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 지압 신발을 신고 어슬렁 어슬렁 주방에서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신 뒤 식탁 테이블 끝에 쌓인 내가 펼친 책들 중 어떤 걸 읽을까 고민하다 펼친 오늘의 책은 필사책이다. <매일 아침 하루의 10분, 이 짧은 시간이 내 뇌에 미치는 영향은 미디어를 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라는 어딘가의 누군가가 홍보했던 루틴을 매일 따라하고 있다.
필사책은 어쩐지 알짜배기만 모아놓은 숏츠를 읽는 기분이다. 한 페이지의 짤막한 글귀를 따라쓰며 흥미를 느끼다가 책을 덮는 순간 혹은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잊어버린다. 그리고 전체 페이지를 다 따라쓰기 전까지는 이전의 페이지를 아마 훑어도 보지 않겠지🧐 그래도 오늘 읽은 부분은 정말 흥미로웠다. 다음에 기억이 난다면 책 사서 읽어봐야지!
읽어본 작품도 없는데 이 책을 냉큼 사게 된 이유는 제법 단순하다. 내가 사랑하는 박솔뫼 작가가 추천사를 쓰고 황예인 문학평론가가 해설을 썼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실물을 손에 쥐니 표지를 비롯한 책의 물성이 말도 못 하게 아름다웠다. 다시, 이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 담긴 여덟 편의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많이 울고 많이 웃을 수밖에 없었고, 내가 이 책을 언제까지 얼마나 좋아하게 될지 가늠할 수 없어 자꾸만 멈춰 섰다.
박솔뫼 작가가 추천사에 썼던 방식대로, 좋았던 부분을, 그러니까 "섬세하게 쌓아 온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못이 하나 빠지면서 혹은 물방울이 하나 떨어지면서 생기는 틈"을 써보려 한다. 여러분이 발견한 틈은 무엇인지 한데 모아놓고 밤새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에 설렌다.
"나는 언니 보러 여기에 오는 거"라고, "빵은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내'게 말하는 김지원(「유령의 마음으로」). "내일의 날씨를 알지 못했지만, 무슨 말이든 좋은 말"을 지선 씨에게 해주고 싶었던 '나'(「빛이 나지 않아요」). "이번에는 언니가 나무"냐고 묻는 '여자애'의 말에, "지압 슬리퍼를 신고 있"어서 그렇다고 답하는 '나'(「여름은 물빛처럼」). "말없이 계란찜을 떠먹다가" "수저로 박수"를 치는 '나'와 웃음이 터진 금옥(「낯선 밤에 우리는」). "형들 없는 사이에 두 번 더 시켜 먹었어요", 정우의 쿠폰에 찍힌 여덟 개의 도장(「집에 가서 자야지」). 식당에 놓인 박하사탕이 "식당 창업 멤버들"이라며 멋쩍게 웃는 감독(「동면하는 남자」). "사랑하는 일은 왜 이렇게 쉬울까, 왜 이렇게 어려울까" 생각하다 잠이 드는 밤(「알래스카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죽어서도 생각하는 일이 다 거기서 거기인가 봐" 생각하는 혼(「커튼콜, 연장전, 라스트 팡」).
그럼 너는 누구야? 내가 묻자, 그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나는 너야. (「유령의 마음으로」, 10쪽)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악마"도 아니고 "유령"도 아니고 "그냥 너"(11쪽)다. 그러니까 '나'다. 네가 말하는 너는 나고, 너도 나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진짜 '나'(a.k.a. 샤프)는 여덟 편의 소설을 지나며 나의 모습에서 너의 모습을 보고, 너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도 보았다. 그 순간 내 마음에서 발생한 어떠한 변화 혹은 작용을 포착하는 것이 앞으로 이 책과 살아갈 내게 부여된 과제다. 벌써 올해의 책이 생겼다.
(너무 좋았던 책의 감상을 쓰는 것은 정말이지 어렵다. 여러분도 꼭 읽어보세요,라고 마치게 될 때가 많은데,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니까. 이 책을 많은 사람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그렇게 원하게 되니까.)
*이 글은 #함께성장연구소 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길벗 출판사의 #1분만누르면통증이낫는기적의지압법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벤트 책을 보자마자 안마가 많이 필요한 엄마에게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들을 살펴보니 그림이 간단하게 그려져있고 혈자리가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또 어떻게 지압을 하면 되는지 자세하게 나와있다.
실제로 엄마에게 아직 한 적이 없고 나한테 직접해보니 효과가 컸다. 알고보니 나를 위한 책이었을 수도 있다. 뼈와 신체부위 또한 정확한 위치들을 알려줘서 바로 지압을 했더니 굳었던 몸이 괜찮아졌다.
단어들이 한자 용어로 적혀있어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럴때 어휘를 많이 아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게 해준다. 확실한 것은 부모님 안마해드릴때 바로 써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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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목욕탕에 참 자주 갔다. 지금은 언제 가봤나 싶을 정도지만 그땐 참 자주 갔다.
목욕을 하고 나오면 양볼이 빨갛게 뜨거워졌다. 옷을 꺼내 입고 머리까지 말리고 나면 엄마가 뭐 마실래? 하고 물었다. 그럼 나는 잠깐 고민하며 자판기 앞을 서성이다 "포카리!"하고 말했다. 사실 늘 포카리 스웨트를 마셨다. 그땐 그게 그렇게 시원했다.
아빠는 늘 일찍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엄마랑 나는 늘 늦게 나왔다. 여동생까지 셋일 땐 더 늦어졌다. 아빠는 뭘 하느라 늦는지 궁금해했고, 반대로 나는 빨리 나오는 아빠가 궁금했다. 나는 할 게 많았다. 일단 씻는다. 씻고 난 뒤엔 온도가 다양한 탕을 순회하며 손으로 온도를 체크한다. 그러다 살짝 들어가보기도 하고, 더우니까 찬물이 있는 곳에 갔다가 너무 차가워서 돌아오기도 하고, 내가 들어갈만한 곳을 찾는다. 마지막은 노천탕. 진짜 마지막은 흰 자갈이 깔린 지압길을 걷는 것! 진짜 진짜 마지막은 마무리 샤워. 아무튼 할 일이 무지 많다.
공감되는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내용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 다시 또 가게 된다면 그땐 뜨거운 탕에서도 버틸 수 있으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