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철학가들의 주장과 주요 논점들, 그리고 이를 둘러싼 실화와 가상의 에피소드들은 철학서를 뛰어넘어 독자들에게 풍성한 사유의 열매를 건네준다. 고개를 들어 함부로 봐서는 안 될 것 같은 철학가들의 고고함은 그들의 주장에서 빈틈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녹아내리는 건 덤.
● 이를 통해 마이클 샌델은 한쪽 면에 크게 치우치려 하는 독자들의 시소를 반대편에서 끊임없이 무게를 주어 균형을 맞추고 있다.다.
● 그리고 마지막 장에 책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정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간결하면서도 울림 있게 제시함으로써 뒷맛까지 깔끔했다.
● 책의 해제문에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에 대해 어떤 견해를 지녔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지만 1~9장까지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가 만든 사유와 토론장의 높은 완성도에 찬사를.
● 해제문과 마이클 샌델이 주장하는 “다양한 입장의 경청과 이해, 그에 기반한 판단.”은 책의 주요 소재인 “정의”에만 국한되지 않아야 할 것.
반복된 탄생과 멸종을 경험하며 현재에 이르른 우리가
또다시 대멸종을 앞두고 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다룬 책은 너무나 많고 많이 읽기도 했지만 이 책은 좀 색다르다.
멸종된 많은 생명들, 지구, 바다, 달이 화자가 되어
탄생과 멸종 등에 대해 얘기하고 심지어 교훈까지 주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누군가에게는 위기이고 누군가에게는 기회입니다. 뭐 현대인들이 그럴 아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들이 잘 버텨야 우리도 편히 오래 살텐데 걱정이네요. 요즘 하는 걸 보면 그다지 똑똑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p.175)
펠리스 카투스(집고양이)가 이런 따끔한 일침도 준다. 🤣
과연 인류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비관적이지만 아래의 글처럼
지구가 정말 우리를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서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게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저는 생명체의 역동적 드라마가 펼쳐지는 무대에 불과하니 저에 대해 걱정하지 마세요. 대신 여러분 자신을 걱정하십시오. 생존과 멸종을 결정하는 시소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은 제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입니다. 지혜가 여러분의 마지막 행동을 인도하고 여러분 앞에 놓인 길을 바꿀 힘을 선사하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인류여, 임이여, 부디 인류세의 강은 건너지 마소서! ’영원한 회복력이 있는 당신의 고향 지구 올림(p.116)
사회에서 흔히 배척되기 쉬운 유형인 두 인물, 상수와 경애의 이야기다.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 의지하는 두 마음이 애틋했다.
서로의 아픔마저 보듬고 포용했던 두 사람. 또 각자 삶의 주체가 되어 일인 분의 삶을 잘 살아가는 두 사람이 기특했다.
많은 방해가 있었지만, 결국 진정한 인생의 승자는 이들이 아닐까 싶다.
📖
P. 27
"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어.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P. 155
"그런데 저 그런 영화 싫은데요. 뭐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 갈려요. 그 단순한 생각이 퇴행이죠. 살면서 조금씩 안 부서지는 사람이 어딨어요? 아무 사건 없이 산뜻하게 쿨하게 살자 싶지만 안되잖아요. 망하는 줄 알면서 선택하고,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기꺼이 부서지고. 상대를 괴물로 만들고 죄를 뒤집어씌워봤자 뭐해요?"
P. 306
어디로 가든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사실은 중요했다. 아무리 바닥으로 내려가는 듯해도 최후의 낙하점은 있어야 했다.
은희경이라는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이 대략 2002년쯤...<새의 선물>을 읽고 그 당시 여성 작가들과는 다른 신선함과 유머러스함에 매료되어 픽중 한명인 작가였던 기억이 있다.
여자 기숙사의 다양한 인물상들에서 내가 있고 나의 주변 인물들이 있다. 20대초반, 40년이 흐른 시점을 오가며 풋풋함으로 가득한 시절을 지나 하향하는 인생, 인간에 대한 냉소적인듯 아닌듯한 서사가 벅차오르게 한다.
p264 그동안 자기 자리가 아닌곳에 가지 않고 모르는 것에 대해 말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오현수는 모르는 것이 거의 다라는 생각을 하나 더 보태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그것이 다른 조건을 가진 삶에 대한 존중의 한 방식이었다.
p279 긴 시간을 알고 지낸 사람들의 인생을 각기 포물선 그래프로 그려보면 뜻밖에도 서로가 맞닿는 경우가 적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치 시소게임 같다. 한 사람이 언덕마루에 서서 경치를 내려다볼때 다른 한 사람은 바닥에서 헛발질을 하고 있기도 하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