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숲에서 동양을 만나다

김선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문학의 숲에서 동양을 만나다 (2010년 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저작지원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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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0.8.16

페이지

344쪽

상세 정보

2010년 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저작지원 당선작. 3천 년 전 서민들이 부르던 대중가요에서부터 명.청대의 위험한 이야기까지,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이들의 비장한 삶에서부터 속세를 떠나 자신만의 세상을 꿈꿨던 은자들의 이야기까지, 손꼽히는 동양신화 전문가이며 중국문학 연구가인 김선자는 중국 문학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이야기(작품)들을 역사를 배경으로 펼쳐 보인다.

공자, 사마천, 굴원, 이탁오…. '위대한', '최초의'이라는 사상사적, 문학사적 수식어를 걷어내고 그들을 만나면 그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시경>을 사서삼경의 하나가 아니라 옛사람들의 대중가요가 실린 노래모음집으로 읽으면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 저자는 후대 사람들의 여러 평가를 걷어내고 그들의 글에서 진짜 삶을 읽어내려고 했다.

사마천과 굴원에게는 소유보다는 기억을 소중하게 여기는 노마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 지식인의 수사 또는 외교의 수사로 쓰이던 <시경>에서는 사랑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전전반측하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만날 수가 있다. 양명좌파의 사상가라는 교과서적 지식을 털어버린다면, 76세의 나이에 감옥에서 면도칼로 목을 그어 자살한 이탁오의 고뇌를 만날 수 있다.

수많은 작가들이 가난과 고통을 무릅쓰고 만들어낸 이야기(작품)에는 '사람'이 있었다. 고전이라는 무게를 벗어던지고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볼 것을 저자는 제안한다. 그러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이며, 왜 우리는 살아야만 하는 것인지'를 치열하게 삶으로 증명했던 뜨거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동양적 영웅의 삶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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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온전히 책 한 권을 쓰고 나면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겐 언제나 그것이 글 쓰는 일의 가장 기적 같은 부분이었다." 
 
이 책을 쓴 작가의 글을 책을 다 읽고 나서 보게 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며 독자인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했거늘 
하물며, 작가는 더 그러했을 것이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이른 아침 식사라!
제목에서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어 더 이 소설에 끌렸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삶에서 그런 경험은 본인 내면의 깊숙한 곳에 하나 정도 가지고 있을 터..... 
 
결혼정보회사에서 기획한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책을 읽으면서 이 모임을 주체하는 하나의 미스터리를 상상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내가 왜 이 책에 매달려 바쁜 3일 간의 시간을 이 책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자조 섞인 나름의 변명을 가지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을 계속해서 상기하게 했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글 쓰는 작업 속에 본인의 영혼을 갈아 넣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특히나 그러한 작업을 통해 나온 작품들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안녕!"
생각해보니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이별할 때, 만났을 때 
 
이 책에서도 작가는 이 '안녕'이란 개념을 적재적소에 어울리게 사용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전자를 생각했고
책을 읽고 나서 나는 희망적인 후자를 내 마음에 안착했다. 
 
말로써 표현해서 본인의 감정을 사람들 속에 녹여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세상엔 더 많다. 
 
윤사강.....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에 참석한 맴버다.
부모의 이혼으로 가슴에 상처를 달고 살아가는 그의 사랑 또한 쉽지가 않다.
항공사 승무원에 부인이 있는 유부남 기장과 사랑에 빠졌고,
그가 이혼하려고 했을 때 이별을 선언했다. 
 
국어 교사였던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그에게 '이혼'이란 단어는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였고 그는 가슴 내면 본인의 감정을 희생 시켰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을 둔 지훈은 매번 자신의 환경으로부터 도망쳐 나오려 했지만
언제나 그의 형 곁을 맴돌고 있었다. 
 
고객 학보를 위해 엄청난 프로젝트를 진행한 미도 또한 이 조찬모임의 결과를 통해 한층 성장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63페이지
이별 후 사랑하는 사람이 매년 6월 3일 생일날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
책 선물은 본인의 탄생을 직접 동사무소에 신고했던
파리에 있는 아버지였다. 
 
