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시간이 넘도록 나올까 말까를 망설이던 태아 시절의 나는 이미 알았을지 모른다. 지금 이 문을 열고 나와 봐야 그리 특별할 인생이 펼쳐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발버둥 쳐야 겨우 남들만큼 사는 게 최선이라는 것을. 사회의 기준을 겨우겨우 맞춰 가도 기쁨보단 슬픈 일이 많을 것을. 제 몫을 해낸다 해도 딱히 칭찬받을 수 없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쩌다 실수라도 하게 되면 인격적인 모욕까지 듣게 되며 영혼이 서서히 부서질 거란 것을. 알 수 없는 세항에 대한 분풀이로 목적 없는 소비를 이어가다 서른이 넘어 독립해야 할 때 원하는 가구 하나 살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란 것을.
📘25#40 키메라의 땅1
2025.12.02~12.03
⏩진짜 혼종 등장! 무려 세 종류🐬🦇🐜(두더지)
✅줄거리
과학자 알리스는 미래의 큰 위기를 대비해 지구에서 더 잘 생존할 수 있는 인류 2.0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생각은 인간과 동물을 결합하는 혼종에 도달한다. 당연히 많은 저항을 받았는데 오랜 친구였던 연구부 장관 벵자맹 웰스의 도움으로 우주정거장에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거기서 만난 시몽과 사랑을 하게 되고 함께 연구하며 뱃속에 진짜 생명과 돌고래, 박쥐, 두더지와의 혼종 태아 샘플을 만드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우주에서 지구에 세계 3차 대전 즉, 핵전쟁이 발발한 것을 보게 된다. 1년 여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은 지구에 착륙하고 깊은 지하에 있는 뉴 이비사에서 그들의 아이 오펠리를 낳고, 혼종 태아를 하나의 개체로 탄생시키는데 성공한다. 알리스는 어머니이자 교사가 되어 혼종들을 직접 교육한다. 20년간 뉴 이비사 생활을 이어가던 중 인간 집단과 혼종 집단의 갈등이 폭발하는 사건으로 시몽이 죽었고, 알리스와 오펠리, 혼종들은 지상으로 나오며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된다.
✅느낀점
"키메라"는 한 생물체 안에 유전형질이 다른 세포가 공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주로 인간과 동물이 합쳐진 것을 의미한다. 일단 말 그대로 너무 SF적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진 나로서는 이런 것을 읽어도 되나 침을 꼴깍 삼킬만큼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과학"을 어디까지 갖다붙일 수 있는 것인가ㅠㅠ 우리가 똑똑하고 잘났지만 신은 아니잖아! (그래도 일단 2편에서 어떻게 되는지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자.)
*합지증: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분리되지 않고 두 개 이상이 서로 붙어있는 기형.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의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에 존재하고 자라는 질환
*샤라드: 문자 수수께끼. 한 단어를 여러 음절로 나눠서 그걸 맞추는 놀이 / 이해하기 힘든 일(비유)
*에피쿠로스:
*큐폴라: 작은 건물의 돔과 같은 양식의 둥근 천장
1️⃣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 (배미주)
이상 기후와 전쟁으로 황폐해진 연해주.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이삭’은 엄마가 떠나버린 뒤 ‘도도 씨’의 도움으로 대형마트 ‘퀸즈패밀리’에 정착했다. 조금 느리고 남다른 이삭은 그를 기다려주는 도도 씨 옆에서 일상을 꾸려간다. 그러나 도도 씨가 교통사고를 당하며 그와 세상을 잇던 유일한 끈이 사라진다. 이삭은 과연 정착할 땅을 찾을 수 있을까? 분쟁 지역을 전전하던 이주 노동자이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고, 고용주에게는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으로, 고객들에게는 투명인간으로 취급받는 이삭.
