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을 때, 답답할 때, 인생이 재미 없을 때,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힐링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분량보통인 책
장르한국에세이
출간일2020-09-25
페이지264쪽
10%13,000원
1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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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한국에세이
출간일2020-09-25
페이지264쪽
요약
독서 가이드
1. 이 책은 40대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에요.
2.심리에 관심이 많을 때 읽으면 도움이 돼요.
3.차 한 잔과 함께 한 호흡으로 즐기기 좋은 딱 알맞은 분량이에요.
작가
홍은전
(지은이)
상세 정보
홍은전이 노들야학을 그만두고 보낸 5년의 사적이고도 공적인 기록이다, 라고 아주 평범하게 요약할 수 있는 책이다. 어쩌면 노들야학의 20년을 기록한 책 <노란 들판의 꿈>에 이어 나온 그의 두 번째 책이자 첫 번째 칼럼집이라고도 쉽게 말할 수 있다.
도서 DB 제공: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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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그냥, 사람 내용 요약
그냥, 사람은 홍은전 작가가 2020년 봄날의책에서 출간한 에세이로, 노들장애인야학을 떠난 후 5년간의 인권기록활동가로서의 삶을 담은 산문집이다(ISBN: 9791186372791). 📖 저자는 13년간 노들야학에서 장애인들과 함께하며 쓴 첫 책 노란 들판의 꿈에 이어, 이 책에서 사회적 약자와 동물의 고통과 저항을 섬세하고 격렬하게 기록한다. 2016년 신동엽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이 작품은 한겨레 칼럼과 블로그 글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장애인 이동권 투쟁, 동물권 운동 등 한국 사
그냥, 사람
나는 이런 책이 좋다.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나를 더 좋은 방향으로,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책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책을 읽는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장애인 들의 저항, 그리고 세월호 후에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기록되어있다. 대충 알고 그들 편에 서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대강 아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걸 책을 통해 알았다. 타인의 불행이 나에게 전염될까 봐 소위 부정탄다는 듯이 멀리하는, 이런 한국 사회가 조금씩 변할 수 있을까. 나는 그 속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늘 동경해왔지만 내가 용기 있게, 과감하게 넘어가 보지 못한 세계 한가운데 서 있는 홍은 전이라는 사람이 존경스럽기도 궁금하기도 하다.
얼마 전 《나는 동물》 을 읽고 충격을 꽤나 받고 책의 장면들이 잊히지 않아서 같은 작가가 먼저 펴낸 책인 《그냥, 사람》을 읽었다.
2020년에 펴낸 책으로 2015~2019년 사이에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글들을 묶었다. 여전히 읽으면서 괴로웠다. 가슴이 아파서 읽다가 책을 여러 번 덮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현재까지 시간이 꽤 흘렀기 때문에 그 사이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가 폐지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해결된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그 중 '장애인시설폐쇄법' 등 일부가 《나는 동물》에 실렸다.
몇 달 전 신월여의지하도로를 운전하며 지나가면서 이 위는 사람들이 산책하기 좋은 기다란 공원이 생겨 살기 좋은 도시가 되어가는구나, 메인 도로들은 지하로 가고 지상은 보행자를 위한 공간이 되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지하도로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매연들은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이 책에 의하면 당시 양평동 주민들은 지하 매연을 내뿜는 굴뚝이 셋이나 동네에 생긴다는 소식에 줄기차게 반대했다. 현재 그 매연은 어디로 가고 있을지 궁금해져서 인터넷을 뒤져 보니 공기청정기와 같은 원리를 적용한 바이패스 방식을 도입해 해결되었다는 문서가 있다. 아마 싸우지 않았다면 지하 매연이 그대로 지상으로 뿜어져나왔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많은 시설들이 효율성을 이유로 돈이 적게 드는 방식으로 지어진다. 시설뿐이랴. 정책도 포함이다. 장애인 등급제는 장애인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출을 줄이고자 몸이 덜 불편한 장애인의 돌봄을 개인에게 미루기 위한 제도였다. 약자를 위한다는 기초생활보장법도 그랬다.
"기초생활보장법이 나의 작은 꿈을 다 빼앗아 갔습니다. 이 제도가 정말로 나 같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제도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 이미 목숨을 끊은 최옥란 여사의 유언에 가까운 말이었다. 그녀가 받았던 생계비는 고작 26만원. 소득이 33만원을 넘으면 수급이 박탈되었다고 한다.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납작 엎드리는 일뿐. 불타는 분노는 우리를 도우러 온 따뜻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의 몫이었다.(123쪽)
비장애인은 장애인이 꿈도 꾸지 못할 자유를 아무 노력 없이 누리면서도 일상의 작은 불편조차 장애인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그들을 격리하고 가두는 엄청난 권력을 행사한다. 인구의 10퍼센트가 장애인이지만 그들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비장애인들은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가해 사실을 인식조차 할 수 없다. (124쪽)
홍은전은 한 명의 연대자다. 야학에서 공부하고 사회에 제 숨 쉴 곳을 마련하려는 장애인들에게 곁을 내주며 활동했다. 처음은 그리 대단치 않았다. 2001년,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젊은 홍은전이 노들장애인야학의 문을 두드렸다. 스스로 장애인의 '장'자도 몰랐다고 적은 건 사실 그대로였던 듯 보인다. 장애인이 버스를 타지 못해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교사의 말에 "그럼... 지하철을 타면 되잖아요" 하고 답했다는 그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홍은전은 장애인 문제를 넘어 사회의 온갖 소외된 인권문제마다 얼굴을 비춘다. 작은 목소리들에 확성기를 대어주고 글로 정리해 읽기 쉽게 풀어낸다. 이 책에 담긴 사건만도 장애인 문제를 넘어 세월호 침몰참사와 제천 화재참사, 용산참사, 대추리 강제철거 사태 등 여럿이다. 직접 참여하지 않은 문제더라도 그들이 겪은 문제를 공부해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게 그의 일이다.