옛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상자 안에 버리고 조찬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이 가져갔던 물건들은
새 주인의 것이 되었을까? 
 
윤사강이 버렸던 '슬픔이여 안녕' 책들은 이지훈이 가져갔다.
이지훈이 버렸던 오래된 카메라(로머)와 필름은 윤사강이 가져갔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도쿄에서 일본의 대지진이라는 천재지변 앞에서
도킹한다. 
 
결혼정보회사의 한 VIP 고객 현정의 과거 연인을 다시 만나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는 그곳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다. 
 
현정과 지훈은 재결합을 하지 못했지만
"고마워'라는 말로 이별할 수 있었다. 
 
슬픔이여 안녕의 '안녕'이 이별의 아픈 안녕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에 대한 희망적인 안녕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실연의 상처로 오랜 시간 불면증에 시달린 사람들에게 달콤한 잠을 선사했다.
나는 꽤 괜찮은 소설을 읽고 나면 나름대로 이 소설을 모티브로 한 영화의 장면들을 떠 올린다. 
 
이 책에는 윤사강의 직업을 배경으로 '공항'이라는 공간이 자주 등장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만드는
그곳에 가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게하는
그런 설레임!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과정에서 사강은 손 바닥의 생명선을 칼로 그었다.
그가 좋아했던 연인 정수의 손등에는 자신의 새끼 손가락 길이 만큼의 상처가 있었다. 
 
이야기의 조합은 어딘지 모를 운명이라는 암시를 가지게 하지만
그것 또한 모두의 마음 속에 있는 자신들의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엄마가 죽는 날에도 아버지는 본인의 직업인 택시 기사로 손님을 태우고 택시를 몰아야했던 미도의 삶은 또 어떠한가? 
 
성공하지 않으면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에겐 아무런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는 곳이 냉정한 세상이다.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름대로 상상한다.
그들은 그 모임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과거를 지우려 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오래 동안 외면해 오던 자신과의 화해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을 것이다.
삶은 성장의 연속이니깐..... 
 
글을 쓰면서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독자 또한 그러하다.
같이 웃고 같이 울면서 한 권의 책을 통해 사유의 숲을 지나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사강이 오랜 기간 가슴에 담았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감정이
화해로 이끌어지는 부분은 반전과 함께 뭉클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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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소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백영옥 지음
김영사 펴냄

읽었어요
27분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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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2010년 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저작지원 당선작. 3천 년 전 서민들이 부르던 대중가요에서부터 명.청대의 위험한 이야기까지,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이들의 비장한 삶에서부터 속세를 떠나 자신만의 세상을 꿈꿨던 은자들의 이야기까지, 손꼽히는 동양신화 전문가이며 중국문학 연구가인 김선자는 중국 문학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이야기(작품)들을 역사를 배경으로 펼쳐 보인다.

공자, 사마천, 굴원, 이탁오…. '위대한', '최초의'이라는 사상사적, 문학사적 수식어를 걷어내고 그들을 만나면 그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시경>을 사서삼경의 하나가 아니라 옛사람들의 대중가요가 실린 노래모음집으로 읽으면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 저자는 후대 사람들의 여러 평가를 걷어내고 그들의 글에서 진짜 삶을 읽어내려고 했다.

사마천과 굴원에게는 소유보다는 기억을 소중하게 여기는 노마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 지식인의 수사 또는 외교의 수사로 쓰이던 <시경>에서는 사랑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전전반측하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만날 수가 있다. 양명좌파의 사상가라는 교과서적 지식을 털어버린다면, 76세의 나이에 감옥에서 면도칼로 목을 그어 자살한 이탁오의 고뇌를 만날 수 있다.