2️⃣ 엄마의 마음 (정보라)
‘완’은 초경을 시작하자마자 나타난 친모로부터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저주’를 듣는다. 바로 첫딸이 딸을 낳지 않으면 어머니가 죽는다는 것. 친모는 완에게 어서 딸을 낳아 자신을 살리라고 당당히 요구하고 더구나 친모가 등장한 이후부터 완은 정체불명의 검은 형체와 비명소리를 보고 듣는다. 친모의 폭력적 요구 속에서 홀로 저주의 사슬을 끊으려 한다.
3️⃣ 행성의 한때 (길상효)
“종이 아니라 개체를 볼 것.” 사라진 연인의 마지막 메시지를 따라간 은서는 화성에서 그의 흔적을 발견한다. 해린이 사라진 후 자책과 분노와 원망을 거쳐 체념에 이른 은서, 해린은 어떤 비밀을 풀기 위해 그곳으로 갔을까?
4️⃣ 거짓말쟁이의 새벽 (구한나리)
‘원인 불명의 통증’을 겪는 지효를 주인공으로 쌍둥이 자매인 지인, 그리고 어머니인 은수와 이모 은조까지 두 세대에 걸친 자매 서사. 의학적으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통증으로 학교는 물론 주변에까지 ‘거짓말쟁이’로 불리는 지효는 언제나 무조건적으로 믿어주는 지인과 어머니마저 부담스러워한다. 어느 날 가족과 연을 끊고 미국으로 떠났던 이모 은조를 만나면서, 지효는 자신의 고통에 어떤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5️⃣ 오랜 일 (오정연)
연인인 ‘미지’가 귀갓길 여성 대상 폭력 사건의 희생자가 되자, 신문기자인 주인공 ‘영설’의 귓가에 ‘오랜 일’을 거래하자는 신비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여성 대상 범죄와 그 서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이 담긴 작품
다섯 작품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결국 같은 질문으로 모인다. 말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리는 고통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 책장을 덮고 남은 것은 절망이 아니라 다짐이었다. 누군가의 곁에 머물며,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태도 그것이 연대의 시작임을 배웠다.
제목 강낭콩
작가 채도운
출판사 삶의 직조
강낭콩과 삭물뿌리 두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강낭콩은 혼전임신을 하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로, 그녀는 본인이 강낭콩을 낳았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강낭콩으로 비유한 이유는 태아가 너무 작아서 16주 이상이 되지 않아 태아로 시신 처리를 못하고 의료 페기물로 처리가 되어 그런 것 같다.
원하여 가지게 된 아이가 아니었고 키울 자신이 있었던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직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아이의 입장이었지만, 의료 폐기물로 떠나 보낸 그 강낭콩은 분명 그녀의 아이였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사랑의 결실이었다.
낙태는 불법이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물어 물어 한다.
두번째 이야기는 식물뿌리이다.
지영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런 아버지를 7년 동안 보살폈다.
아버지 간호를 엄마와 교대로 하는 그녀는 정규직 전환 시험에 번번이 탈락했다.
그녀는 회사에서 폭탄이다. 정시에 출퇴근을 해야하고, 연차와 병가와 쓸 수 있는 모든 복리를 사용한다.
결국, 아빠 병실에서 엄마에게 아빠를 그만 포기하자고 말하려는데 엄마는 그녀의 입을 막는다.
그리고 그녀와 따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져, 연명치료거부서를 작성하자고 한다.
식물은 죽더라도, 뿌리를 스스로 뽑지 못한다. 심은 사람이 뽑아줘야한다. 의학적으로 죽음을 선고받은 식물인간도 본인의 의사를 표현할 방법이 없다.
선택은 가족들의 몫이다. 이미 식물인간으로 선고를 받아서 가망이 없다고 하나, 겉으로 보기에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는 가족의 끝을 결정하는 건 힘겨운 일이다.
강낭콩은 두 편의 단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불행을 벗 삼아 살아가자는 지영의 말이 좋았다.
불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기왕 오는 거 당당하게 맞서야겠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