이 모든 사건 가운데 녹아 있는 자본의 비인간성과 인권말살, 국가책임 방기, 소수자 소외 등의 문제를 잡아채는 홍은전의 펜 끝이 날카롭다. 20년의 시간이 그를 투철한 활동가로 빚어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시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책이 적고 있는 수많은 사건에서 연대자들은 절망하고 좌절하며 낙오하기까지 한다. '집 없는 이들에게 주거비를 지원하는 데엔 고작 26억을 쓰면서 이들을 추방해 격리하는 수용시설에는 237억의 예산을 쓰는 이 현실'에서, 수급대상 장애인이 일을 하고 돈을 모으면 복지지원을 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에서, 자식이 성인이 되면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를 절반까지 줄여버리는 국가의 태도에서 활동가들은 절망한다.
그러나 그 모든 문제와 맞닥뜨려 패배하지 않고 살아남은 홍은전은 전보다 더 유능하고 매서워진 활동가가 되어 사람들의 손을 붙들어준다.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소외되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문제들로 이끌어간다.
그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었나. 사람들의 시선에 들어오지 않는 문제, 있는 줄도 모르고 불편해하지도 않았던 문제, 유서를 쓰고 살아갈 만큼 당사자들에겐 처절한 문제, 거부당하고 도처에서 엄마들의 무릎을 꿇리는 문제, 너무나 쉽게 추방되고 격리되는 문제, 개인이 결코 감당할 수 없는 문제, 점점 더 문제를 쥐고 질문하며 싸우는 이들이 사라져가는 문제들이다.
홍은전은 그 문제들을 겪어내며 순간순간 수많은 깨달음과 마주한다. '오랜 시간 절박한 이들과 함께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어디까지나 연대하는 사람이었을 뿐 당사자가 아니었다는 걸, 둘의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며 '손 벌리는 자의 마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손 잡아주는 자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시간이 부끄러워서 펑펑 울었다'는 글귀를 읽을 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독자가 얼마나 있을 것인가. 홍은전의 깨달음은 곧 독자의 반성으로 이어진다.
연대자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거리감을 인지하면서도 그 연대자로부터 희망을 구하는 홍은전의 모습은 그가 그레타 툰베리 같은 환경운동가를 묘사하는 것처럼 '위풍당당하다'.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공동정범>을 보며 희생자와 구속자 가운데 용산 재개발 지역 철거민이 아닌 연대자가 많았다는 사실을 보고 놀란 홍은전은 그로부터 또 다른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연대자들이 서로에게 던진 희망이 얼마나 컸던지 그들은 서로에게 신이 되어준 것 같았다고 적었다. 그리고 홍은전은 자기 몫의 싸움을 고민하기에 이른다.
홍은전은 그와 같은 연대자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아까웠는지,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몸을 사리며 적당히 비겁하게 내 곁에서 오래 살아주길 바란다'고 고백한다. 이 책을 읽은 모두가 홍은전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생각할 것이다. '되도록 몸을 사리며 적당히 비겁하게 오래 살아주길 바란다'고 말이다. 나 역시 그러했다.
한때는 사람이 식물 같다고 생각했다. 뿌려진 땅에서 적응하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식물 말이다.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사람은 식물이 아니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마음이 황폐화됐던 이십대 홍은전은 스스로 노들장애인야학의 문을 두드려 오늘의 그가 됐다. 제가 알지 못하는 세상을 향한 진출이며 도전이었다. 그로부터 보통의 사람들이 겪지 못하는 세상을 겪고 남에게도 제가 보는 세상을 보라며 위풍당당하게 외치고 있다.
그가 쓴 글 하나하나가 어찌나 버거웠는지 그가 승리라고 한 사건들조차 마음껏 즐기고 박수치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손을 들어주며 응원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나의 자리에서 나의 싸움을 고민하기로 결심한다. '싸우는 사람들이 사라졌다는 건 좋은 사회의 증거가 아니라 그 사회의 수명이 다했다는 징조'이므로.
사람은 매순간 꾸준히 성장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왈칵 하고 성장한다. 노들장애인야학의 문을 두드린 홍은전이 그랬듯, 이 책을 읽고 난 뒤 고민하는 내가 그렇듯, 앞으로 이 책을 집어들 많은 이들이 그렇듯. 그 모든 왈칵거림이 우리 사는 세상을 더 낫게 만들 것으로 믿는다.
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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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통이 사라지는 사회'를 꿈꾸지 않는다. 여기는 천국이 아니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예수나 전태일처럼 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들은 모두 일찍 죽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몸을 사리며 적당히 비겁하게 내 곁에서 오래 살아주길 바란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고통에 대해 얼마간의 책임이 있고 어떤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세상은 '싸우는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