수많은 작가들이 가난과 고통을 무릅쓰고 만들어낸 이야기(작품)에는 '사람'이 있었다. 고전이라는 무게를 벗어던지고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볼 것을 저자는 제안한다. 그러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이며, 왜 우리는 살아야만 하는 것인지'를 치열하게 삶으로 증명했던 뜨거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동양적 영웅의 삶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출판사 책 소개

우리를 만든 이야기들, 우리의 말과 생각을 만든 이야기들
중국의 문학 고전은 중국만의 것일까? 아니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넘어 서구인과 세계인의 공통된 문화적, 정신적 자산인 것처럼, 한자문명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동아시아 세계에서 중국의 고전은 중국을 넘어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적 유산이며 전통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동양의 라틴어인 한자가 우리 언어의 70퍼센트를 차지하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동양적 인간형과 수많은 이야기의 뿌리가 바로 중국문화 속에 가 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중국의 고전은 끊임없이 변주되고 재해석되면서 우리의 심성과 정신문화 속에서 되살아난다.

이 책은 손꼽히는 동양신화 전문가이며 중국문학 연구자인 김선자가 《시경》에서 《홍루몽》까지, 공자에서 이탁오까지 동양의 위대한 사상과 문학 속 옛이야기들을 탐사하며 오늘의 우리를 만든 원형을 탐사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양서이다.
2천 년 전에도 ‘이등병의 편지’가 있었고, 민초들은 현실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 전했으며, 목숨을 걸고 책을 쓰거나 이상향을 찾아 세상 바깥으로 떠났다. 역사를 배경으로,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을 중심으로 엮어내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동양 지식인의 전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사랑과 운명 앞에서 나약하지만 또한 꿋꿋이 삶을 이어왔던 민초들의 삶의 태도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의 숲을 가로지르며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여태껏 놓치고 살아왔던 우리들의 오래된 이야기, 동양의 영원한 교양을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의 특징

1. 3천 년의 기시감 _ 어디선가 들어본 듯 낯익은 이야기들
: 오래된 이야기의 숲에서 만난 오늘의 이야기들


“집 떠난 지 수십 년 세월이 흐른 후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가족이 모두 사라진 집에서 망연자실하게 서 있어야 하는 병사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의리의 협객들, 불사의 꿈을 꾸며 어마어마한 무덤을 만든 황제, 사랑의 이름으로 야반도주를 감행한 시인과 그의 연인, 은일을 꿈꾸며 대숲으로 모여들었지만 진정한 은일을 이루지 못했던 지식인들, 재주가 뛰어났으나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스러져가야 했던 봉건시대의 여성들……”
- <프롤로그> 중에서 (8쪽)

수천 년 전의 대중가요라고 할 수 있는 민초들의 노래를 살펴보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그때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집 떠나 전장으로 향하는 한나라 판 <이등병의 편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칼 들고 집을 나서는 가장의 비애가 담긴 <동문을 나서며>는 2천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프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다. 고달픈 삶을 버티게 해줬던 사랑 노래도 여전하다. 사랑의 맹세를 담은 <하늘이시여>라는 노래는 2천 년이 지난 오늘도 중국에서는 끊임없이 리메이크되고 있으며(1장 - 그때도 삶은 그러했다), 우리에게 가곡 <동심초>로 익숙한 노랫말은 사실은 당나라 여성 시인 설도의 <봄날의 기다림> 중 제3수를 시인 김억이 번역한 것이다(5장 - 문학살롱의 여주인들).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영웅군상들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그들의 비극적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동양적 페이소스의 원형을 읽는다.
뿐만 아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가장 현대적인 미디어들의 콘텐츠들조차 사실은 동양의 원형에서 가져온 것들이 많다. 지난해(2009년) 개봉된 영화 <호우시절>의 모티프는 두보의 시 <봄날 밤에 내리는 좋은 비>에서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며(8장 - 장안에 봄이 왔네),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은 북조의 악부민가 <목란>에서 나왔다는 사실(1장 - 그때도 삶은 그러했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요괴이야기가 실려 있는 《요재지이》는 <천녀유혼> 등 수많은 판타지 영화의 소재가 되어왔다(12장 - 불온한 이야기, 위험한 생각).
저자와 함께 문학의 숲을 산책하며 나무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천 년 세월 동안 우리가 들어오고 말해온 동양의 많은 이야기들의 원형이 그 숲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하는 듯, 우리의 상상력이 내달리는 바로 그 숲은 몇천 년간 켜켜이 쌓아온 선인들의 이야기들에 큰 빚을 지고 있다.


