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은 인류 문학사에서 디스토피아 장르의 효시로 꼽히는 걸작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모든 것이 수학적으로 계산되고 통제되는 ‘단일 제국’입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며, 유리로 된 투명한 주택에서 생활합니다. 모든 행동은 ‘시간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개인의 감정이나 사적인 욕망은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필요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
주인공 ‘D-503’은 단일 제국의 거대한 우주선 ‘인테그랄’을 설계하는 최고의 수학자이자 공학자입니다. 그는 자신의
<우리들>은 전체주의 디스토피아의 효시이고 참신한 SF이지만 동시에 이후의 너무 많은 명작들에게 영향을 줬고 그에 비해서는 비교적 덜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매력은 상징적인 요소가 강하고 이러한 상징들을 파헤치다 보면 생각해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이번 서평에서는 작품 속 상징들을 하나씩 따라가 보며 인간의 이성과 본능에 대해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인테그랄 호를 조선하는 공학자이자 주인공인 D-503이 I-330이라는 여성을 만나며 감정을 느끼고 그녀의 묘하게 반항적인 태도에 끌리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I-330이 이 시스템을 전복하기 위한 혁명 세력인 메피에 협력하며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그리고 결국 ‘은혜로운 분’이 사회에 퍼진 이러한 낌새를 눈치채고 상상력 제거 수술이라는 정책을 펼치며 D-503은 수술을 받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게 됩니다.
처음으로 살펴볼 것은 인물들의 이름입니다. (물론 엄밀히는 이름이라고 불러야 할지는 애매하지만 이름이라고 표현해보겠습니다.) 주인공인 D-503의 이름에서는 숫자에 집중해봐야 합니다. 이 소설은 제목에도 우리라는 복수에 들을 더할 정도로 가상 세상의 집단성과 전체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작가는 이런 소설 속의 세상, 이면적으로는 전체주의적인 소련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503이라는 숫자는 소수입니다. 여러 개수들의 수들의 곱으로 표현되는 수가 아닌 자기 자신과 1로만 나누어지는, 인문학적으로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수입니다. 주인공이 처음에는 전체주의적인 단일제국에 순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주인공 역시 인간이고 자기 자신의 개인성을 추구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는 이름입니다.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과 생존의 주체라고 생각했던 생물 개체 하나하나는 사실 이 진화의 사이클에서 주체가 아니고 진짜 주체는 유전자 그 자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들>에서는 이성이 극단으로 발전하니 오히려 유전자의 보존과 번식만을 위해 도구로써 개체가 사용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단일제국’ 식으로 표현해보자면 전체의 보존을 위해 개인이 사용되는 것이겠지요. 즉 저희는 이성이 인간만의 특징, 동물의 본능은 무지성이다라고 생각해왔지만 오히려 고도로 발달한 이성은 몇억년간 쌓여온 본능과 닮아 있었던 것입니다.
전문보기 : https://m.blog.naver.com/jellyfish_club/224203982098
디스토피아의 대표적인 소설. 소설인듯 현실인듯. 1920년대에 쓰여졌다고 믿기지 않을만큼 세련된 문장과 위트, 상상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강요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 술 취해 감정을 털어놓거나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죄악이며 술은 독약이다. 인간의 내부에 영혼이 깃드는 것을 중병으로 진단하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웃기고 어이없지만 소름끼치게 무서운 사회. 이 시대를 사는 우리도 의식없이, 자유없이, 비판없이 산다면 작가의 상상 속에 존재했던 디스토피아와 뭐가 다를까. 3대 디스토피아 소설 중 한권이라는 우리들을 마지막순서로 읽으며 느꼈던 세 권의 공통점은 깨어있지 않고 비판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디스토피아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개성과 인격의 말살과 자유의 상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를능가하는 디스토피아 소설을 만났다.
이 작품이 1920년에 쓴 거라니, 이 러시아인은 도대체 무얼 상상했던 걸까.
세계관은 단순하다. '나'보다 '우리들'이 우월하다고 믿는 세계, 절대자 '그', '은혜로운분'이 절대의 권력을 휘두르는 만장일치의 세계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깨며, 일하고, 산책한다.
여성과 남성의 성은 공유되며(다른 성의 존재 여부는 드러나지 않는다), 섹스는 일시적 유희에 그칠뿐 종족의 보존이나 사랑의 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
얼핏 들어도 <멋진 신세계>와 <1984>를 안다면 익숙하게 느끼리라.
1932년작 <멋진 신세계>, 1948년작 <1984>라는 걸 생각하면 1920년은 혁명적이다.
더욱 특이하게 느낀 건, 사랑으로 가득하다는 거다. 이곳저곳에서 사랑이 발견된다. 두려움과 함께.
얼마 간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봐야할 작품이다.
디스토피아 소설이 궁금한 사람, <멋진 신세계>, <1984>를 즐겨 읽은 이라면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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