그래. 안 그러면 어디를 가나 여자들이 있을 테니까. 보호받아야 하는 가냘픈 여자애가 아니라 당당하게 자기 몫을 하는 여성들 말이야."

"나, 스물여덟 땐가 런던 지점에 2년 동안 파견 나가겠냐는 이야기가 있었던 거 생각 나?"
메구미가 빵을 뜯으며 불쑥 물었다.
"응. 기억하지."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 그때 갈걸 하고 말이야. 그때는 결혼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여서 2년씩이나 이곳을 떠나 있을 용기가 없어 포기한 거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스물여덟이면 아직도 한참 여유가 있을 때잖아. 그런데 그때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지...."
테이블에 팔꿈치를 올려놓고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눈길이었다.
"결국 자기 혼자서 나이에 얽매여 이미 늦었다는 둥,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둥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그게 제일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해."
"맞아. 나도 동감이야."
"지금은 '벌써 서른넷'이지만 5년이 지나면 '그때는 아직 서른넷이었지'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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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서문님의 너의 유토피아 게시물 이미지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래빗홀 펴냄

읽었어요
1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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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서문님의 지구에서 한아뿐 게시물 이미지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난다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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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문

@yiseomoon

"아, 나 이분이 하시던 빵집 아는데."
매지가 탄식했다.
"깜빠뉴가 맛있는 집이었어. 안에 마른 과일이 콕콕 들어 있는. 다른 직원 없이 혼자 하셔서 힘들 것 같긴 했지만...... 가게를 옮기거나 잠시 쉬려고 닫은 줄 알았어. 돌아가신 줄은 몰랐네."
"회사에 속해 있지 않았던 사람들도 죽는구나. 뭐가 그 사람들을 몰아붙인 거지?"
규진이 모니터를 보며 말했다.
"생계?"
매지가 약간 쏘아붙이듯이 대답했다.
"회사는 악독하지만, 어떨 때는 갑옷이기도 하잖아. 조직 밖의 사람들은 아무런 보호장비도 없이 혼자 세상이랑 싸운다고."
그건 아마 매지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었다. 매지는 공연을 하기 위해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입시무용학원에서 일해야 했다. 작업과 생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곁에서 보기에도 어려워 보였다. 한번은 발목을 다쳐서 강사 자리를 잃은 적도 있었는데, 후유증이 남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장기적인 문제가 되었더라면 큰일이었을 것이다.

"근데 이렇게까지 다 없앨 필요 있나? 혼자 살아도 필요한 물건이지 않아?"
지원이 물었다. 그 물음에 불안해진 네 사람이 동시에 이재를 쳐다보았다.
"사실은...... 내가 보여줄 게 있어."
이재는 친구들을 지하주차장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곤 아주 작은 캠핑 카라반 앞에 섰다. 카라반은 아직 차에 연결되어 있지는 않았다. 거짓말, 하고 아영이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말했다.
"이걸 끌고 어디로 가게?"
"일단 좀 다녀보게."
친구들은 드디어 이재가 이혼의 충격을 드러내는구나 생각했다.
"그냥, 결혼이 부동산으로 유지되는 거라 생각을 했어. 도무지 감당이 안되는 금액의 집을 사고, 같이 갚으면서 유지되었을 뿐인게 아닐까. 그래서 한동안 동산만 가지고 살아보고 싶어서."
성린이 가장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하지 않을까?"
경윤이 너무 염려를 담아 말하지 않으려 애쓰며 물었다.
"야, 여자는 어디서나 위험해. 어떻게 살아도 항상 위험해."
성린이 이재 대신 대답했다.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창비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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