2. 고전의 무게에 눌려 있던 ‘사람’의 이야기가 되살아나다.

“문학사와 역사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화석화된 이름들을 ‘사람’으로 되살려내고 싶었다. -<중략>- 굴원이라는 시인을 ‘중국 최초의 시인’이라는 이름으로만 기억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고뇌를 밝히고 싶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7쪽)

공자, 사마천, 굴원, 이탁오……. ‘위대한’, ‘최초의’, ‘이단적’이라는 사상사적, 문학사적 수식어를 걷어내고 그들을 만나면 그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시경》을 사서삼경의 하나가 아니라 옛사람들의 대중가요가 실린 노래모음집으로 읽으면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
고전이라는, 사상가라는 무게를 떼고 옛 문학의 숲을 거닐어보자. 저자는 후대 사람들의 여러 평가를 걷어내고 그들의 글에서 진짜 삶을 읽어내려고 했다. 수많은 지식인들의 평가와 해석 속에는 고뇌하고 아파하고 욕망하는 ‘사람’이 없었고, 참된 마음을 헤아려주는 자도 없었다. 이름의 무게 때문에 놓치고 있었던 것은 그 글들과 이야기 속에 담긴 사람의 마음이다.
사마천과 굴원에게는 소유보다는 기억을 소중하게 여기는 노마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1장, 3장), 지식인의 수사 또는 외교의 수사로 쓰이던 《시경》에서는 사랑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전전반측하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만날 수가 있다(6장 - 노래의 힘). 양명좌파의 사상가라는 교과서적 지식을 털어버린다면, 자신의 책을 ‘불태워질 책’이라는 뜻의 《분서》라고 이름을 짓고, 76세의 나이에 감옥에서 면도칼로 목을 그어 자살한 이탁오의 고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12장 - 불온한 이야기, 위험한 생각).
수많은 작가들이 가난과 고통을 무릅쓰고 만들어낸 이야기(작품)에는 ‘사람’이 있었다. 고전이라는 무게를 벗어던지고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볼 것을 저자는 제안한다. 그러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이며, 왜 우리는 살아야만 하는 것인지’를 치열하게 삶으로 증명했던 뜨거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동양적 영웅의 삶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3. 역사와 문학의 완벽한 조우 - 교양의 보물 창고를 여는 새로운 방법

연구실에 갇힌 박제된 지식을 여러 독자와 함께 공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택한 방법은 역사를 배경으로 문학을 설명하는 것이다.
속세를 떠나 자연에 파묻히려고 했던 죽림칠현, 당대의 역사를 모른다면 그들은 ‘은일’만 꿈꿨던 현실회피형 지식인들의 모습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7장 - 그들이 속세를 떠나고 싶었던 이유). 실크로드를 따라 이방의 문물과 지식이 전해지던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백과 두보, 그리고 당나라의 숱한 이별시들이 어떻게 잉태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8장 - 장안에 봄이 왔네). 이탁오와 김성탄, 양명좌파들이 개인의 자유와 욕망에 긍정적 가치를 부여했던 그때, 우리가 중국 소설의 원형이라고 부르는 4대 기서(삼국지,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가 등장했다(12장 - 불온한 이야기, 위험한 생각)는 것 역시 역사적 필연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시대다. 이야기는 시공간의 장벽을 뛰어넘기도 하지만 특정한 시공간 안에서 잉태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역사를 배경으로, 그리고 사람을 중심으로 문학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중국문학에 대해 문외한인 독자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교과서 속에 박제된 고전이나 문학이 아닌,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선인들의 치열한 삶과 운명을 통해 작품들을 읽다 보면 그것들이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이유와 가치를 온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국과 동양의 역사와 문학, 인물들에 대한 수많은 상식과 교양은 저절로 따라오는 덤이다.
교과서 속에서 말라버린 이야기들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 여전히 우리를 둘러싸고 새롭게 탄생하는 동양적 컬처 코드의 원형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새로운 문화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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