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 고독한 용의자
2026.02.21~03.03
⏩️씁쓸한 반전
✅줄거리
홍콩의 낡은 아파트에서 한 중년 남성이 숯을 피우고 자살하는데, 그 방 안에 시체가 발견된다. 그런데 그 시체는 유리병 속에 여러 토막으로 나뉜 채 보존액에 담겨 있었는데 (심지어 머리만 2개가 발견되었다) 유력 용의자였던 그 방의 주인이자 자살의 대상인 셰바이천이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집 밖에 나간 적이 없는 은둔형 외톨이로 밝혀지며 수사가 답보에 빠진다. 그리고 형사들은 그의 절친이자 옆집에 살면서 ‘무명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명작가 칸즈위안을 의심하며 그를 조사한다. 그러나 조사를 하면 할수록 그가 굉장히 똑똑하다는 것과 그가 범인이 아닐 것이라는 사실에 도달하게 된다. 동시에 칸즈위안은 셰바이천의 외삼촌 셰자오후를 범인이라고 주장하는데, 경찰의 수사력이 이에 더해져 시신 중 한 구는 셰자오후의 양딸로 극심한 학대를 받아온 궈쯔닝으로 밝혀져 외삼촌을 체포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에 경찰은 사건의 진짜 전말을 알게 되는데, 토막난 시체는 궈쯔닝과 셰바이천으로 셰바이천은 뇌암이 발견되어 시한부 인생을 살다 죽게 되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말할 수 없었던 셰바이천은 친구 칸즈위안에서 자신을 토막내서 보관하며 자신이 은둔형 외톨이로 사는 척 해달라고 부탁했고, 궈쯔닝은 계부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것이었다. 그녀는 온라인으로 만나 깊은 관계로 발전한 더듬이에게 시체를 토막내달라는 유언을 한다. 여기서 더듬이는 진짜 은둔형 외톨이이자 칸즈위안의 어릴적 친구이자 이제까지 셰바이천인 척 하고 살았던 숯을 피워 자살한 사람이었다.
✅느낀점
잔인하고 기괴한 범죄현장과 울적한 학교폭력 현장, 렌털 애인이라는 서비스. 이런 것들 것 소설 전반의 분위기를 기괴하게 만들었다. 누가 진짜 범인일지, 칸즈위안이 사실 경찰을 속이려 작업을 거는 것이 아닐지 의심하면서 책을 보게 되었는데, 더듬이의 존재가 나타났을 때 안타깝고, 셰바이천의 존재가 뒤집어지며 반전을 주었다. 칸즈위안의 우정을 대단한 우정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 ‘어떻게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뭔가 죄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이 사회가 참 고독하고 씁쓸하고 살기 팍팍하다고 느껴지는 마무리였다.
*해사하다: 얼굴의 희고 곱다랗다 / 표정, 웃음소리 따위가 맑고 깨끗하다 / 옷차림, 자태 따위가 말끔하고 깨끗하다
*쇼트브레이크: 짧은 휴식, 휴가
*강골: 단단하고 굽히지 아니하는 기질 혹은 그런 기질을 가진 사람
*사환: (예전 회사나 금융권에서) 심부름이나 단순 업무를 맡는 직원 / 보통 벼슬살이를 의미
*뇌까리다: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마구 지껄이다
20년전인가 읽었던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민주주의가 훨씬 진보했음에도 아직까지 우리 시대에
엄석대와 그에 동조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저항하다가 순응하고 다시 분위기만 살피는 화자같은
지식인층도 결코 선한 사람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우화같은 소설이고 읽는 시대와 독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명작이다
<우리들>은 전체주의 디스토피아의 효시이고 참신한 SF이지만 동시에 이후의 너무 많은 명작들에게 영향을 줬고 그에 비해서는 비교적 덜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매력은 상징적인 요소가 강하고 이러한 상징들을 파헤치다 보면 생각해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이번 서평에서는 작품 속 상징들을 하나씩 따라가 보며 인간의 이성과 본능에 대해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인테그랄 호를 조선하는 공학자이자 주인공인 D-503이 I-330이라는 여성을 만나며 감정을 느끼고 그녀의 묘하게 반항적인 태도에 끌리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I-330이 이 시스템을 전복하기 위한 혁명 세력인 메피에 협력하며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그리고 결국 ‘은혜로운 분’이 사회에 퍼진 이러한 낌새를 눈치채고 상상력 제거 수술이라는 정책을 펼치며 D-503은 수술을 받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게 됩니다.
처음으로 살펴볼 것은 인물들의 이름입니다. (물론 엄밀히는 이름이라고 불러야 할지는 애매하지만 이름이라고 표현해보겠습니다.) 주인공인 D-503의 이름에서는 숫자에 집중해봐야 합니다. 이 소설은 제목에도 우리라는 복수에 들을 더할 정도로 가상 세상의 집단성과 전체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작가는 이런 소설 속의 세상, 이면적으로는 전체주의적인 소련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503이라는 숫자는 소수입니다. 여러 개수들의 수들의 곱으로 표현되는 수가 아닌 자기 자신과 1로만 나누어지는, 인문학적으로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수입니다. 주인공이 처음에는 전체주의적인 단일제국에 순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주인공 역시 인간이고 자기 자신의 개인성을 추구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는 이름입니다.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과 생존의 주체라고 생각했던 생물 개체 하나하나는 사실 이 진화의 사이클에서 주체가 아니고 진짜 주체는 유전자 그 자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들>에서는 이성이 극단으로 발전하니 오히려 유전자의 보존과 번식만을 위해 도구로써 개체가 사용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단일제국’ 식으로 표현해보자면 전체의 보존을 위해 개인이 사용되는 것이겠지요. 즉 저희는 이성이 인간만의 특징, 동물의 본능은 무지성이다라고 생각해왔지만 오히려 고도로 발달한 이성은 몇억년간 쌓여온 본능과 닮아 있었던 것입니다.
전문보기 : https://m.blog.naver.com/jellyfish_club/224203982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